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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갈피] 객관화와 주관의 개입, ‘차이’를 만드는 힘…‘아티스트 인사이트’

입력 2021-05-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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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모네 수련
끌로드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Le Bassin Aux Nympheas), 1919-1920, 100×200cm(사진제공=국립현대미술관)

 

최근 유례 없는 규모의 기증으로 이슈가 된 ‘이건희 컬렉션’에 포함된 ‘수련이 있는 연못’은 클로드 모네가 백내장을 진단받고 시력을 잃고도 그려낸 걸작 ‘수련’ 시리즈 중 하나다. 폴 세잔은 그 걸작들을 그려낸 클로드 모네를 두고 “눈, 정말 대단한 눈”이라고 표현했다. 

 

보이지 않는 이에게 “눈”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무엇일까. 보이지 않는 화가에게 “눈 자체”라는 표현을 하게 한 ‘사실적으로 그리는 것’과 ‘보이는 대로 그리는 것’의 차이는 또 무엇일까. 마르셸 뒤상은 변기를, 전위예술가 피에로 만초니는 배설물이 담긴 깡통을 어떻게 ‘예술’로 승화시키고 인정받았는가.  

 

아티스트 인사이트
아티스트 인사이트|정인호 지음(사진제공=카시오페아)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이자 경영평론가의 ‘아티스트 인사이트’는 그 의문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예술가들이 세상을 보는 눈, 그래서 ‘사실적인 것’과는 다른 ‘보이는 대로 그린 그림’ 그리고 ‘아름다움’의 개념까지 바꿔버린 파괴적인 혁신의 가치를 모네, 영화 ‘일포스티노’, 비발디의 ‘사계’,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 고든 마타 클락, 플랑드르 화파의 창시자 얀 반 에이크 등을 인용하거나 예로 들어 설명한다.

‘관찰: 집요하게 보는 힘’ ‘성찰: 가장 진실된 인간의 모습’ ‘창조: 두려움을 넘어서는 일’ ‘발견: 나에게서 찾는 차이’ 4개의 파트로 구성된 책은 예술가들을 통해 내 안의 사유를 깨우고 일상의 균열을 일으켜 차이를 만들어내는 시선의 가치를 일깨운다.

그리고 또 그린 빈센트 반 고흐, 대자연을 내면화한 조지아 오키프, 세상의 편견들을 조각으로 형상화한 토니 마텔리, 내면의 탐구가 고스란히 스민 사진으로 유명한 듀안 마이클, 도발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등 예술가들이 세상을 보는 시선은 관찰, 성찰, 창조, 발견 등을 거쳐 ‘차이’를 만들어 낸다.

 

고흐의 자화상과 고갱이 그린 고흐 초상의 차이. 60여일 간을 함께 지내며 같은 피사체를 전혀 다르게 그린 두 화가의 차이를 만드는 객관화와 주관의 개입. 있는 그대로를 찍는다고 믿는 '사진'조차도 찍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을 내지 않던가. 

책은 예술가들의 작품과 더불어 관찰의 가치의 방법, 세상을 보다 넓게 보고 고정관념을 깨드리는 법 등을 짚고 실천을 비롯한 성공하는 사람들의 비결, 융합형 사고법, 파괴적 혁신, 생존 전략, 디테일 경영 성공법 등을 아우른다.

그렇지 않아도 급변하던 세상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라는 난적을 만나 보다 빠르게 미래로 내달리고 있다. 이 같은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어쩌면 그 난적보다 파괴적이고도 파격적으로 틀을 깨는 예술가들의 다른 시각·사고·행동일지도 모른다. 예술가들의 통찰력을 통한 깨달음을 삶, 업무, 경영 등에 어떻게 적용하는지는 역시 독자 스스로의 몫이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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