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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꿈의 오케스트라 박은수 "희망 품은 엔쿠엔트로스, 자연의 소중함을 연주하는 음악가를 꿈꿉니다!"

[컬처스케이프] 한국인 최초 '엔쿠엔트로스' 참여 박은수

입력 2022-08-18 18:30 | 신문게재 2022-08-1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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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수(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다 함께 ‘캐논’을 연주하고 싶어요. 저희 5남매 모두가 좋아하는 곡이거든요. 첫 멜로디에서 계속 변주가 돼 재미있으면서도 아름다운 곡이라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멜로디들이 곡 속에 들어있어 각자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고 또 서로 주고받으며 즐겁게 연주할 수 있는 곡인 것 같아요.”

 

오케스트라가 뭔지도 몰랐던 전라북도 부안군의 10살짜리 소녀였던 박은수에게 음악은 그리고 바이올린은 이제 없어서는 안될 존재이자 미래를 함께 할 동반자가 됐다. 어머니의 제안으로 그를 비롯해 꿈의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5남매가 함께 연주하고 싶은 곡도 생겼다. 

“첫날 선생님들이 ‘사랑의 인사’를 연주해주셨어요. 그때의 바이올린 멜로디가 아직도 생생하게 남아 있어요. 그렇게 아름다운 멜로디를 연주하고 싶어서 바이올린을 선택했죠. 오케스트라에서도 바이올린이 꽃이라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어요. 멜로디를 연주하면서 오케스트라의 목소리 역할을 하는 것 같거든요.”

박은수
박은수양(오른쪽)과 꿈의 오케스트라 부안의 김수일 주무관(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그렇게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주관의 ‘꿈의 오케스트라’ 부안에서 꼬박 10년을 활동한 박은수양은 바이올린 전공을 꿈꾸며 대학입시를 준비 중이다. 꿈의 오케스트라는 베네수엘라의 ‘엘 시스테마’(El Sistema) 정신에 입각해 2010년 출범한 아동·청소년 음악교육 프로그램이다. 현재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51개 거점기관에서 2900여명의 아동·청소년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활동 중이다. 

 

지난해 꿈의 오케스트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입시를 준비 중인 박은수양은 지난달 한국인 최초로 두다멜재단-LA필 콘서트 ‘엔쿠엔트로스 LA’(Encuentros Los Angeles, 이하 엔쿠엔트로스) 오케스트라 멤버로 참여하는 행운도 누렸다.

 

 

◇ 22개국 100명의 젊은 음악가들과 함께 한 ‘희망’의 엔쿠엔트로스 “가장 기억에 남는!”

 

박은수
박은수(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제가 가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행복했고 책임감도 컸어요. 한국 대표로서 부끄럽지 않도록 출국 전날까지 연습했죠. 할리우드볼에서 연주할 곡들의 악보를 받았는데 어떻게 연습해야할지 막막했어요. 드보르작(Dvorak)의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Symphony No. 9, “From the New World”)과 오케스트라는 잘 연주하지 않는 재즈곡인 웨인 쇼타(Wayne Shorter)의 ‘가이아’(Gaia) 그리고 아예 초연되는 곡(지안카를로 카스트로 다도나의 ‘엔쿠엔트로스 축제 서곡’)도 있었죠.”


이에 그는 꿈의 오케스트라 세종의 권정환 음악감독에게 특훈을 받기도 했다. 박양은 “직접 연주하는 걸 봐주셨고 악보 한마디 한 마디를 설명하고 해석방법을 알려주셨다”며 “미국 리허설에서 사용하는 음악용어,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는 조언 등을 해주셔서 더 잘 준비해갈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엔쿠엔트로스는 베네수엘라의 음악교육 프로그램인 엘 시스테마(El Sistema) 출신의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Gustavo Dudamel)과 그의 아내 마리아 발베르데(Maria Valverde)가 이끄는 두다멜재단 그리고 YOLA(Youth Orchestra Los Angelses)와 LA필하모닉이 주관하는 오케스트라 리더십 및 음악 훈련 프로그램이다. 전세계에서 모여든 100명의 젊은 음악가들(18~26세)이 2주간 마스터클래스, 워크숍 그리고 할리우드 볼과 허스트 그릭 시어터(UC버클리)에서의 콘서트를 진행한다.

“22개국에서 온 연주자들과의 무대, 수많은 연습과정들, 객석에서 쏟아진 박수…엔쿠엔트로스는 제가 바이올린을 배운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이 될 것 같아요. 미국에서 다큐멘터리 촬영을 하면서 엔쿠엔트로스를 한 단어로 정의하면 어떤 말이 떠오르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희망’(Hope)이라고 답했어요. 이 캠프(엔쿠엔트로스)를 통해 받은 느낌, 감정들, 선한 에너지 등을 다른 사람들에게, 음악으로 나누고 싶어요.”

 

◇다시 한번 절감한 “음악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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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힘을 일깨운 마에스트로 구스타보 두다멜과 리허설 중인 엔쿠엔트로스 단원들(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두다멜 선생님께서 ‘평범하게 길을 걸어갈 때와는 다르게 우린 악기를 지닐 때 무한한 힘을 가진다. 그래서 음악을 하는 것은 매우 힘이 있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놀랐어요. 저 또한 음악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힘이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음악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세계적인 마에스트로 두다멜과 훈련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박은수양은 “다시 한번 음악의 힘을 느끼기도 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바이올린을 전공해야겠다고 생각한 뒤로 다른 건 보지 않았다. 가는 길이 힘들어도 먼 곳에서 빛이 비춰지는 것처럼 환하게 느껴졌다”며 “음악을 사랑했고 연주할 땐 너무 행복했다. 이 순간들이 계속 음악을 하게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엔쿠엔트로스에서 놀랐던 것 중 하나가 다양한 전공을 하면서 바이올린도 전공으로 하시는 분이 의외로 많았다는 사실입니다. 음악을 친구처럼 생각하신 거죠. 음악을 더 즐기고 행복한 얼굴로 연주하는 모습이었어요.”

그가 엔쿠앤트로스에 참여하게 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서울대학교 입시를 준비 중이었다. 1차에는 합격했지만 2차에서 고배를 마시고 다소 주눅이 들었을 때 접한 엔쿠엔트로스에서의 경험은 그 음악에 대한 사랑을 더욱 견고하게 다지는 계기가 됐다. 

“늦게 시작한 입시 때문에 늘 초조하고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캠프를 다녀온 후로 열정과 패기로 단단히 무장한 것 같아요. 연주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같이 공감하고 이해하면 더 많은 상상력이 발휘된다는 것을 느끼게 됐거든요. 연주자들과 서로 공감하고 또 관객들도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엔쿠엔트로스에서도 “K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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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쿠엔트로스 리허설 모습.(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모든 친구들이 음악에 열정적이었고 즐겼어요. 음악에 깊게 공감하면서 음악을 즐기는 모습에서 많은 걸 나눴죠. 입시 중이었기 때문에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행복했어요.”

엔쿠엔트로스에서 전세계 젊은 음악가들을 만난 박양은 “포르투갈에서 온 마리아나 비엘라(Mariana Vilela)와 마리아나 산토스(Mariana Santos) 언니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털어놓았다.

“기숙사 바로 옆방 언니들인데 많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어요. 제 옆자리에서 연주한 마리아나 산토스 언니는 K팝이 유명해지기 전부터 관심을 가졌다고 하더라고요. 저 보다 더 많은 K팝을 알고 있었죠. 한국음식을 좋아하고 한국어를 읽고 간단한 단어들은 쓸 수도 있었죠.”

박은수양은 “언니들이 한국에 관심이 많아서 더 재밌게 보낼 수 있었다”며 K컬처에 대한 재밌는 에피소드도 털어놓았다. 

“스페인에서 온 알레한드라(Alejandra pina Villafranca) 언니가 버스에서 K팝을 들려줬는데 제가 ‘스페인 노래냐?’고 물어봐서 서로 웃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곳에서 영어 아니면 스페인어만 들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이렇게 2주 동안 지내면서 스페인어에도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알레한드라와 스페인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박은수양은 “2주 동안 함께 지내면서 서로의 언어를 알려줬다”며 “간단한 인사와 숫자세기부터 시작했는데 열심히 배운 결과 마지막 날에는 많은 친구들이 놀랄 정도로 많이 알게 됐다”고 전했다.

꿈의오케스트라 박은수 단원
박은수(사진제공=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나중에 알레한드라 언니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스페인어로 이야기하고 싶어요. 많은 나라 친구들에게 한국어를 알려줄 수 있어서 뿌듯했고 저 역시 새로운 언어를 배우게 돼 너무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힐러리 한처럼! “자연의 소중함을 연주하고 싶어요”

“(미국의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을 정말 좋아해요. 그의 음악은 슬픔을 정화한 고요함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힐러리 한의 음악은 저에게 매 순간 감동을 주죠. 연주를 들을 때마다 저에게 바이올린은 이렇게 연주하는 거야라고 가르침을 주는 것 같아서 많이 보고 배웁니다.”

이어 힐러리 한에 대해 “온 가족이 좋아한다”며 “집에서 아침마다 힐러리 한이 연주한 바흐, 멘델스존, 시벨리우스 작품을 자주 듣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 “국내에서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독일에 가서 공부를 하고 싶다”며 “엔쿠엔트로스에서 만난 언니도 그랬었다. 클래식의 본 고장에서 더 깊게 음악을 공부하고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함께 배우고 연주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제가 사는 곳은 시골 작은 마을입니다. 비가 오면 들판을 뛰어다니고 눈이 오면 언덕길에서 미끄럼을 탔어요. 커다란 나무숲이 뽑힐 것처럼 큰 폭풍도 많이 보며 자랐죠. 어렸을 때 자연에서 행복했던 순간 그리고 자연의 소중함을 연주하는 연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 연주를 듣고 많은 위로와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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