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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강렬한 마지막 4분, 삶을 향한 몸부림…뮤지컬 ‘포미니츠’

입력 2021-04-16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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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진_출연진 단체사진
뮤지컬 ‘포미니츠’ 창작진과 출연진(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

 

“이 작품은 요즘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흔히 접할 수 없는 인물들의 감정들이 있어요. 관객들이 그 인물들 통해 위로받는 극이 되기를, 끝나고 여운들을 가슴에 담아가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뮤지컬 ‘포미니츠’(5월 23일까지 국립정동극장)에 대해 양준모 예술감독은 이렇게 소개했다. 뮤지컬 ‘포미니츠’는 2006년 선보인 크리스 크라우스 감독의 동명 영화를 무대화한 작품이다. 루카우 교도소의 여성 재소자들에게 60년 동안 피아노를 가르쳐온 트라우드 크뤼거(김선경·김선영, 이하 가나다 순)와 살인죄로 복역 중인 천재 피아니스트 제니 폰뢰벤(김수하·김환희)의 이야기다.  

 

양준모 예술감독
뮤지컬 ‘포미니츠’ 양준모 예술감독(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
타인과의 감정적 교류를 차단하며 높은 벽을 쌓아 올린 크뤼거와 난폭해질 대로 난폭해진 제니, 전혀 다른 듯 보이는 두 사람에게는 지켜야할 것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이 교집합으로 자리 잡고 있다.

“독일에서는 히트했지만 한국에서는 예술영화로 분류돼 있어 정보가 별로 없어 저작권을 찾는 작업부터 쉽지 않았다”고 토로한 양준모는 13일 국립정동극장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사실 제가 가장 감명받는 부분은 인물이 가진 스토리, 실화였다” 털어놓았다.



“마지막 4분이 강렬했어요. 마지막 피아노 연주는 영화에서도 혼자 연주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어요. 작업된 음악이었죠. 이게 무대에서 실현 가능할지 물음표였는데 음악팀과 배우들이 잘해주셔서 완성된 것 같아요.”

양준모의 전언처럼 마지막 4분의 피아노 연주는 뮤지컬 ‘포미니츠’의 백미이기도 하다. 배우들의 퍼포먼스와 연기, 또 하나의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스타인웨이 피아노와 피아니스트(오은철·조재철)가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극적인 장면이다.

이 장면에 대해 양준모는 “이렇게 연주하는 게 아예 없진 않다. 현대음악에서만 볼 수 있는 연주방식”이라며 “(현대음악 연주는) 어쩌다 한번이지만 저희는 일주일에 8, 9번을 스타인웨이 피아노로 연주해야 해서 부서지지 않게 관리를 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대세트에 맞게 피아노 상판을 따로 제작해 부서질 염려는 없지만 제니들도, 피아니스트도 신경 써서 연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대화 작업을 하면서 최대한 인물들의 감정을 노래로 표현하려고 했어요. 그 노래가 드라마를 침범하지도, 그렇다고 벗어나지도 않게 신경을 썼죠. 뮈체(윤현욱·정상윤)는 영화 중 두 인물을 한명으로 압축하기도 했어요.

양준모 예술감독의 말에 맹성연 작곡가는 “영화에서도 음악이 중요한 소재였고 마지막에 실제로 쓰이기도 했다”며 “작곡가로서 저의 색과 다양한 클래식, 영화 음악 등을 아우르는 게 어려웠다. 음악 때문에 드라마가 오해되지 않도록 신경 썼다”고 말을 보탰다.


◇깊고 진한 에스프레소 같은, 사람이야기

FOUR MINUTES 크뤼거_김선경 제니_김환희 (2)
뮤지컬 ‘포미니츠’ 제니 역의 김환희(왼쪽)와 크뤼거 김선경(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

 

“드라마를 할 때도, 영화 ‘써니’ 때도 한번 나오더라도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제 삶도 그랬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더불어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고 ‘그래도 살 만하다’ 얘기하고 싶었죠. 그런 저에겐 큰 희망을 주고 깊고 진한 에스프레소 같은 작품이죠.”

크뤼거 역의 김선경은 ‘포미니츠’를 “쓰지만 보약 같은 작품”이라 표현하며 “2년 만에 무대에 서서 후배들에게 많이 배우고 있고 앞으로도 배울 게 많다. 많은 분들이 이 작품을 통해 기쁨과 희망을 나누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크뤼거를 연기하는 김선영은 “내가 무엇을 할까가 명확히 보일 때 작품을 선택하는데 ‘포미니츠’가 그랬다”고 털어놓았다. 

 

FOUR MINUTES 제니_김수하(2)
뮤지컬 ‘포미니츠’ 제니 역의 김수하(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

 

“피아노가 주인공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지만 사람 이야기를 깊게 품고 있는 작품이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배우 하나, 스태프 하나가 사랑스럽고 예쁜 작품이죠.”

제니 역의 김수하는 “다른 천재도 아니고 하필 못하고 자신 없는 피아노 천재인 친구를 만나서 몇 개월 전부터 레슨을 받고 혼자 연습도 해보며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보냈다”며 “불가능은 없다는 게 뼈저리게 느껴진다. 제가 피아노를 치고 있다는 걸 믿을 수가 없다”고 털어놓았다.

김환희는 ‘포미니츠’에 대해 “저에게는 도전이었다. 피아노가 그랬고 캐릭터 성격에 있어서 표현해야하는 것들이 저한테는 너무 어려웠다”며 “배우들, 스태프들이 기다려주셨고 이끌어내주셔서 지금 이 시간에 존재할 수 있었던 거 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야 할 희망!

김선영_김환희_김수하_김선경_제니와 크뤼거
뮤지컬 ‘포미니츠’ 크뤼거 역의 김선영(왼쪽부터), 제니 김환희·김수하, 크뤼거 김선경(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

 

“공연하면서 계속 와닿는 부분은 ‘그럼에도 살아야하는 이유’예요. 계속 생각하면서 제니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제니 역의 김환희는 극 중 대사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 “상처로 스스로 세상과 단절한 제니가 크뤼거 선생님을 만나면서 그 사람 말 한 마디, 눈빛과 행동들로 바뀌어 간다”며 “그 사람 한명으로 인해 제니가 바뀌는 모습에서 ‘그럼에도 살아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어야 했던, 20년 간 부은 적금을 털어 교도소에 스타인웨이 피아노를 기부했지만 재능은 없는 교도소 간수 뮈체 역의 정상윤은 “그럼에도 살아가는” 이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많이 부족하지만 재능 없는 사람들도 살아야 하는 이유는 있어요. 뮈체처럼 적금을 붓고 계시는 모든 평범한 분들을 늘 응원하고 싶어요.” 

 

FOUR MINUTES 크뤼거_김선영
뮤지컬 ‘포미니츠’ 크뤼거 역의 김선영(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

 

정상윤의 말에 또 다른 뮈체 윤현욱도 “이하동문”이라며 “저희 작품은 많은 감정들을 전면에 내비치고 있다. 그 감정들은 불행, 절망, 힘듦, 역경이지만 사실 얘기하고자 하는 건 결국 희망”이라고 말을 보탰다.

“크뤼거 넘버의 가사처럼 버려진 땅에도 태양은 다시 떠올라요. 보기에 힘들 순 있지만 작은 빛을 쫓아가는 저희 모습을 응원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김선영은 “크뤼거는 제니를 통해 자기 안의 과거를 회상하면서 책임감을 갖기 시작하는 것 같다”며 “어쩌면 제니가 60년 후 더 괴물이 돼 있을 수도 있겠다는 걱정과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FOUR MINUTES 크뤼거_김선경 제니_김환희
뮤지컬 ‘포미니츠’ 제니 역의 김환희(왼쪽)와 크뤼거 김선경(사진제공=국립정동극장)

 

“스스로가 그렇지 못한 크뤼거이기 때문에 얘기해줄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어요. 제니의 재능 뿐 아니라 그 마음 안에 있는 반짝거림을 꺼내서 보여주고 싶고 세상도 나와서 살 만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김선경은 “난 크리거가 좋다”며 “저 역시 젊어서 크뤼거 같은 선생님을 만났다면 지금보다 더 나은 모습일 것”이라고 말했다.

“크뤼거를 보면서 재능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잘하는 하나, 그걸 재능으로 생각하면 살아가는 이유가 되는 것 같아요. 그로 인해 분명 길이 보이고 선물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해요. 이 공연을 보신 분들이 살아야 할 이유는 너무 거창하고 큰 게 아니라 내 앞에, 내 안에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걸 아실 때까지 저는 그런 사명감을 가지고 할머니로 무대에 서겠습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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