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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영화 '육사오' 고경표 "만약 로또 1등 당첨되면 마음 편히 여행 떠나야죠"

[人더컬처] 영화 '육사오', 고경표
'로또'를 부르는 북한말, "오타인가 싶었지만......"
"군대서 느낀 좋은 기억, 운명처럼 이 영화로 이끌어"
"진정성 있는 웃음, 한국 코미디의 기근 없앴으면"

입력 2022-08-15 18:00 | 신문게재 2022-08-1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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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고경표는 곧 제대를 앞둔 남한 전방 감시초소 GP의 말년 병장 천우를 연기했다. (사진제공= 싸이더스)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었던 거지 주연이 하고 싶은 게 아니거든요.”

 조연이든 특별출연이든 스펙트럼 넓은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올해만 해도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24일 개봉하는 ‘육사오’, 비슷한 시기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되는 ‘서울대작전’ 사이에 얼마 전까지 영화의 거장 미이케 다카시 감독과 ‘커넥트’를 찍었으니 빈말이 아니다. 오는 9월에는 드라마 ‘월수금화목토’가 첫 방송을 앞두고 있으니 지난 2020년 만기제대 후 오롯이 ‘일’만 해온 게 느껴진다. 

고경표는 12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나 영화 ‘육사오’에 대해 “처음엔 오타인 줄 알았다. 6.25사변에서 따온 ‘육이오’라고 생각하며 시나리오를 읽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바람을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버린 57억 1등 로또를 둘러싼 남북한 군인들 간의 코믹 접선극인 줄은 꿈에도 모른 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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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표(사진제공= 싸이더스)

또래보다 늦은 입대였지만 그곳에서 만난 소중한 사람들이 ‘군대 소재’에 대한 진압의 장벽을 낮췄다.

 

“출연을 결정할 때는 일단 재미있고 예전의 캐릭터와 겹치지 않는 것을 우선으로 봐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집중하는 시간이 저에겐 무척 소중하거든요. ‘살면서 노력이라는 걸 언제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면 바로 그 때니까요.”

  

그가 맡은 천우라는 이름은 영화에서는 편집된 대사지만 ‘1000마리의 소를 키우는 사람’에서 따왔다. 

 

말년 병장인 그는 우연히 주운 로또가 1등에 당첨되는 천운을 누리는 것도 잠시 북한 군인들과 협상을 벌여야 하는 처지가 된다. 같은 동포지만 긴 시간 다른 이념으로 대립해온 그들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접선하는 여러 상황들이 기대 이상의 재미를 선사한다. 

 

고경표는 “실제로 극 중 곽동연씨가 연기한 ‘GP에 차출된 아저씨’를 2주간 경험해 본 적 있다. 타 부대에서 건너왔을 때의 상황과 느낌을 직접 경험해봤기에 생생한 시나리오가 와 닿았던 것 같다”며 출연을 결정지은 계기를 밝혔다. 

 

천우는 당첨금을 찾기 전까지 일종의 포로(?)로 일주일간 북한으로 건너가게 된다.  맞교환되는 북한 병사 리영호 역할은 이이경이 맡아 연기대결을 펼친다. 각자 존재감 없이 부대에 스며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나오는 심성들이 ‘육사오’가 지닌 웃음 코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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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표, 이이경, 음문석, 박세완, 곽동연, 이순원, 김민호까지 충무로 영블러드들이 총출동한 화려한 라인업으로 무장한 영화 ‘육사오’. (사진제공=씨나몬㈜홈초이스, 싸이더스)

 

천우는 자가식량조달이 우선인 북한의 상황을 발견하고 자신이 남한에서 익힌 축산 정보를 아낌없이 퍼 준 탓에 일반병사들은 꿈도 못 꾸는 평양 간부학교에 추천받게 된다. 리영호 역시 북한에서 단련된 헝그리 정신이 엉뚱하게 발휘되는 통에 부대의 영웅을 넘어 국가를 위해 국적도 버리고 입대한 교포병사로 둔갑해버린다. 

 

영화로 익힌 B급 독일어를 조력자 중대장(음문석)에 의해 듣기만 해도 눈물이 흐르는 애국의 문장으로 통역되는 신은 ‘육사오’가 올 여름 극장가의 유일한 코믹극임을 증명하는 포복절도신이다. 

 

이에 고경표는 “한국에서 코미디 장르가 주춤한 시기가 너무 길어졌는데 이 영화가 그 목마름을 없앨 것”이라고 자신했다. 우유를 생산하느라 평생 임신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젖소들을 위한 동물복지, 즉 ‘젖소산후조리원’을 꿈꾸는 역할인 만큼 개와 닭, 오리, 돼지 등이 현장에 가득했던 촬영 현장은 고경표에게 힐링의 시간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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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제 68회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공식 초청된 ‘차이나타운’의 추억이 너무 좋았다는 그는 “이번 ‘헤어질 결심’이 칸에 간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다. 드라마 촬영 중이라 못 간 게 너무 아쉽다”는 속내를 밝히기도.(사진제공= 싸이더스)

   

평소 강아지를 워낙 좋아해 스케줄이 없는 날이면 애견카페에서 상주하는 편이라는 그는 “언제 그렇게 작고 보드라운 새끼 돼지를 안아보겠나”라며 특유의 개구진 웃음을 보였다. 실제로 로또 1등에 당첨되면 하고 싶은 일을 묻자 “지금과 다른 일상이 될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예전보다는 편한 마음으로 여행을 떠날 것 같다”고 말했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악한 사람은 없다는 걸 믿는 편이에요. 게다가 사회초년생인 천우가 가진 순박함을 표현하기 위해 89㎏까지 살을 찌웠어요. 데뷔 이후 이렇게 마음이 편한 기간이 없을 정도로 행복했죠. 야식에 탄수화물은 기본이고 다음날 부어있는 상태로 촬영하면 더 반응이 좋았어요. 북한 사투리도 안 어려웠던 이유가 외가가 이북쪽이라 그 억양을 듣고 자랐거든요. 다른 배우들에 비해 디테일하게 구사하진 않아도 괜찮았지만 사투리 선생님이 저를 보고 ‘더할 것도 없다’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육사오
남북한 군인 모두가 브레이브 걸스의 ‘롤린’(Rollin’)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에 대해 그는 “정말 사실적인 시나리오인 게 이 곡이 차트 역주행의 신화인 노래기도 하고 많은 분들에게 힘을 준 전설이 있다.그 신을 보면서 많은 분들이 추억을 되새겼으면 한다”고 말했다.(사진제공= 싸이더스)

고경표는 나이에 비해 꽤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가진 축에 속한다. 충무로의 재주꾼으로 불린 장진사단에서 코미디를 배웠고 SNL 생방송을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현장을 몸에 익혔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는 연하남의 아련함을, 넷플릭스 시리즈 ‘디.피.’(D.P.)의 진중함을 떡잎부터 발산한 한준희 감독의 영화 ‘차이나타운’으로 칸국제영화제의 레드카펫을 일찌감치 밟기도 했다. 이후 ‘7년의 밤’ ‘명량’ 등 작가주의와 흥행을 아우르는 작품을 넘나든 장본인이기도 했다. 

 

배우로서 욕심에 대해 묻자 고경표는 “누군가에게 신뢰를 주는 배우였으면 좋겠다”며 “배우로서 원하는 목표를 다 이뤘기 때문에 늘 행복하다. 이미 주연도 해봤고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기도 했고 장르물도 해봤다. 그저 앞으로 차근차근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그가 연기했던 캐릭터에서 위로받았던 순간을 읊으며 “당신이 연기에 진심인 건 충분히 박수받아도 된다. 그 신뢰는 증명됐다”고 털어놓는 순간 그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잠긴 목소리로 “감사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나중에야 그 말이  군복무 당시 돌아가신 어머니가 해 준 말이란 걸 전해들었다. 그는 스스로를 너무 많이 낮추지도, 그렇다고 기고만장하지도 않았다. 고경표는 늘 그렇게 자신의 길을 걷는 사람이자 배우였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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