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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주가, 오너가 사퇴에도 '불가리스' 후유증 남아

입력 2021-05-05 12:22 | 신문게재 2021-05-06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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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불가리스 사태’로 시장의 신뢰를 잃어버린 남양유업 주가가 홍원식 회장의 사퇴를 계기로 상승반전의 고리를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은 지난 4일 자신의 사퇴와 함께 경영권 세습포기라는 대국민 사과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시장의 눈길은 탐탐치 않은 분위기다. 이날 주가는 9%대 상승했지만 오너리스크로 무너진 투자심리가 곧바로 회복하기 힘들지 않겠냐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남양유업 세종공장의 2개월 영업정지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 하락 우려 등이 발목을 잡을 소지가 있는 것으로 예상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3만1500원(9.52%) 급등한 36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남양유업의 주가는 장중 42만5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총 거래대금은 908억2713만원에 육박했다. 이 주가 수준은 불가리스 사태가 발생한 지난달 13일 종가 38만원원과 큰 차이가 없다. 단순 주가수준으로 보면 리스크가 해소된다고도 볼 수 있다.

주가 상승의 한 배경으로 시장 일각에서는 홍 회장이 사퇴 의사 표명을 든다. 전문경영인 체제의 도입으로 오너리스크 악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한다. 홍 회장은 4일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도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너가의 경영진 퇴진에도 불구하고 불가리스 사태의 후유증은 당분간 지속될 소지가 많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불가리스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혼합해 원숭이 폐에 주입했더니 바이러스의 77.8%가 줄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전국 대형마트와 편의점에서는 불가리스 품절 사태가 빚어졌고 주가는 발표 다음날 장중 한 때 28% 넘게 급등했다가 반등폭을 줄여 8.57% 상승 마감했다. 이어 다음날인 14일에는 장 초반 28.68% 급등해 48만9000원에 육박하기도 했으나, 해당 연구에 대한 질병관리청과 전문가들의 전문가들의 지적이 이어지면서 급격히 하락 반전해 마이너스 5.13%로 마감했다.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15일 남양유업을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하면서 15~16일 주가는 각각 4.85%, 4.18% 하락했다. 경찰은 남양유업 본사 등 6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후 주가는 등락을 거듭하면서 매매세력간 힘겨루기가 진행중이다.

향후 전망과 관련, 홍 회장의 결단에도 불구하고 세종공장의 영업정지는 실적측면에서 존재하는 악재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키움증권 박상준 연구원은 “남양유업 매출액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남양유업 세종공장의 2개월 영업정지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며 “남양유업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다면 주요 경쟁사들이 반사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기관투자자들의 주요 투자지표가 되는 ESG 등급 하락 우려도 크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지난해 ESG 등급은 ‘B등급’이다. B등급은 한국거래소가 ESG 등급을 기반으로 산출하는 ESG 지수에서 제외되는데, 이번 불가리스 사태로 ESG 등급이 추가 하락하면 기관의 남양유업 기피 현상이 부각될 수 있다. 남양유업 주가는 전문경영인 체제의 윤곽이 드러나면 대체적으로 방향성을 잡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본다.

이은혜 기자 chesed7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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