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Encore Career(일) > Challenge(창업‧창직)

[강창동 대기자의 자영업이야기] 금리인상은 버블붕괴 출발점

입력 2022-06-22 07:00 | 신문게재 2022-06-22 12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인스타그램
  • 밴드
  • 프린트
20220613010002900_1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른바 금리인상의 자이언트 스텝을 28년만에 밟았다. 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한 것이다. 연준은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3.4%에 도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따라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발걸음도 빨라질 것으로 관측된다. 한미간 금리역전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연말까지 최소한 1.75%포인트 이상 금리를 올려야하기 때문이다.

금리인상은 가계와 기업에 고통을 안겨준다. 특히 오는 9월 대출상환 유예 조치가 끝나는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에게는 ‘발등의 불’이 아닐 수 없다.

단기간에 기준금리가 3%포인트 이상 오르는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까.

먼저 일본의 사례를 보자. 일본이 1990년대 버블붕괴기를 거쳐 2010년까지 ‘잃어버린 20년’이란 복합불황을 겪게 된 것은 1989년 5월부터 1990년 8월까지 5차례 단행된 금리인상이 도화선이 됐다. 이 기간중 2.5%였던 기준금리가 6%로 3.5%포인트 올랐다. 주식시장이 먼저 반응했다. 1989년 12월 3만891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니케이평균주가는 1992년 1만5000선으로 뚝 떨어졌다. 닷컴버블이 꺼진 이후 2003년, 7607까지 추락한 뒤 반등, 2022년 6월 현재도 2만5000선에 그치고 있다.

주가에 이어 부동산 가격 거품도 꺼지기 시작했다. 1991년부터 추락한 부동산 가격 하락은 2009년까지 이어졌다. 집값과 땅값은 각각 2001년과 2009년 최저점을 찍은 뒤 점진적인 반등세로 돌아섰다. 일본 도쿄지역 맨션(아파트)의 소득대비 주택가격 비율(PIR)은 1985년까지 평균 8%대를 유지하다가 버블정점기인 1990년 18.12까지 올라갔다. 이후 2001년에 최저점을 기록, 버블 정점 대비 맨션 가격이 56%나 떨어졌다. 우리나라도 서울아파트 PIR가 2014년까지 8%대를 유지하다가 2021년 18.5로 치솟았다.

1979년부터 1980년대 초반에 걸친 미국의 금리인상 과정은 일본보다 더 드라마틱하다. 1979년부터 1987년까지 미국 연준 의장을 지낸 폴 볼커는 ‘인플레 파이터’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과감한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1979년 10월, 한번에 4%포인트나 금리를 인상해 기준금리를 15.5%로 올려놓고 이듬해 20%에 도달할 때까지 금리인상을 밀어붙였다. 은행금리가 21% 이상으로 폭등하자 주식과 집값이 폭락하고 기업 파산이 줄이었다.

하지만 은행금리가 치솟자 시중유동성이 회수되면서 인플레도 진정되기 시작했다. 1980년 14.5%를 기록했던 인플레율은 1982년 4%, 1983년 2.4%로 뚝 떨어지면서 1980년대 미국의 장기호황을 뒷받침했다.

선진국 사례에서 보듯 큰 폭의 금리인상은 자산가격 폭락과 고통을 수반한다. 그러나 피할 수 없다. 거품을 방치하거나 해결을 미룰 경우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9월이 다가오면서 자영업 채무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밴드
  • 인스타그램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