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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그라운드]다시 봄, 제16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시니어와 신진, 베토벤부터 크로굴스키·루빈스타인까지 ‘밸런스’

입력 2021-04-20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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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강동석
제16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강동석 예술감독ⓒCHOI CHOONG SIK(사진제공=축제사무국)

 

“매년 유명한 명곡들을 되풀이해 연주하는 것과 더불어 새로운 곡들 소개가 중요한 것 같아요. 새로운 연주자들을 소개하는 것처럼. 좋은 곡들이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곡들도 프로그램에 포함시키고 있죠. 더불어 축제의 아이덴티티가 되는 핵심 연주자도 필요하고 매년 새로운 얼굴을 소개하는 것도 중요해요.”

올해로 16회를 맞은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5월 13~23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윤보선 고택 등)의 예술감독이자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은 개막을 앞두고 온라인으로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잘 알려진 곡들과 알려지지 않았지만 명곡들, 시니어 연주자와 신진 연주자”의 ‘밸런스’를 강조했다.

“그것이 축제로서의 의무이고 이런 페스티벌만이 잘 들을 수 없던 곡들, 신진 연주가들을 소개하는 기회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똑같은 곡만 연주하는 건 연주자들에게 흥미 있는 일이 아니에요. 저희들에게도 도전이 필요하고 호기심을 충족시켜야 하죠. 또한 젊은 연주자들은 실내악을 해볼 기회가 많지 않아서 경험이 많은 음악가들과 함께 하는 게 중요해요. 이를 통해 여러 세대 음악가들이 모여 격차를 줄일 수 있죠.” 

 

2021 SSF 포스터
제16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사진제공=축제사무국)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팬데믹으로 출범 15년만에 가을에 축제를 치러야 했던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다시 봄으로 회귀한다.

제16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주제는 ‘환희의 송가’(Dde to Joy)로 애초 지난해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무산됐던 ‘베토벤 탄생 250주년’ 프로그램이 90% 가량 돌아온다.

강 감독의 전언처럼 베토벤과 리스트, 바르토크, 브람스, 슈베르트, 차이콥스키, 하이든, 멘델스존, 드보르작 파가니니, 생상스, 드뷔시 등 유명 음악가의 곡들과 크로굴스키의 ‘피아노 8중주 라단조 Op.6’, 루빈스타인의 ‘피아노 3중주 제3번 내림나장조 Op. 52, 3악장’, 보케리니 ‘기타와 현악기를 위한 5중주 라장조 G. 448-판당고’, 타레가의 ‘기타를 위한 그란 호타’, 슈미트의 ‘플루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와 하프를 위한 로코코식 모음곡 Op. 84’ 등 좀처럼 들을 수 없었던 곡들이 라인업됐다.

참여 아티스트 역시 예술감독 강동석을 비롯해 16번의 축제에 모두 참여한 비올리스트 김상진과 피아니스트 김영호 그리고 첼리스트 박상민·조영창, 바이올리니스트 박재홍 등과 새로 합류한 피아니스트 김규연·김준희·이진상·장재원, 기타리스트 박규희·박종호, 이진상,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이 조화를 이룬다.

지난해 진행된 수많은 베토벤 탄생 250주년 이벤트들과의 차별점에 대해 강동석 감독은 “우리 축제에서도 과거에 두 번이나 베토벤을 주제로 한 적이 있다. 현악 사중주 전곡을 했었고 베토벤 피아노 트리오, 퀸텟 등을 한번씩은 다 연주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그간 연주 하지 않은 곡들을 중심으로 해볼까 합니다. 예를 들어 실내악 축제에서는 들을 기회가 없었던 바이올린 소나타, 피아노 소나타 등이요. ‘환희의 송가’가 주제이니 ‘베토벤 교향곡 9번, 4악장’을 피아노 두 대 버전으로 편곡해 첫날 연주해요. 더불어 베토벤이 어려서 쓴 피아노 콰르텟(피아노 4중주 다장조 WoO. 36 제3번) 등 그간 들어볼 기회가 없었던 희귀 레퍼토리를 편성했죠.”

김상진 이화윤
비올리스트 김상진(왼쪽)과 이화윤(사진제공=축제사무국)

 

지난 16년 간 빠짐없이 함께 했던 비올리스트 김상진은 “스케줄을 짜면서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가 열리는 5월은 일단 비워둔다”며 “정말 어렸을 때부터 우상이던 분들과 같이 연주할 수 있게 된 일이 현실인가 싶었던 기억들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나이가 들어서 기억나는 공연은 2009년 ‘놀라운 영재들’(Precocious Prodigies)이라는 제목의 음악회예요. 현재 아주 잘하고 있는 피아노 조성진, 비올라 이화윤, 바이올린 성민제·애나 리 등 어리지만 훌륭한 재주를 가진 음악가들과 함께 했던 기억이 납니다.”

2009년 ‘놀라운 영재들’, 2012년 폐막공연에 이어 올해 축제에도 함께 하게 될 비올리스트 이화윤은 “음악으로 제 목소리만 내기보다는 다른 목소리도 들어야하고 밸런스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해봐야 한다는 걸 처음으로 알고 배울 수 있었던 기회였다”며 “올해도 최고의 축제에 걸맞는 최고의 연주를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현재 파리에 머무르고 있는 강동석 감독은 “26일경 한국에 입국해 2주 간의 자가격리 후 리허설에 임할 것”이라며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는 실내악이 좀더 쉽게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음악의 형태”라고 전했다.

“방역 부담도, 통제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하니 앞으로는 실내악 연주들이 활발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난 1년간 연주자들도, 청중들도 음악에 굶주려 있었어요. 항상 어려운 시기에는 음악이 큰 위로가 돼온 것처럼 음악은 항상 필요한 것 같아요. 지난해 뮤지컬페스티벌에서 5, 6개월만에 처음으로 무대에 서서 감동하던 연주자들 생각이 납니다. 그때 일상처럼 연주하고 감동을 주는 것이 굉장한 특혜이고 행운임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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