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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대기자의 자영업이야기] 자영업대출 960조 ‘시한폭탄’

입력 2022-06-29 07:00 | 신문게재 2022-06-2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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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는 내년부터 자영업시장에서 줄폐업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그 근거는 여러가지다.

첫 번째는 엄청난 규모의 대출잔액이다. 올해 3월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960조7000억원이다. 코로나19가 일어나기 전인 2019년말보다 40.3%나 늘었다. 326만여명의 자영업 대출자가 이 빚으로 2년을 버텨온 셈이다. 취약차주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취약차주란 금융기관 3곳 이상 빚을 낸 다중채무자 중 저소득·저신용자를 뜻한다. 이들이 보유한 자영업자 대출은 88조8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30.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9월말 대출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되면 막다른 골목에 몰릴 것으로 우려된다.

두 번째는 가파른 금리인상이다. 한국은행의 분석 결과, 대출금리가 해마다 ‘0.5%포인트’ 오르고 금융지원과 손실보전금이 없어지는 ‘복합 충격’ 시나리오에서 내년 자영업 대출자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은 저소득(하위 30%) 자영업자의 경우 올해 34.5%에서 내년 48.1%로, 중소득(40∼70%) 자영업자는 38.6%에서 47.8%로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한은의 분석은 지극히 보수적이다. 미국의 올 연말 예상 기준금리는 3.5%이다. 한국도 한미간 금리역전을 막기위해 최소한 미국 기준금리를 쫓아가야할 처지다. 현재 1.75%인 기준금리를 두배 가까이 올려야할 상황에서 ‘매년 0.5%포인트 인상’이란 가설 자체가 맞지않다. 따라서 내년 자영업 대출자의 DSR은 소득의 절반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가파른 인플레는 자영업 경영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식재료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손님이 늘더라도 3년전의 영업이익을 달성하기 힘들다고 업주들은 하소연한다. 인플레에 대응한 자영업자들의 대응책은 당연히 가격인상이다. 이렇게 되자 손님수가 감소하고 영업이익도 자연히 줄었다. 부채상환 시점이 다가오는데, 소득이 오히려 줄고 있다.

세 번째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연간 3%포인트 이상 급격히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침체가 뒤따르게 마련이다. 시중유동성이 축소되는데다 부채상환에 직면한 기업과 가계가 허리띠를 졸라매기 때문이다. 자영업시장의 젖줄이 말라버리는 셈이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내년은 자영업자들에게 지난 2년 못지않은 시련을 안겨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년간 자영업자들의 화두가 ‘버티기’였다면 내년은 ‘존폐의 기로’가 될 공산이 커졌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금융지원 조치를 단계적으로 종료하되 채무상환 능력이 떨어진 자영업자에 대해 채무 재조정, 폐업지원, 사업전환 유도 프로그램 등으로 출구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규모 폐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므로 출구전략 마련에 힘을 쏟으라는 권고인 것이다. 코로나19는 올해로 막을 내리겠지만 자영업의 시련은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창동 유통전문 대기자·경제학 박사 cdkang198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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