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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평생 안전한 전자 눈, '개안의 기적' 눈앞에

[스타트업] 시각장애인용 '전자 눈' 개발, 김정석 셀리코 대표 “시각장애인의 삶, '전자 눈'으로 바꾸겠다”
시각장애인 위한 전자눈 개발…“이익보다 이로움 주는 회사 만들 것”

입력 2021-04-14 07:00 | 신문게재 2021-04-14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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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석 셀리코 대표는 장애인들이 겪는 사회적 불평등과 삶의 비대칭을 공학과 의학 기술로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자눈을 개발 중이다. (사진제공=셀리코)

 

“성경의 한 부분에 예수가 시각 장애인의 눈을 뜨게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어렸을 땐 그저 ‘기적’으로만 생각하던 부분이죠. 하지만 미국에서 공부하던 중 세계 최초로 전자 눈을 상용화한 ‘세컨드사이트(Second Sight)’와 공동 과제를 진행하면서 인간이 가진 기술로 이를 실현할 수 있다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김정석 셀리코 대표가 ‘시각 장애인용 전자 눈’ 개발에 뛰어든 계기는 다름 아닌 ‘성경’이었다. 성경에서나 가능한 기적을 현실에서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그를 전자 눈 개발로 이끈 것이다.

2017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이오·의료기술 개발 사업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국내 연구를 시작한 김 대표는 전자 눈 상용화를 위해 2019년 11월 가천대학교 의용생체공학과 실험실에서 셀리코를 창업했다. 현재 안구 이식형 장치 개발과 지식재산권 확보에 주력하고 있으며, 오는 2023년 하반기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자 눈을 상용화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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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리코가 개발 중인 전자눈은 손상된 시세포를 대신해 생체전기 신호를 생성해주는 장치다. (사진제공=셀리코)

 

◇전자 눈, 손상된 시세포 대신해 생체전기 신호 생성



셀리코가 개발하고 있는 전자 눈은 손상된 시세포를 대신해 생체전기 신호를 생성해주는 장치다. 쉽게 말해 스마트폰 카메라에 사용되는 이미지 센서 칩에 생체전기 신호를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기능을 추가한 ‘개량된 이미지 센서 칩’이라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이미지 센서 칩을 손상된 시세포 층에 삽입하면 이미지 센서가 망막의 시세포 역할을 대신한다. 생체전기 신호를 만들고, 이를 뇌로 보내주는 역할까지 해 시각 장애인이 앞을 볼 수 있게 한다.

김 대표는 “우리가 보는 모든 사물은 안구 내 망막이라는 곳에 상이 맺히게 된다. 망막의 시세포는 들어온 빛을 감지하고 이에 해당하는 생체전기 신호를 만들어 대뇌 후두엽에 전달해 우리가 보게 되는 것”이라며 “하지만 망막색소변성증 혹은 황반변성증 같은 망막질환에 걸리게 되면 빛을 감지하는 시세포가 파괴되어 더 이상 생체전기 신호를 생성하지 못하게 되고 대뇌 후두엽에 시각정보를 전달하지 못해 시력을 상실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망막질환으로 시력을 상실한 환자는 국내에만 약 8만명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환자 수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김 대표에 따르면, 국내에서 망막질환으로 인해 시력을 잃는 환자는 연간 1200명에 달한다.

전자 눈이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 경우, 국내 초기 시장 규모는 약 4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전 세계 전자 눈 시장 규모는 약 2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셀리코는 현재 256픽셀의 시세포 대체용 이미지 센서 칩 제작 기술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256픽셀의 경우 시력을 0.02까지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378픽셀의 프랑스와 676픽셀의 이스라엘 제품과 비교할 때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셀리코는 앞으로 2년간 이미지 센서칩의 해상도를 2000픽셀까지 높일 계획이다.

자체 개발 중인 증강현실 글래스와 연동해 환자 맞춤형 영상 이미지 처리 기능도 추가할 예정이다. 이 경우 최대 예상 회복 시력이 0.2까지 향상될 것으로 김 대표는 기대하고 있다.

김 대표는 “안구에 삽입하는 제품인 만큼, 무엇보다 생체 안정성에 중점을 두고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현재 생체 적합 물질로 전자 눈 장치를 제작하는 공정 기술을 확보한 상황이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2023년 상반기 임상시험을 거쳐 하반기에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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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리코 김정석 대표. (사진제공=셀리코)

 

◇목표는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전자 눈 개발”

셀리코는 현재 전자 눈 외에도 전자 약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전자 약이란 손상된 신경에 전기자극을 가해 기능 회복에 도움을 주는 장치를 의미한다. 전자 눈도 결국 전자 약의 한 종류다.

김 대표는 “전자 눈 장치는 신경 자극 칩, 무선전력 송수신 기술과 서브 마이크론 반도체 공정 기술로 이뤄진 시스템”이라며 “이를 활용해 다른 이식형 의료기기인 미주신경 자극기, 인공와우, 이식형 제세동기, 페이스 메이커와 같은 다양한 제품군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는 이식형 의료기기는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향후 국산화를 통해 가격을 낮춰 환자들에게 부담을 덜며 외화 유출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자 눈 개발의 가장 어려운 점으로 생체 안전성 확보를 꼽았다. 사람들마다 이식 장치에 반응하는 역치 값이 다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안구에 이식되어 장시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는 전자 눈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국내에 개발 경험을 가진 인프라가 없다 보니 자체적으로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많은 실패가 결국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지만, 작은 초기 스타트업에서 개발 비용에 대한 부담을 무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털어놨다.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셀리코를 ‘이익보다는 이로움을 주는 회사’로 만드는 것이다. 셀리코를 설립하며 장애인들이 겪는 사회적 불평등과 삶의 비대칭을 공학과 의학 기술로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만큼, 앞으로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자 눈 개발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은 이익 내기 힘들다는 편견 때문에 초기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사회적 이슈 해결에 관심을 가진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원으로 전자 눈 개발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면서 “정부가 소셜 벤처에 대한 투자 및 기술적인 지원을 확대해준다면 전자 눈의 국내 상용화를 앞당겨 시각 장애인들이 겪는 사회적 불평등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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