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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공공기관 개혁에 거는 기대

입력 2022-05-17 14:30 | 신문게재 2022-05-18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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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얼굴
박운석 산업IT부장

흔히 공공기관을 ‘신의 직장’으로 부른다. 신이 직장 다닐 이유야 당연히 없겠지만,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고액의 연봉과 안정된 일자리가 보장되니 부러운 맘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대규모 적자에도 인력감축이나 급여삭감 걱정 안해도 된다. 야근이나 특근에 시달리고, 경쟁에 뒤처지지 않으려 애면글면할 일도 없다. 4차 산업혁명의 거센 파도에도 끄덕없는 ‘철밥통’임엔 틀림없어 보인다.

이런 공공기관이 수술대에 오른다고 한다. 새 정부가 ‘공공기관의 효율성 제고와 재무건전성 확보’를 핵심 국정과제로 선정하고 강하게 밀어 붙일 모양이다.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새 정부 경제기조에 맞춰 업무가 민간과 겹치거나 위탁이 가능한 부분은 조정하고, 조직의 효율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예산·인력 타당성 심사 등을 도입해 새로운 기관신설은 최소화하고, 조직·인력도 직무중심으로 개선키로 했다.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곧바로 공공기관 개혁에 고삐를 죄고 나선 것은 공공기관의 방만경영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 때문이다. 지난해 공공기관 절반에 해당하는 170곳이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전이 5조8000억원대로 최대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인천공항공사·한국마사회·한국관광공사·강원랜드 등도 역대급 적자를 냈다. 부채도 2017년말 493조2000억원에서 작년말 583조원으로 4년만에 89조8000억원이 증가했다. 규모로 볼 때 올해 정부예산(607조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작년말 공공기관 종사자는 44만3000명으로 5년전보다 35%, 11만5000명이 늘었다. 인건비도 2017년 24조2000억원에서 4년만에 30조원을 넘어섰다. 최근의 고유가와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등 외부적인 요인이 작용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역대 정부의 공공기관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찾아야 한다. 공공기관은 재무상태와는 상관없이 국정과제를 수행하는 첨병역할을 해왔다. 최근 인력과 인건비가 급증한 것도 ‘일자리 창출’에만 몰입한 지난 정부의 정책 탓이다.

비대해진 조직과 폭증한 부채를 고려할 때 공공기관의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공공기관의 체질을 개선하려면 먼저 전문경영인이 우대받는 조직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더 이상 정권에 줄을 댄 사람들이 낙하산으로 내려 앉는 곳이 되어선 안된다. 경영평가와 주무부처의 관리감독도 철저히 해야 한다. 평가방식도 수요자 중심으로 개선돼야 한다. 국회 국정감사도 대부분 주무부처 이슈에 가려지거나 묻어서 어물쩍 넘어가는 게 상례였지만, 앞으로는 보다 실효성 있는 국감이 되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OECD회원국 중 공공기관 수가 가장 많다고 한다. 공공기관의 빚은 정부가 보증을 선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숨겨진 나라 빚’으로 불린다. 공공기관이 안고 있는 부채를 감당 못하면 결국 국민 세금으로 메워야 한다. 공공기관 개혁이 5년마다 되풀이 되는 ‘단골정책’이 되지 않도록 이번 정부에서 만큼은 제대로 성과를 냈으면 한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고, 개혁 여부와 방법에 대해 자율성을 부여한다고 했으니 공공기관 스스로의 판단과 노력도 아울러 기대해본다.

 

박운석 산업IT부장 ospark@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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