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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보폭 10cm 더 넓혀 걸으면 뇌 활성화에 좋아요

[100세 시대] 노후 대비 최고 건강운동법 '걷기'

입력 2022-06-28 07:00 | 신문게재 2022-06-2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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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아프지 않고 오래 살려면 무조건 걸어라.”


지난 2016년부터 ‘생로병사의 비밀’ 프로그램을 통해 ‘걷기’의 기적 같은 효과를 알려 온 KBS가 그 동안의 내용을 집대성해 최근 ‘걷기만 해도 병이 낫는다’는 신간을 내놓았다. 차 의과학대학 스포츠의학대학원 홍정기 원장은 서두에서 “건강을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어떠한 혁신적인 식이요법이나 건강식품, 운동법이 아니라 두 발 걷기”라고 단언했다.

 

‘걷는다’는 것은 다리 근육을 이용해 전신에 원활한 혈액순환이 이뤄지도록 하는 행위이니 심장과 폐, 근육 단련에 좋은 운동일 수 밖에 없다. 걷기 같은 ‘생활 속 잦은 움직임’이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책 내용을 중심으로 100세 시대 가장 건강한 운동법인 걷기의 방법과 효능을 살펴본다.
  


◇ 앉아있는 시간을 줄여라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인간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고혈압이다. 흡연과 고혈당이 뒤를 잇는다. 그 다음이 신체활동 부족이다. 오래 앉아있기가 가장 대표적이다.

최근 젊은 당뇨환자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도 신체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앉아있는 시간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근육 움직임이 줄면서 근육이 당을 흡수해 활용하는 능력이 떨어져 당뇨병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근육을 조금만 움직여줘도 심장질환이나 당뇨병 같은 대사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허리 치료 등의 이유로 최근에는 앉는 책상 대신 입식 책상을 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사무실까지 모두 그렇게 바꾸는 회사도 있다. 하지만 8시간 동안 한 자리에서 일한다면 8시간 앉아 일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차라리 자주 자세를 바꾸고 움직이는 것이 낫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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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에게 맞는 걷기

많은 전문가들이 걷기 운동으로 등산과 계단 오르기를 권한다. 하지만 허리 디스크가 있거나 무릎 관절 이상이 있는 경우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제 몸에 맞는 운동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시간과 속도를 조절해 가며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가면서 자신에 맞는 걷기 운동을 찾아내는 것이 효과적이다.

미국 뇌졸증협회는 성인의 경우 일주일에 3~4회, 평균 40분 정도 빠르게 걷기 같은 중간 강도의 운동을 권고한다. 심폐 지구력과 하체 근육 단련 효과도 거둘 수 있으니 일석 삼조다.

낮에 햇볕 쬐기도 중요하다. 햇빛에 대한 나쁜 인식 때문에 과도하게 햇빛을 피하는 바람에 비타민 D 부족 현상이 나타난다. 골다공증 환자의 65%가 비타민D 부족 때문이라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도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여성은 젊었을 때 충분히 골량을 확보하라고 조언한다. 아침 저녁 걷는 것도 좋지만 햇볕을 쬐며 걷는 게 뼈도 튼튼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 보폭 10cm 넓혀 걷기

평소보다 조금만 보폭을 넓히고 보행 속도를 올려도 에너지 소모와 운동 강도가 높아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한다. 연령대별로 보통 걸음 때와 보폭을 10cm 넓혀 걸을 때를 비교해 실험해 보았더니, 20대는 특별한 유의점이 없었으나 70대의 경우 뇌가 매우 활성화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뇌 혈류가 증가하고 산소 포화도가 높아진다는 뜻이다. 고령일수록 보폭을 넓게 하는 것이 뇌 활성화에 더욱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10cm의 보폭이 절대적인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키에 따라 적정 보폭을 측정하는 계산법이 있다. 키×0.45, 키×0.37, 키-100을 총 3회 계산한 후 최종값과 최댓값의 범위를 적정 보폭 범위로 정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키가 170cm 인 경우 최대 62.9~76.5cm가 된다. 보폭을 20cm 이상으로 지나치게 넓힐 경우 독이 될 수 있다. 오히려 이동 속도가 줄고 안정성이 떨어져 낙상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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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 약이 되는 걷기와 독이 되는 걷기

바른 걷기 자세와 패턴이 중요하다. KBS는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세 가지 준비사항을 권고했다. 우선, 자신의 자세를 점검한다. 앞모습은 오른쪽과 왼쪽의 균형을 맞추고, 손바닥은 정면을 향하게 하고, 옆 모습이 굽어지지 않고 상체가 앞으로 쏠리지 않도록 한다. 걸을 때 시선은 정면을 향하고 몸은 꼿꼿이 세운 상태에서 발은 뒷굼치-발바닥-발가락 순으로 3단계로 디디도록 한다. 마지막은 근육강화다. 하루 30분에서 60분 정도가 가능하도록 하체근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렇게 본인의 운동량에 맞는 보폭과 속도를 찾아 꾸준히 걷는 것이 ‘약이 되는 걷기’다. 그렇지 않으면 ‘독이 되는 걷기’가 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안짱걸음’이다. 근육과 뼈에 무리를 준다. 특히 종아리부터 엉덩이까지 이어지는 바깥 쪽 근육에 무리를 주어 통증을 유발한다. 걸음걸이 교정이 필수다. 뒷 굽이 높은 신발을 신다가 족저근막염이 생길 수도 있고, 폭이 좁은 신발 때문에 발가락이 휘는 무지외반증이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 노년의 바람직한 걷기

노년층이 되면 걷기의 평균 속도나 빈도, 보폭 등이 모두 줄 수 밖에 없다. 임상노인학회에 따르면 걸음 속도가 느릴수록 인지기능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말하면, 꾸준히 활력 있게 걸으면 인지능력 저하 같은 치매도 예방하면서 젊음을 최대한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의 65세 인구 절반 가까이가 앓는다는 퇴행성 관절염도 주의해야 한다. 걸을 때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이 무릎관절이니 평소에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근력운동이나, 근육을 풀어주는 가벼운 스트레칭이 필수다. 체중이 1kg 늘수록 관절이 감당하는 하중이 4배나 증가한다니 걷기 생활화에 앞서 체중조절이 최선이다.

계단 오르기도 보통은 발의 앞쪽 절반만 올리고 무게 중심을 약간 앞으로 이동시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균형 감각이 떨어지는 고령자들은 발 전체로 계단을 디디고 난간을 잡고 오르는 게 사고 예방에도 좋다. 처음부터 너무 과한 목표를 설정하지 말고 처음에는 가까운 층수부터 시작해 제 몸에 맞는 운동량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등산 역시 평소 잘 쓰지 않는 근육을 운동하는데 좋지만, 이 역시 자신의 능력과 근력에 맞는 수준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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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

 

◇ 맨발 걷기와 명상 걷기

맨발로 운동을 하면 혈액 순환에 큰 도움이 된다. 면역력 높이는 데도 좋다. 대전 인근의 계족산 황톳길이 건강 걷기의 명소로 부상한 것도 그 효능이 입소문 난 덕분이다. 신발이라는 문명의 이기가 사실은 무수한 발 질환의 원인임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명상 걷기는 내 몸과 주변 환경을 하나로 만들어 집중하며 걷는 방법이다. 특히 정신 건강에 효과적이다. 전문가들은 숲 길 산책을 특히 권한다. 식물에서 나오는 핀톤치드를 통해 암과 우울증 치료에 효과적이며 면역력을 높이는 데도 좋다고 한다. 수중 걷기도 생활 속 건강 운동법이다. 관절을 유연하게 하고 무릎 부담을 줄이면서 주변 근육을 키울 수 있어 퇴행성관절염 환자들에게 특히 좋다.

  

조진래·안상준 기자 jjr201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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