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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미리보는 2021 아카데미…아빠('더 파더')와 '미나리' 먹고 '노매드랜드'로!

[이희승 기자의 수확행] 윤여정 한국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 수상 확실시
안소니 홉킨스 '최고령 주연상' 후보
클로이 자오 감독에게 돌아갈 트로피는?

입력 2021-04-20 18:30 | 신문게재 2021-04-2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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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ES-US-CHINA-ENTERTAINMENT-FILM-OSCARS <YONHAP NO-2168> (AFP)
대형 아카데미 트로피로 장식한 지난해 영화제 현장.올해는 2000년대 들어 처음으로 2월이 아닌 4월에 열리며 팬더믹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연합)

 

‘D-5’

백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미국 아카데미가 이토록 기다려질 줄이야. 솔직히 그간 국내 극장가의 ‘아카데미 특수’에 한국 영화란 전무했다. 유난히 영화를 사랑하는 한국인들은 ‘아카데미 수상작’이란 광고 카피에 기꺼이 지갑을 열었지만 그 안에 한국영화는 없었다. 2년 전 칸 국제영화제를 시작으로 지난해 4관왕을 거머쥔 ‘기생충’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이제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기생충’처럼 한국 자본으로 완성되고 제작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오스카 레이스에 들인 천문학적인 금액은 아니더라도 한국계 이민자인 감독과 배우 그리고 한국 배우들이 출연한 ‘미나리’에 마음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다. 게다가 올해는 유난히 아시아 영화와 여성 영화인들의 약진이 돋보인다. 어쩌면 이마저도 보수적인 백인들이 계산한 ‘변화의 시늉’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기꺼이 이 파도를 즐겨 보는건 어떨까. 


◇아직도 아카데미와 오스카가 헷갈리는 당신

아카데미
시상하러 나오는 배우들의 면면도 아카데미를 보는 또다른 재미다.올해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이 참여한다.(연합)

 

올해 오스카 시상식은 미국 동부 시각으로 4월 25일 저녁 8시에 개최된다. ‘미국의 봄은 영화잔치와 함께 온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상징적인 시상식,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cademy of Motion Picture Arts and Sciences)가 선정하는 이 상은 아카데미상(賞)’이라 부른다. 재미나게도 트로피는 ‘오스카상(像)’이다.

아카데미 트로피가 오스카(Oscar)라는 별명을 얻은 데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두 차례나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여배우 베티 데이비스가 트로피를 뒤에서 보았을 때 첫 남편 해먼 오스카 넬슨과 꼭 닮아서 붙였다는 설은 모두가 한번쯤 들었던 이야기다.

또 하나는 마거릿 헤릭 감독이 트로피를 보고 “우리 오스카 아저씨를 닮았네요”라고 말한 것을 한 신문기자가 듣고 다음날 칼럼에서 아카데미상의 이름을 오스카라고 부른다고 썼다는 설이다. 60년 전부터 퍼지기 시작해 현재에 이르고 있지만 아무도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다들 ‘아카데미=오스카’라는 공식을 수긍하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는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으로 지각 행사를 연다. 작년에는 2월 9일 그리고 2019년에는 2월 24일에 열린 데 비하면 많이 늦었다. 하지만 제1회 시상식은 1929년 5월 16일에 있었고 무슨 까닭인지 11월에 열린 3~5회를 빼면 3월에 37회로 가장 많이 열렸고 4월에 24회, 2월에 18회가 열렸다.


◇바뀐 규정에 ‘웃는’ 넷플릭스

넷플릭스
자체 제작 콘텐츠를 늘리는 방식으로 유료 회원 서비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나선 OTT공룡 넷플릭스가 아카데미 훈풍을 제대로 맞았다.(사진제공=넷플릭스)

 

아카데미는 그동안 영화시장에서 온라인 플랫폼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7일간 극장 상영을 해야 한다’는 아카데미상 출품 자격 조건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데이비드 루빈 아카데미 회장은 지난해 공식 성명을 통해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보다 영화의 마법을 경험할 수 있는 더 나은 방법은 없다고 확고히 믿는다”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규칙에 일시적인 예외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넷플릭스 출품작 중 16편이 35개 후보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역대 아카데미에서 달성한 최다 노미네이트 기록이다. 남다른 연출력을 지닌 감독과 스타 배우들이 대거 포진한 점도 넷플릭스의 비상에 한몫 했다.

 

데이빗 핀처 감독의 ‘맹크’가 이번 아카데미상 10개 부문 후보에 올라 최다 후보작의 명예를 얻었으며 론 하워드 감독의 ‘힐빌리의 노래’는 여우조연상(글렌 클로즈)를 비롯해 2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다. 

 

‘트라이얼 오브 더 시카고7’이 작품상과 남우조연상(샤챠 배런 코헨)을 비롯해 6개 부문에,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는 남녀주연상을 비롯해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톰 행크스 주연의 ‘뉴스 오브 더 월드’도 4개 부문의 후보를 냈으며 ‘Da 5 블러드’ ‘그녀의 조각들’ ‘화이트 타이거’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파이어 사가 스토리’ ‘자기 앞의 생’ ‘미드나이트 스카이’도 각각 한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다. 

 

 

◇2021 아카데미 후보작에서 수상작 될 영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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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노매드랜드’가 지닌 비움의 미학을 그대로 담은 포스터.(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NOMADLAND
현장에서 실제 노매드 라이프를 살아가는 일반인들과 어울려 지냈던 프랜시스 맥도먼드(좌)와 클로이 자오(우)감독.(사진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더 파더’와 ‘노매드랜드’. 단언컨대 이 두편이다. 특히 지난 15일 국내 개봉한 ‘노매드랜드’는 작품상과 감독상 중 하나는 분명 탈 것이라는데 유명한 ‘타짜’의 대사 “내 오른손을 건다”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운이 좋다면 둘 다 클로이 자오 감독의 품에 안길지도 모른다.

 

지난해 제77회 베니스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 수상으로 전 세계 영화인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자오 감독은 이후 아시아계 여성 감독으로는 최초로 이번 골든글로브에서 감독상과 작품상을 거머쥐었다.

 

중국 태생으로 미국에서 자란 그는 스스로 겪은 ‘정착하지 못하는 삶’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미국의 한 기업 도시가 경제적으로 붕괴한 뒤 그곳에 살던 여성 펀(프랜시스 맥도먼드)이 평범한 삶을 거부하고 홀로 밴을 타고 새로운 삶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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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국내 관객과 만난 ‘더 파더’.(사진제공=판씨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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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우조연상과 남우조연상 후보에 나란히 오른 올리비아 콜맨(죄)와 안소니 홉킨스(우)가 현장에서 웃고 있는 모습.(사진제공=판씨네마)

 

치매를 소재로 한 영화 ‘더 파더’도 주목해야 할 영화다. 동명의 연극을 스크린으로 옮긴 이 영화는 치매 환자에 카메라를 비추면서도 치매 환자의 시선으로 보여지는 현실을 관객들에게 제시한다.

 

극 중 80대 노인 안소니 역을 맡은 안소니 홉킨스는 이 영화를 통해 84세의 나이로 최고령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상태.1992년 영화 ‘양들의 침묵’으로 이미 한 차례 수상한 그가 29년 만에 두 번째 트로피를 품에 안을 수 있을지도 시상식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영화 ‘미나리’ 그리고 윤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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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나리’는 미국의 A24와 플랜B가 제작한 외국 영화다. (사진제공=판씨네마)

 

사실상 아카데미에서 이 정도로 화제를 모은 ‘배우’는 없었다. 과거 ‘지아이 조’의 스톰 쉐도우 역할로 할리우드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이병헌이 시상자로 나서기 전까지 아카데미에서 한국배우의 존재감은 전무했다. 최근 현지 언론들이 ‘와호장룡’ ‘기생충’을 예로 들며 “그동안 아시아 출신 배우들이 아카데미로부터 홀대를 받았다”고 비판에 나선 것도 무리가 아니다.

 

‘미나리’는 여우조연상을 비롯해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음악상, 각본 등 총 6개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다. 특히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오른 윤여정은 최근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과 미국 배우조합상 영화부문 여우조연상 등 다수의 시상식에서 주인공으로 떠오른 만큼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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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로 해외 각종 연기상 35관왕에 오른 윤여정이 한국 배우 최초로 오스카상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사진제공=판씨네마)

 

이와 함께 봉준호 감독이 시상자로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지며 ‘팀 미나리’의 앙상블은 더욱 빛날 것으로 보인다.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윤여정과 직접 OST를 부른 한예리, 실제 한국 이민자를 부모로 둔 미국인이자 남우주연상 후보 스티븐 연과 연출을 맡은 정이삭 감독이 사실상 영화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의미있는 날이기도 하다. 극 중 윤여정은 미국으로 이민간 1세대 한인 가족의 외할머니 순자 역할을 맡았다. 딸 모니카를 위한 희생, 미국 태생인 손주들과의 교감을 실감나게 그리며 전세계인의 심금을 울렸다.

 

그는 앞서 ‘포스브’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후보 지명만으로도 (후보에 오른) 다섯 명이 모두 승자”라면서 “이건 올림픽이 아니다. 각기 다른 영화에서 각자의 역할이 있고 모두가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다”는 소신을 밝혔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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