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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식을 줄 모르는 ‘MBTI’ 열풍, 어디까지 신뢰해야 할까

[건강의학] 성격유형 테스트 MBTI 과몰입 주의보
성격 다르다는 점 염두하고 MBTI 활용해야 바람직

입력 2022-06-28 07:00 | 신문게재 2022-06-2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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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성격유형 테스트 ‘MBTI’의 유행이 좀처럼 식을 줄을 모른다. 과거 혈액형(ABO)으로 성격을 분류하던 열풍 그 이상이다. 일부에서는 MBTI 검사 결과에 대한 과몰입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하지만 MBTI 결과를 맹신해 상대에 대한 선입견을 품거나 쉽게 판단한다면 상대의 실체와 가치를 제대로 알아볼 수 없다. 오주영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MBTI 검사 과몰입의 위험성’에 대해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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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격유형 검사 MBTI…4가지 지표·16개 성격으로 분류

MBTI는 ‘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약자로 캐서린 브릭스와 이사벨 마이어스 모녀가 개발한 성격유형 테스트다. 본인이 직접 설문에 응답하는 방식으로 측정된다. 복잡한 검사나 소아청소년용 검사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2지선다식 질문 93개 문항으로 구성된 ‘Form M’ 혹은 144개 문항으로 구성된 ‘Form Q’를 이용해 수행한다.

MBTI는 칼 구스타프 융의 ‘심리유형론’을 이론적 기반으로 해 만들어졌다. 칼 융은 인간의 의식 속에 사고(T), 감정(F), 감각(S), 직관(N)이라는 4가지의 기본 심리 기능이 있다고 보았다. 또한 사람은 누구나 이 기능을 사용하지만, 사람마다 발달한 정도가 다르므로 개인별 성격 차이가 나타난다고 판단했다.

이를 기반으로 개발된 MBTI 검사는 △사교적이고 활발한 외향(E) 유형과 얌전하고 정적인 내향(I) 유형 △사실적인 것을 보는 감각(S) 유형과 관념적이고 의미적인 것을 보는 직관(N) 유형 △분석적이고 객관적인 사고(T) 유형과 공감적인 성향의 감정(F) 유형 △체계적이고 질서정연한 성향의 판단(J) 유형과 유연하고 자유분방한 성향의 인식(P) 유형 등 4가지 측면에서 성격을 두 가지로 분류한다. 이렇게 분류된 4가지 지표를 알파벳으로 나열하면 최종적으로 16개의 성격 중 하나로 분류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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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TI 검사, 신뢰도 높지만 타당도 낮아

일반적으로 심리 상태를 검사하는 척도에 대해 평가할 때 해당 검사가 믿을 만한 것인지, 또는 어느 정도의 의미가 있는 것인지 판단하려면 신뢰도와 타당도라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가령 MBTI 검사를 할 때마다 결과가 자주 바뀌는 경우가 있다. 반복적으로 검사할 때 비슷한 결과가 나와야 해당 검사를 신뢰할 수 있는데, 4가지 지표를 개별적으로 보면 검사를 반복할 때마다 재현될 확률이 꽤 높아 신뢰도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16개로 나누어지는 성격 유형이 재현되려면 4가지 지표가 모두 똑같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재현 확률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타당도 역시 이 검사가 얼마나 성격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냐는 의미로 볼 수 있는데, MBTI는 이분법적인 측정을 하고 있을 뿐 아니라 자가 보고식으로만 구성돼 있어 타당도에도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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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 MBTI 틀 안에 갇히기보다 스스로 장단점 보완해야

MBTI 검사 결과와 실제 성격과 다르게 나오는 이유는 MBTI 검사 자체의 한계점이 있기 때문이다. 분류할 수 있는 성격이 16가지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다양한 성격을 제대로 구분할 수 없다.

대부분 MBTI에서 구분하는 양쪽의 성격 특성 중 한쪽으로 극단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둘의 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한쪽 특성이 현저하지 않으면 이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것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자가 보고 검사의 경우 개인이 자신을 스스로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면 실제 성격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MBTI 테스트는 검사 자체에 여러 한계점이 있으므로 성격 유형을 구분하고 상대방의 성격을 단정 지어선 안 된다. MBTI를 통해 평가한 본인 또는 타인의 성격적인 특성에 대해서 이해하고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한 도구로서 가볍게 활용하는 것은 분명히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일란성 쌍둥이조차도 완전히 똑같이 생긴 사람이 없는 것처럼 개인의 성격은 모두 다르기 때문에 결과를 너무 맹신해 상대방에 대한 선입견을 갖거나 쉽게 판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또한 자신을 MBTI로 평가된 하나의 틀 안에 가두는 것보다 본인이 가진 성격적 특성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을 보완하여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참고 자료로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오주영 교수는“성격에는 꼭 좋은 것과 나쁜 것이 있는 것이 아니고 세상 사람들의 성격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염두에 두면서 바람직한 방법으로 MBTI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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