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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대EU 천연가스 공급 전면 중단시 성장률 추가 하향 우려

입력 2022-08-28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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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동 멈춘 독일행 러시아 가스관
독일 루브민에 있는 노르트스트림1 천연가스 해상 파이프라인 육상 시설 (AP/D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러시아의 대(對)EU 천연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실제로 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될 경우 유럽 뿐만 아니라 세계 및 국내 경제성장률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 ‘러시아의 EU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 현황 점검’에 따르면 올해 겨울철 러시아의 가스공급 중단으로 EU에서 대규모 생산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U 경제는 2020년 기준 전체 에너지 소비의 약 24%를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고, 천연가스 사용량의 36%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러시아산 수입 비중이 각각 26.9%, 46.7%를 차지하는 원유와 석탄은 해상운송을 통한 수입이 용이하지만 천연가스는 대체가 어렵다.

러시아의 대EU 천연가스 공급 감소는 지난해 말 EU·러시아간 갈등으로 시작돼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본격화됐다.

러시아는 EU 역내 국가중 폴란드·불가리아에 대해 지난 4월말부터, 핀란드·네덜란드·덴마크는 지난 5월말부터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했다. 독일·이탈리아·프랑스·체코·슬로바키아·오스트리아는 가스공급량을 줄였다. 특히 지난 7월말부터 독일과 연결되는 파이프라인 ‘노드스트림1’ 공급량을 정상 물량의 20%까지 줄인 상태다.

러시아의 대유럽 가스공급
(자료=한국은행)
EU에 대한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규모는 7월중 일평균 1.3억 입방미터(㎥)로 2021년 일평균 3.7억 입방미터(㎥) 대비 35% 수준으로 하락했다.

러시아는 표면적으로는 천연가스 거래대금을 루블화로 결제하지 않았다거나, 가스관 정기점검 등을 가스공급 중단 사유로 발표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EU가 대러시아 제재를 강화한 것에 대한 대응이라는 해석이 많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EU 각국에서는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완전 중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대책 마련을 강조하고 있다. EU 집행위원장, 프랑스 경제부 장관 등이 러시아의 가스공급 완전 중단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노드스트림1의 유지보수를 위해 가스공급을 오는 31일부터 3일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발표해 유로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의 가스공급이 전면 중단될 경우 세계경제 성장률뿐만 아니라 한국경제 성장률도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 25일 발표한 ‘수정경제 전망’에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과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을 5월 전망수준(각각 3.4%, 2.7%) 보다 하향조정한 3.2%, 2.6%로 제시했으나, 이는 노드스트림1 공급량이 20% 축소된 상태(7월말 기준)까지 반영된 것이다.

이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천연가스 공급이 노드스트림1 공급량을 20%로 축소한 현 수준이 지속되는 것을 베이스라인(기본 가정)으로 하고 있다”며 “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 된다면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가스가격 뿐 아니라 원유나 LNG 등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가격을 전반적으로 상승시켜 물가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는 “가스 공급 전면 중단은 성장에는 하방압력을 물가에는 상방압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김웅 조사국장도 ‘수정경제 전망’ 설명회에서 “러시아의 대유럽 가스공급이 중단된다면 연구기관 등에서 발표한대로 유럽 전체성장률이 1~2% 정도는 내려가게 된다”며 “유럽과 관계가 깊은 중국에도 영향을 미치고 세계경제와 우리 경제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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