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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대기자의 자영업이야기] 자영업도 인플레공포

입력 2022-06-15 07:00 | 신문게재 2022-06-15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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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직장인 강인철(60)씨는 한달에 한번 보양식을 사먹는 것을 ‘소확행’으로 삼고있다. 2시간 푹 고아낸 ‘한방오리백숙’ 한 마리를 먹으며 친구들과 한담을 나누는 게 매달 첫 주의 즐거움이었다. 보양식과 ‘쏘맥’을 먹는데 든 비용은 총 6만원. 이달 첫 주도 예전처럼 소확행 행사를 진행했다. 계산을 치른 뒤 명세서를 보니 8만5000원으로 올랐다. 식품 인플레 여파가 고스란히 계산서에 묻어났다. 오리식당 주인 박모씨는 “가격 인상탓에 매출은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갔지만 영업이익은 3년전보다 30∼40% 줄어든 상태”라며 “오리, 채소류 등 재료비가 너무 오르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했는데, 손님들의 가격저항으로 이익은 줄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인플레 공포로 소비자도, 자영업자도 울상이다. 우리만 그런 것도 아니다. 인플레 공포는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인플레 충격은 우선 주식과 코인 시장을 덮쳤다. 지난 10일 미국 노동부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6%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1981년 이래 최고치다. 그 여파로 미국 증시와 유럽 증시는 일제히 급락했다. 금주 초 한국도 ‘블랙먼데이’를 경험했다. 가상자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대장격인 비트코인이 2만6000달러 선으로 밀렸다. 지난해 최고치 대비 60%이상 추락한 것이다.

미국과 중국 부동산 시장은 ‘태풍의 핵’이다.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천은 최근 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GMO의 공동 설립자인 제레미 그랜섬이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급등을 걱정하며 ‘주택시장 심판의 날’이 가까워온다는 경고를 했다고 전했다. 그랜섬은 미국 가계 자산에서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30%에 달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미국 경제가 증시 하락은 견딜 수 있지만 주택시장 하락은 견뎌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최근 펴낸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중국 주요 도시의 주택거래건수는 34.3% 감소했다. 중국 10대 부동산기업의 주가도 일제히 폭락했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헝다그룹의 시가총액은 지난 2월말 211억 홍콩달러로 급감, 전년 동기대비 90% 줄었다. 롱창과 완커디찬도 각각 77.5%, 40.5% 급격히 줄었다. 헝다 사태가 본격화된 지난해 4분기 이후 10여개의 부동산기업이 채무불이행을 선언했다. 안유화 성균관대 중국대학원 교수는 방송이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헝다사태의 심각성을 알리면서 “10대 부동산기업들이 고금리로 발행한 대규모 자산관리채권들을 빅테크 기업들까지 사들인 상태여서 부동산기업들의 파산이 현실화 되면 그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국제금융협회(IIF)가 펴낸 세계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4.3%로 세계 1위다. 가계부채가 GDP를 웃도는 세계유일의 국가인 셈이다. ‘인플레 공포-금리 급상승-자산가격 폭락-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경제 패턴이 진행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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