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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서울대 오세정 총장 "韓 인재강국 도약, 교육 개혁으로 시스템 바꿔야"

[브릿지 초대석] 지식기반사회 '4차 산업혁명' 고숙련 인재 수요 급증 예상
서울대 '학생 자율 교육' '융합주제강좌' 등 마련
한국 미래교육 변화 필요, 학생 창의력·사고력 교육-대학 특성화 등 필요

입력 2021-02-02 07:10 | 신문게재 2021-02-0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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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정총장[브릿지인터뷰]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대한민국의 교육은 미래인재를 키우고 있는가’를 주제로 강연한 뒤 브릿지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줄세우기 평가를 벗어나 대학들이 인재를 뽑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다양성과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이철준 기자)

 

초연결·초지능·초융합 등을 대표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는 인재 양성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교육의 역할이 중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면서 첨단 산업을 이끌 미래 교육의 방향은 기존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세정 서울대학교 총장은 “미래 사회를 이끌 인재는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비판적 사고와 융합적이며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인간개발연구원 제2032회 HDI포럼 경영자연구회에서 ‘대한민국의 교육은 미래 인재를 키우고 있는가’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오 총장은 “중·고등학교 교육에서 획일화된 줄 세우기식 평가보다는, 여러 잣대로 대학들이 인재를 뽑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다양성과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한국의 인재강국 도약을 위해서는 현재의 교육 시스템이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한 오 총장에게 미래 사회에 대한 전망과 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 방향에 대해 물었다.

 

 

-곧 닥쳐올 미래 사회의 모습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우리나라의 교육은 경제 성장에 있어 큰 역할을 했고 세계적으로 인정 받고 있다. 반면 ‘지금 교육은 미리 성장을 위해 얼마나 기여하고 있나’라는 부분에서 회의적으로 보는 시선도 나온다. 저출산으로 인구 감소를 걱정하고 있는데, 주요 원인 중 하나가 경쟁적 교육 제도라는 지적이 있다. 2016년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바둑대전이 있었다. 바둑은 경우의 수가 많아서 컴퓨터가 인간을 이기지 못할 것이라 봤다. 하지만 결과는 인공지능(AI)이 압도했다.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는 4차 산업혁명을 이야기했다. 1차 산업혁명은 수력 및 증기기관 등으로 산업화 시대를 열었다. 2차 산업혁명은 전기가 들어와서 생산 능력을 키웠다. 3차는 정보기술(IT)이 접목됐다. 4차는 AI, 빅데이터, 모바일, 클라우딩 등이 모여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기술 혁신의 변화가 있고, 지식은 과거 100년 동안 축적된 양이 하루 만에 발생할 정도로 많아졌다. 현재 세계 10대 기업은 20년 전과 비교해 당시 없었던 회사들이 등장했고, 당시 있었던 회사가 사라지기도 했다. 지식기반 사회인 4차 산업혁명은, 지식이 중요해지고 고숙련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다. 이에 앞으로는 ‘20대 80’이 아닌 ‘1대 99’의 사회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사회가 달라지면 일자리가 어떻게 될 것이냐는 전망에, 현재 직업의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일하는 시간이 줄겠지만, 직업의 종류가 줄어들 것이냐는 의문의 여지도 있다. 이 가운데 현재 초등학교 입학자의 65%는 지금 존재하지 않은 직종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교육 패러다임이 달라져야 한다. 다보스 포럼 창시자인 클라우스 슈밥은 ‘4차 산업혁명은 자본과 재능 있는 사람이 유리할 것이고, 중산층이 붕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세정총장[브릿지인터뷰]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HDI포럼 경영자연구회에서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대한민국의 교육은 미래인재를 키우고 있는가’를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기자)

 

-오 총장이 생각하는 미래 인재상은 무엇인가.

“미래 인재 핵심 역량(7C)으로 △비판적 사고와 문제 해결력 △창의성과 혁신 △협동·팀워크·리더십 △문화를 넘나드는 이해 △소통·정보·미디어 독해력 △컴퓨터·ICT 독해력 △진로 개발과 자립 등을 꼽을 수 있다. 지식기반 사회는 변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빠른 만큼, 새로운 지식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과 기초 소양이 필요하다. 과학을 이해해야 하며, 적극적으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과거 패턴으로 가는 게 아닌, 변화를 리드하는 적극성이 요구된다. 애플에서 사용한 기술은 기존에 모두 있었던 기술이었다. 사람의 필요성과 접목해 성공한 것이다. 과거 컴퓨터로 명령어를 입력했다면 지금은 손가락으로 찍는다. 이미 기술이 있었는데 휴대전화에 적용하지 못한 것이다. 기술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어떻게 융합하느냐가 성공한 것이다. 자기 분야만 아닌 다른 지식도 접하고, 인문사회 교양만이 아니라 예술적 감성을 길러야 한다. 애플의 성공 요인 중 폰트에 대한 의견도 나온다. 애플은 독특한 개념, 삼성은 성능이 좋다는 느낌이 있다. 엔지니어 등은 인문사회 감수성과 예술적 감성도 갖추어야 한다. 리더를 키우는 대학은 이러한 부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서울대는 어떤 교육 개혁을 추진하고 있나.

“지금 교육은 입시교육으로, 틀리지 않는 교육을 한다. 알려진 지식을, 정립하는 것으로 잘 소화하고 빨리하는 교육을 한다. 미래 사회는 생각을 해야 한다. 창의적 인재를 키우고 비판적 사고를 하고 소통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융합적 사고를 해도 혼자 할 수는 없다. 여러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서 일을 하면 소통 공감을 해야 한다. 예전에는 과학자가 혼자 실험을 했다면, 지금은 아니다. 노벨상을 수상한 논문을 보면 혼자 쓴 논문은 거의 없다. 아인슈타인은 혼자 논문을 썼지만, 현재 중요 논문은 저자가 10명이 넘기도 한다. 거대 과학은 100명 이상인 경우도 있다. 내가 좋다고 하는 게 아니라, 다른 이들을 설득해야 한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 필요하다. 서울대에서는 10여년 전부터 노력을 해왔고, 그중 하나가 ‘학생 자율교육’이다. 전공을 설계하는 것이다. 한 예로 예술경영이 있다. 미술관을 경영하고, 문화관을 경영하는 것은 예술과 경영을 알아야 한다. 학생이 예술대 전공과 경영대 전공을 합쳐 예술경영 전공을 하겠다고 하면 교수위원회에서 결정, 자기 전공으로 학위를 취득하게 되는 것이다. 강의에서 문제를 발굴하고 이것을 나중에 자기가 전공을 설계하는 등 생각할 기회를 마련해주고 있다. 융합주제강좌를 열면 인문, 사회, 과학 교수 등이 강의에 나선다. 그러나 분야별로 보는 관점이 다르다. 교수가 통합적으로 가르치는 것으로 학교가 융합적으로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기본 생각은 남이 만들어진 지식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들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것이다.”


오세정총장[브릿지인터뷰]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미래교육에 대한 방향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인터뷰는 마스크를 한 상태로 진행했고, 동의를 얻어 잠시 마스크를 벗은 상태로 사진촬영을 했다. (사진=이철준 기자)

-우리 대학의 위기와 극복 방안은.


“대학은 위기가 보이는데도 천천히 가고 있다. 빨리 가기 어려운 시스템이다. 국내에 안주하며 글로벌 경쟁에 밀리고 있다. 한국은 학령인구 감소 때문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1997년 미래학자인 피처 드러커는 30년 후에는 대학과 캠퍼스가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값싼 인터넷강의가 등장하고, 집에서 편하게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온라인 공개 강좌(MOOC)가 생겼고, 인터넷강의로 참여하는 미네르바스쿨이 등장했다. 지금 미국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등은 석사 학위 가운데 절반의 수업은 온라인강의를 인정해주고 있다. 대학의 진정한 가치는 배우는 것보다, 대학에서 만난 사람과 더 큰 관계가 있다. 특정 분야에 학생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는데, 남이 안 하는 특성화를 해야 한다. 남이 한 것을 똑같이 하면 어려울 것이다.”


-우리나라의 미래 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하나.

“과거 해외에서 보는 한국 교육은 칭찬 일색이었다. 1980년대 교육은 특성화, 전자공학 등이 있었고 사람의 미래 산업을 예측하면서 5~10년 전 제도를 만들어 인력을 키워 현재까지 왔다. 2000년대 들어선 외국에 의존하지 않고 대학이 톱클래스로 만들려는 노력을 했다. 국내 기업이 지금까지 성공한 이유는 외국에서 지식을 쌓은 박사가 첨단지식 동향을 알려줬기 때문이다. 기술을 전달해주면 이를 응용해서 만들 수 있었다. 과거 앞차의 후미등을 봤다면 이제는 전조등이 필요하다. ‘지식기반사회에 필요한 미래 인재를 키우는 일’을 교육의 최우선 목표로 삼아야 한다.

결국, 패러다임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대학에 변화를 줘서 창의적 생각을 평가하고 이를 기를 기회가 필요하다. 대학 역시 현재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우리나라 초·중등 교육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대학 입시다. 바람직한 대입전형제도를 고려할 때 교육목표, 실증적 자료에 근거한 과학적 논의, 현실적 가능성 등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입시 제도는 정권의 5년 임기를 뛰어넘는 7년 또는 9년 임기의 ‘미래한국교육위원회’에서 결정하고, 정치적 이유의 단기적 간섭을 제도적으로 차단할 필요가 있다. 대학은 각각의 건학 이념에 맞는 다양한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보장하고, 스펙보다 가능성 및 잠재력 위주로 학생 선발에 나서는 대학의 투명한 입시제도도 요구된다. 21세기 지식기반사회에 걸맞은 창의적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교육 시스템의 전면적 개혁과 정비와 더불어 AI를 이용한 온·오프라인 하이브리드 교육을 도입해야 한다. 대입은 단일 잣대로 획일적 평가가 아닌 다양한 부문의 수준별 평가 제도를 적용하고, 틀리지 않는 훈련보다는 학생 개성에 맞는 창의력·사고력을 길러주는 방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대학 교육도 지식주입식 교육이 아닌 개인의 창의성, 문제해결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 방법을 도입하고 글로벌 온라인 강의에 대비, 학생의 평생학습 능력을 제고한 다학제적 소양을 함양하는 방향이 필요하다.”

류용환 기자 fkxpfm@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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