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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명돈 “코로나19 집단면역 어려워…토착화, 독감처럼 백신 맞으며 함께 살아야”

환자 피해 최소화 목표로 고위험군 우선 접종 필요 주장
정재훈 “적정 수준에서 더 확산 안 하는 의미…집단면역 달성 가능”

입력 2021-05-0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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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하는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YONHAP NO-3348>
오명돈 국립중앙의료원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장(왼쪽)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코로나19 중앙 예방접종센터 G동에서 열린 국립중앙의료원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집단면역은 도달하기 어렵고 토착화돼 독감처럼 매년 백신을 맞으며 함께 살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방역 당국은 예방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을 공중보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오명돈 신종감염병 중앙상임위원장(서울대 감염내과 교수)은 3일 중앙예방접종센터 G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백신전략과 집단면역’ 발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오 위원장은 발제에서 코로나19 집단면역과 관련해 집단면역은 도달하기 어렵고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근절되지 않고 토착화할 것으로 결국 기존 독감처럼 매년 백신을 맞으며 ‘함께’ 살아야 한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이에 따라 국가 코로나19 백신 전략은 바이러스 근절이 아닌 사망과 위·중증 예방 등 피해 최소화를 목표로 중증화 위험도가 높은 고령층·고위험군 보호를 우선해 예방 접종 전략을 짜야 한다고 제언했다.

오 위원장은 “인구의 70%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집단면역에 도달할 거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타인에 전파하는 2차 감염을 95% 예방하는 백신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이자 백신 효과가 95%라는 건 (본인) 발병을 예방하는 효과이지 (타인) 전파를 예방하는 효과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백신의 2차 감염 차단 효과는 영국에서 가정 내 전파를 연구한 결과 1회 접종 기준으로 38~49%로 나타났다.

그는 “덴마크 연구 결과를 보면 1차 유행 때 감염된 사람은 6개월까지 면역이 유지돼 재감염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중화항체와 면역세포가 6개월까지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백신 접종 후에도 감염되는 ‘돌파감염’ 환자도 주의 깊게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변이바이러스가 출현해 집단면역이 달성한 지역으로 유입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요인을 고려했을 때 코로나19가 근절되거나 집단면역은 달성하기 어렵다는 게 오 위원장의 견해이다. 코로나19는 인플루엔자처럼 토착활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결국 독감처럼 백신을 맞으며 코로나19와 함께 살아야 한다”며 “국가의 백신 접종 전략은 바이러스 근절에서 피해 최소화로, 중증화 위험도가 높은 고령층과 고위험군을 보호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독감을 근절하자고 모두에게 독감 백신을 맞히지 않듯이 고위험군에만 접종하더라도 중환자 발생이나 사망자를 막는 소기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위원장은 정부의 접종 전략과 관련해서는 “집단면역 이론에 비춰볼 때 학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목표라는 것”이라며 “정부가 인구 70% 이상 접종을 목표로 하는 것 외에 집단면역을 위한 어떤 목표를 가졌는지 파악하지 못해 그 부분은 답변하기 어렵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정재훈 가천대 교수(예방의학과)는 오 위원장의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없어지고 않고 남아 독감처럼 될 것이라는 의견에는 동의한다면서도 집단면역 형성은 가능하다고 피력했다.

정 교수는 “오 위원장님의 말씀은 국민이 갖고 있는 집단면역에 대한 지적이라고 이해하는데 집단면역에 도달한다고 해서 바이러스가 없어지는 상황은 아니고 집단면역에 도달하면 가만히 나눠도 더 이상 확신하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적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사회적 거리 두기나 마스크 쓰기를 하지 않아도 더 확산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그런 의미에서 의학적 집단면역은 달성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그러면서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이 나라들은 백신 1차 접종률이 50% 정도인데 기존 감염자 면역 형성과 백신 접종으로 코로나19 환자가 많이 줄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은 국민의 3분의 1 혹은 4분의 1은 감염돼서 면역을 획득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런 사람과 백신 접종률 50%가 되면서 사실상 집단면역 수준에 도달한 게 아닌가 한다”며 “그런 관점으로 본다면 집단면역이 달성이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그건 영국과 미국이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그러면서도 정부의 집단면역을 위한 국민 70% 접종 목표는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집단면역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조금 더 접종을 빠르고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며 “개인적으로는 성인 인구 대부분이 접종해야 한다. 최소 인구의 80~90%는 돼야 도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고위험군 우선 접종도 중요하지만 3분기에는 일반인 접종도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은 예방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낸 설명자료에서 집단면역이란 백신 접종 등을 통해 집단 중 다수가 감염병에 대한 면역을 획득해 전파가 느려지거나 멈추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집단면역이 달성됐다고 해도 질병(코로나19)이 퇴치 단계에 이르는 것은 아니라며 상당수 질병은 예방접종을 하더라도 지역 사회에서 매우 낮은 발생 수준으로 발생하는 것이 보통이라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주장은 집단면역 달성이 어려워 백신 접종이 의미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집단면역으로 코로나19 유행 이전과 같은 근절은 어려우며 인플루엔자처럼 관리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했다.

질병관리청 이상원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예방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은 공중보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목표로 코로나19도 대규모 예방접종을 통해 통제 가능 수준 지속관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원배 기자 lwb2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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