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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더 나은 배우 그리고 사람… 배두나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

칸영화제 초청된 화제작 '브로커' '다음 소희' 속 형사
"캐릭터보다 내가 고민하고 말하고자 하는 주제 선택"

입력 2022-06-2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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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에서 촬영 중인 그는 화상인터뷰를 통해 국내 취재진과 만났다.(사진제공=CJ ENM)

 

“아마도 ‘브로커’ 배우 중 제가 가장 마지막에 이 영화를 볼 것 같아요.”

올해 칸국제영화제에 무려 두편의 영화가 출품된 배두나. 영화제가 한창이던 때 그는 멀리 미국에 있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레벨 문’을 촬영 중이었기 때문이다. 화상으로 만난 배우나는 “배우에게는 촬영이 우선”이라고 말을 아꼈지만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다.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탄 송강호는 배두나와 무려 4편의 영화에 출연할 정도로 인연이 깊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또한 13년 전 ‘공기인형’으로 만난 뒤 두 번째로 만난 작품이니 누구보다 영광스러운 현장의 뜨거움을 만끽하고 싶었을 터.

“6년 전 쯤 고레에다 감독님이 ‘브로커’에 대한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어요. 대본도 제목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죠. 선택이라기 보다는 그냥 해야만 했던 작품이었어요. 저에게는 언제나 넘버원이자 완성형 감독님이셨으니까요. 사람과 사회를 바라보는 그 따듯한 시선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한국에 와서 낯선 스태프들과 국적이 다른 배우들과 촬영을 해야하는데 일본 영화 ‘공기인형’을 찍었을 당시 국적이 다른 이방인이었던 저를 챙겨주셨던 고마움을 갚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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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브로커’.(사진제공=CJ ENM)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따른다. 극 중 배두나의 역할은 미리 정해지지도, 그나마도 자주 바뀌는 제3자에 가까운 ‘주변형 인물’이었다.

그가 맡은 수진은 아이와 불임 가정 사이의 ‘브로커’를 추적하는 형사다. 매사에 다정한 남편이 있지만 뭔가 냉랭함이 흐르는 비밀스런 사연이 있는 캐릭터다. 대부분의 촬영장소는 잠복근무하는 차 안. 대충 끼니를 때우고 후줄근한 옷을 입은 채 물티슈로 얼굴을 닦으며 스크린을 누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은 느끼셨을지도 모르지만 한번쯤 아이를 지운 상처가 있는 인물로 접근했습니다. 사실 수진이 왜 그렇게 ‘브로커’를 잡고 싶어하는지 저 역시 금방 판단이 서지 않았어요. 한국어로 번역된 대본을 보는데 그 사이의 여백이 느껴졌어요. 결국 번역된 한국어 버전이 아닌 일본어로 쓴 오리지널 대본을 요청했죠. 거기서 일본어 특유의 말줄임표를 보고 힌트를 많이 얻었습니다. 외국어를 할 줄 아는 덕을 본거죠.”

수진은 미혼모 소영(이지은)이 베이비 박스 앞에 아이를 놓고 가지만 현장을 급습하지 않는다. 본능적으로 사건의 배후를 잡을 거라 생각해 브로커인 상현(송강호) 일행을 따라가지만 이들은 예전처럼 돈을 택하지 않고 변화하면서 드라마가 펼쳐진다.

깨진 가정, 버려진 아이들 그리고 그들이 성인이 돼 느끼는 트라우마 등 사회적으로 정의하는 ‘가족’의 정의를 되물으며 결국 자신이야말로 비정한 ‘브로커’였을지도 모른다는 죄책감을 맛본다.

“경찰로서보다 인간으로서 갈등을 겪는 인물로 봤어요. 나는 잘 살아왔는지, 앞으로는 어떤 세상이 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거든요. 배우가 하는 일은 그 사람이 진짜로 현실에 있을 것처럼 보이게 하는 거잖아요. 캐릭터의 마음을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해요. 무엇보다 영화 속에서 ‘태어나줘서 고마워’란 대사를 듣고 정말 위안을 받았어요. 리딩할 때도 힐링 받았죠. 아직 영화를 못 봤지만 엄청 기대하고 있습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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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두나는 “이제 그럴 나이가 됐나 보다. 아이유, 이주영에게 자꾸 마음이 갔다. 내 코가 석 자인데”라고 미소지었다. (사진제공=CJ ENM)

 

지난 8일 개봉한 ‘브로커’는 11일째 되는 날 누적관개수 100만을 넘어서며 국내에서 개봉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영화 중에선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칸 영화제 비평가주간 부문 폐막작에 초청된 ‘다음 소희’는 국내 개봉을 조율 중이지만 이미 해외 외신들의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배두나는 두 작품 모두 “평소 내가 고민하는 부분을 영화에 담아냈다”고 강조했다.

“언제부터인가 제 역할보다는 ‘어떤 작품’인지를 먼저 보게되더라고요. 영화로 만들어졌으면 하는 소재와 관심 있는 사회문제를 다룬 작품에 끌려요. 저는 무엇보다 앞으로 살아갈 어린 세대들이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사람이에요. 요즘 고르는 작품도 의도한 건 아니지만 어떤 시행착오나 생각의 전환, 반성 등 한번 짚고 넘어갈 수 있는 얘기를 많이 하고 싶어서예요. 해외 활동?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죠. 그래도 새로운 걸 경험할 때 가치를 느껴요. 여기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더 나은 사람 그리고 배우가 되어 돌아가겠습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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