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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옥죄는 올가미’ 같은 규제 풀어야”…대한상의 100대 과제 건의

신산업·현장애로·환경·입지·보건·경영일반 등 6개 분야

입력 2022-07-03 12:00 | 신문게재 2022-07-0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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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로봇 규제
자율주행로봇 규제.(자료=대한상의)

 

“규제는 기업들에게 ‘없으면 좋은’ 정도가 아닌 ‘당장 목을 옥죄고 있는 올가미’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절박한 상황을 정부에 전달하고, 기업들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규제혁신을 추진해달라는 의미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정부의 본격적인 규제혁신 추진을 앞두고 ‘기업이 바라는 규제혁신과제 100선(選)’을 오는 4일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건의서에는 대한상의가 그동안 민간 규제샌드박스 지원센터와 소통플랫폼을 통해 발굴한 규제혁신과제를 비롯해 회원기업과 72개 지방상의를 통해 접수한 과제들이 포함됐다.

대한상의는 “이번 건의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경제 규제혁신TF(테스크포스)’의 핵심분야를 고려해 신산업과 현장애로, 환경, 입지, 보건·의료, 경영일반 등 6대 분야에 대해 100개 과제를 선정했다”며 “정부가 과감한 규제혁신을 예고한 만큼 기업이 바라는 규제혁신 과제에 대해 속도감 있게 검토하고 개선해 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먼저 법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신산업 분야의 규제혁신을 주문했다. 건의서에는 AI(인공지능)·로봇, 드론, 친환경신기술, 수소경제, 공유경제, 모빌리티 등 신산업·신기술 관련 규제혁신 과제 26건이 포함됐다. 이 중에는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승인받은 과제 중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크거나 안정성이 어느 정도 검증된 과제 등 선제적인 후속 법령정비가 필요한 과제들도 담겼다.


신산업 규제는 낡은 법제도가 그대로 남아있고, 관련규제가 여러 부처에 얽혀있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으로 자율주행로봇은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을 필두로 활성화돼 세계 시장규모 2조원(2021년 기준)을 돌파했지만 국내에선 자유롭게 달릴 수 없다. 1960년대에 제정된 도로교통법상 ‘차마’로 분류돼 보도·횡단보도에 진입할 수 없고, 공원녹지법상 공원출입도 제한되며, 개인정보보호법상 AI학습, 충돌방지를 위한 로봇 카메라 영상촬영도 제한되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전파를 활용한 전기차 무선충전기술도 전파법, 전기생활용품안전법, 자동차관리법상 관련기준이 없어 상용화할 수 없다. 이에 두 가지 기술 모두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시범사업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대한상의는 “기업들이 혁신산업에 뛰어들지 못해 글로벌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으려면 범부처 차원의 노력으로 새로운 기술·서비스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규제루프홀(Loophole, 규제사각)을 메워야 한다”고 했다.

두 번째로, 기업들이 현장에서 겪는 규제애로 해결을 건의했다. 투자계획이 있어도 각종 규제, 제도 미비, 인허가 지연 등으로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과제 12건을 담았다.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CCU)과 가연성 고압가스 저장시설, 유증기 액화기술 등에 대한 투자애로 해결이 대표적이다.

CCU는 공장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활용하는 기술이다. 포집된 이산화탄소와 산업부산물과의 화학반응을 통해 시멘트 원료를 생성하는 등의 기술이 개발됐지만, 기존 산업분류 체계에 따라 폐기물재활용업으로 분류돼 인허가 취득 및 사업화에 제한을 받고 있다. 또한 해당기술에 활용되는 재료인 산업부산물 일부는 현행법상 재활용 자체가 불가능해 예외적용이 필요한 상황이다.

건의서에는 기후·환경변화에 대응해 도입됐으나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거나, 친환경 기술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환경관련 규제혁신 과제 10건도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연구개발물질 등록 간소화 등을 통해 기업부담 규제를 완화하고, 폐플라스틱 열분해유제품 규격 마련 등으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다. 현재는 연구개발물질 1개를 수입할 경우 3개 법령(화학물질관리법, 화학물질등록평가법,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각기 다른 관리기관에 별도의 행정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이 외에도 △개발실시계획 변경, 토치처분 및 임대요건 제한 등 산업단지 입지규제 완화 △비대면 진료, 약 배달 등 혁신 의료 서비스 위한 규제혁신 △세제, 고용노동, 공정거래, 산업안전 등 기업활력 제고 위한 규제혁신 등의 내용이 건의서에 담겼다.  

 

화면 캡처 2022-07-03 114342
즉시 개선 가능한 과제.(자료=대한상의)

 

대한상의는 특히 “국회의 협력이 필요한 법 제·개정 사항과 달리 시행령·시행규칙 등 하위법령 개정으로 개선 가능한 과제는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며 즉시 개선 가능한 과제를 별도로 구분해 가시적인 규제혁신 성과를 내 줄 것을 주문했다.

대표적인 게 국가전략기술 인정범위 확대다. 현재 국가전략기술은 반도체, 이차전지, 백신에 제한돼 있으나, 최신기술 트렌드를 반영해 D.N.A(Data, Network, AI) 등의 분야로 대상을 확대하고 세제지원을 강화해 관련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된다는 것이다. 대한상의는 기존 반도체에 연산기능을 더한 지능형반도체를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인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로 인정해 줄 것도 건의했다. ’자동차 무선 업데이트‘(OTA),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 상쇄배출권 확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제품 규격 현실화‘ 등도 즉시 개선할 수 있는 과제에 포함됐다.

한편, 대한상의는 전국 72개 상공회의소에 지역기업의 현장애로를 상시적으로 발굴·건의 할 수 있는 ’규제혁신 핫라인‘을 개설·운영한다. 대한상의 지역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 지역상의에 규제혁신 전담직원을 두고 정기적으로 기업의 현장애로와 건의과제를 발굴, 정부에 건의하는 채널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대한상의 강석구 조사본부장은 “대한상의는 전국상의 규제혁신 핫라인 등 다양한 회원과의 소통채널을 통해 지속적으로 규제를 발굴하고 개선방안에 대한 목소리를 낼 계획”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기업별 건의와 규제혁신과제 해결을 중심으로 접근하되, 장기적으로는 개별 규제를 하나하나 고치는 방식에서 벗어나 불합리하거나 작동하지 않는 다수의 규제법을 찾아내 과감히 폐지하고 통폐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박기태 기자 parkea1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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