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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칼럼] 좌식 생활로 인한 ‘엉덩이 기억상실증’ 막으려면

서 있는 시간이 하루 3시간 미만이면 가능성 … 걷기 계단오르기와 브릿지·런지·스쿼트도 도움

입력 2020-11-0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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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수원 윌스기념병원 척추센터 원장

뇌뿐만 아니라 사람 신체 부위도 기억상실증에 걸릴 수 있다. 헛웃음 나올 병명으로 ‘엉덩이 기억상실증’이란 게 있다. 물론 사회적 병명은 ‘의자병(sitting disease)’이다. 의학적으로 개념화되거나 진단되는 질병은 아니다.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이 다양한 질환을 일으키는 것을 의자병이라고 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오랜 좌식생활이 심혈관질환과 당뇨병, 비만 등 여러 질병을 유발한다며 이를 의자병으로 명명했다. 의자병으로 초래될 수 있는 질환으로는 대표적인 게 허리디스크(요추간판탈출증), 목디스크(경추간판탈출증), 거북목증후군, 손목터널증후군, 치질 등이 있다.

의자병은 하루 7~8시간 이상 장시간 앉아 생활하면서 발생하는 질환이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7월 15일 하루에 서 있는 시간이 3시간 이하면 의자병으로 정의하자고 약속했다. 해결책은 앉아 있는 시간을 줄여 운동에 나서고 그게 불가능하면 의자를 치우고 서서 일하는 것이다.

엉덩이 기억상실증은 오랜 시간 의자에 앉아있는 현대인들이 엉덩이 근육과 허벅지 뒷근육을 잘 사용하지 않아 힘이 약해지고 쇠퇴하는 증상을 말한다. ‘대둔근·햄스트링 조절장애’라고도 한다.

엉덩이 근육은 상체와 하체를 연결하는 중심축으로 골반과 허리를 동시에 잡아 척추를 바르게 세우는 역할을 한다. 걸을 때에도 사용되는 엉덩이 근육은 우리 신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엉덩이 근육은 다리를 뒤나 옆으로 들어올릴 때, 상체를 뒤로 젖힐 때 사용된다. 만약 엉덩이 근육이 퇴화한다면 다른 근육이 이 역할을 대신해야 하기 때문에 신체에 무리가 올 수밖에 없다.

엉덩이 근육이 퇴화된 사람은 다리를 들어올릴 때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만, 상체를 뒤로 젖힐 때는 척추기립근(허리 뒷근육)만 사용하게 된다. 그렇지만 햄스트링은 쉽게 뻣뻣해지고 정교한 움직임을 따라갈 수 없다. 때문에 햄스트링 근육이 발달되어 있어도 엉덩이 근육이 약하면 고관절이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나고 골반이 틀어지기 쉽다. 이런 자세는 허리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

자신이 엉덩이 기억상실증인지 알아보는 방법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육안으로 봤을 때 엉덩이가 지나치게 처져 있는지 확인한다. 또는 엎드린 상태에서 다리를 위로 들어 올린 채 엉덩이를 만져 봤을 때 딱딱하지 않다면 엉덩이 기억상실증일 확률이 높다.

예방을 위해서는 앉아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 좋다. 주로 앉아서 일을 해야 하는 직장인들은 한 시간에 한 번씩은 일어나 움직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허리를 곧게 편 상태에서 아랫배와 엉덩이에 힘을 준 상태로 걷거나 서 있기, 혹은 까치발 서기를 하는 게 도움이 된다.

평소 앉아 있는 시간이 길다면 푹신한 의자보다는 조금 딱딱한 의자를 선택해 엉덩이를 최대한 등받이 쪽으로 붙이고 허리는 등받이에서 떼고 곧게 세워 앉아야 한다.

또는 계단 오르기나 브릿지(바로 누운 상태로 무릎을 세우고 엉덩이를 들어올리는 동작), 런지(한 발을 내딛고 뒤꿈치에 체중이 실리도록 한 뒤 무릎을 굽히는 동작), 스쿼트(허벅지와 무릎이 수평이 될 때까지 앉았다가 서는 동작) 등의 하체운동으로 엉덩이 근육을 단련시킬 수 있다.

무릎관절이나 허리의 통증으로 이런 운동이 어렵다면 아쿠아로빅이나 물속 걷기 등 하중이 적은 운동을 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김준영 수원 윌스기념병원 척추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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