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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슈퍼컴퓨터로 인류 진화 수수께끼 풀었다… “CO2 당장 낮춰야”

기초과학연구원 기후물리연구단 연구 발표, 네이처 게재
현대 인류 조상은 하이델베르겐시스… ‘알레프’로 밝혀내
악셀 팀머만 단장 “인류 미래 위해서 CO2 반드시 감축”

입력 2022-04-14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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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내 연구진들이 슈퍼컴퓨터 ‘알레프’를 이용해 지난 200만년 전 기후를 분석했다. 그 결과 현대 인류의 조상이 30만년 전 아프리카 개체군인 후기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로부터 유래했음을 밝혀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기초과학연구원 기후물리연구단 연구팀이 독일, 스위스 연구진과 함께 기후 변화와 인류 진화 사이의 연관성을 규명했다고 14일 밝혔다. 지금껏 기후 변화가 인류 진화에 영향을 준다는 논제는 화석과 고고학적 증거들을 통해 제시됐으나, 인류화석 유적지 근처의 기후와 관련된 자료가 부족해 기후 변화의 영향을 명확히 규명하는 것은 오랜 난제로 남아있었다.

이에 연구단은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에 돌입했다. 연구 과정은 슈퍼컴퓨터 ‘알레프’를 이용해 대륙 빙하와 온실가스 농도, 천문학적 변동 등을 토대로 기후 모델링을 수립했으며 이를 통해 과거 200만년의 기온과 강수량 등의 기후 자료를 생성했다. 더불어 독일·스위스 연구진과 공동 연구를 통해 과거 200만년 동안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3200개 지점의 인류 화석과 고고학적 표본을 포함해 인류 역사에 대한 가장 포괄적인 편집본을 만들었다.

연구단은 편집본을 토대로 기후 자료와 식생, 화석, 고고학 자료들을 결합해 현대 인류의 조상인 ‘호미닌’종이 시대별로 살았던 서식지를 추정할 수 있는 시공간 지도를 구축했다.

그 결과 연구단은 고대 인류 종이 서로 다른 기후 환경을 선호했음에도 그들의 서식지가 2만1000년에서 40만년까지의 시간 주기에서 발생한 천문학적 변동으로 인한 기후 변화에 따라 모두 이동됐음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단은 다른 호미닌 종이 접촉해 같은 서식지 내에 혼재 할 수 있는지를 조사해 5가지 호미닌 집단의 족보를 도출했다. 이를 통해 현대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30만년 전 아프리카 개체군인 후기 ‘호모 하이델베르겐시스’로부터 유래했음을 추정했다.

이 연구는 인간 기원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고기후 모델 시뮬레이션 자료를 활용함이 의의가 있다. 여기에 ‘알레프’를 이용해 미래 인류에 닥칠 위기를 예상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받는다.

연구를 이끈 악셀 팀머만 단장은 “이번 연구는 기후가 우리 호모 종의 진화에 근본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을 증명한다. 현재 인류가 지금의 우리일 수 있었던 것은 인류가 과거 기후의 느린 변화에 수천 년 이상 적응해 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수십만년 동안 생겼던 기후변화가 앞으로 100년 만에 나타날 수 있다. 알레프에 따르면 100년 뒤 지구의 온도는 5도가 상승한다. 지금 당장 이산화탄소(CO2)를 감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류는 먼 조상이 그랬듯 집단이주를 해야 하는 난민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CO2와 메탄을 감소하는 건 정치적으로 힘들지만, 과학적으로는 쉽다. 많은 국가가 CO2를 감축하겠다고 했음에도 CO2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이 이슈는 매우 중요하고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인 네이처(Nature)에 14일 게재됐다.

세종=이정아 기자 hellofeliz@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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