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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미국이 만든 김정남 암살 다큐멘터리는 예술영화가 아니다?

[트렌드 Talk] 영진위 '암살자들' 불인정 논란

입력 2021-06-10 18:00 | 신문게재 2021-06-1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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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암살자들’(사진제공=Kth)

지난해 선댄스영화제에서 공개돼 화제를 모았던 영화 ‘암살자들’(Assassins)이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로부터 예술영화로 인정받지 못했다. ‘암살자들’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2017년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두 여성에 의해 피살당한 사건을 재구성해 암살의 실체를 추적하는 다큐멘터리다.

미국 내에서는 소규모로 개봉해 로튼토마토 신선도 98%, 팝콘지수 94%를 획득했다. 이에 ‘암살자들’의 수입·공동 배급사 더쿱과 왓챠, 제공사 Kth는 전날 입장문을 내고 영진위에 ‘암살자들’의 예술영화 불인정 사유와 명확한 심사기준을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예술영화는 영진위 예술영화인정소위원회의 승인을 거쳐야 인정받을 수 있지만 ‘암살자들’은 지난달 17일 불인정 통보를 받았다. 이의가 있을 경우 통지일로부터 30일 이내 1회에 한해 재심사 신청을 할 수 있어 지난 1일 재심사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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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진위 예술영화인정소위원회는 ‘작품의 영화 미학적 가치가 뛰어난 국내외 작가 영화’ ‘소재, 주제, 표현방법 등에 있어 기존 영화와는 다른 새로운 특색을 보이는 창의적, 실험적인 작품’ ‘국내에서 거의 상영된 바 없는 개인, 집단, 사회, 국가의 삶을 보여주는 작품으로서 문화 간 지속적 교류, 생각의 자유로운 유통, 문화다양성의 확대에 기여하는 작품’ 그리고 ‘예술적 관점,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문화유산으로서의 보존 가치가 있는 작품’을 예술영화로 인정하고 있다.

특히 영진위의 예술영화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예술영화 전용 상영관에서 해당 영화를 상영하기 어렵다.일반 극장에서 상영할 수 있지만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 극장에서는 해외 블록버스터나 국내 상업영화에 우선 순위가 밀릴 수밖에 없어 상영관을 확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에 탈북민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8일 “영진위의 심사 기준과 김일성 회고록을 허용하는 출판물윤리위원회의 심사 과정을 보면서 두 과정을 비교해보지 않을 수 없다”면서 “국민들은 ‘김일성 회고록’은 어떻게 허용되고 영화 ‘암살자들’은 왜 안 되는지 알고 싶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 ‘암살자들’이 속한 다큐멘터리 자체가 독립예술영화를 대표하는 장르”라며 “(이 영화는)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받을 정도로 예술적 성취도 검증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재심사를 요청한 3사 역시 “독립예술영화 대표장르인 다큐멘터리에 세계 유수 영화제 초청 등 위 심사기준의 4가지 사항에 어느 하나 빠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면서 “암살 자체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암살에 연루된 두 여성의 관점에서 제작된, 인권에 대한 가치를 다룬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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