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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라떼] 윤 대통령, 잇단 ‘외교참사’ 논란…전직 여야 의원들 “윤 대통령 준비부족이 이런 논란 불러일으켜”

김재경 “대통령 경험 부족도 사실인 만큼 그런 부분 보완해야”
홍일표 “참모들이 세밀하게 챙기고 대통령실도 인재 영입해야”
이목희 “역할과 책임이 큰 지위에 있는 사람일수록 말과 행동 조심해야”
김형주 “막말 논란, 미 의회 지적 아니더라도 야당에 대한 표현으로도 부적절”

입력 2022-09-2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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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려사하는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간담회의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연합)

 

“나 때는 말이야” 사람들이 현재를 지난날과 비교하며 지적할 때 자주 붙이는 말이다. 이를 온라인상에서는 ‘나 때’와 발음이 유사한 ‘라떼’라고 부른다. 브릿지경제신문은 매주 현 21대 국회 최대 현안에 관해 지금은 국회 밖에 있는 전직 의원들의 훈수, 라떼를 묻는다. 여권에선 국민의힘의 김재경·홍일표 전 의원,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에선 이목희·김형주 전 의원이 나섰다.


영국·미국·캐나다를 순방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별다른 소득 없이 ‘외교 참사’ 논란만 낳고 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영국을 방문해선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조문일정을 건너뛰고, 미국을 방문해선 미국·일본과 각각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는 당초 발표와는 달리 ‘48초 스탠딩 대화’(한·미)와 ‘30분 만남’(한·일)에 그쳤기 때문이다. 대화와 간담의 결과 발표에서도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윤 대통령의 영국 순방 핵심은 엘리자베스 여왕의 시신이 안치된 웨스트민스터 홀을 찾아 조문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이 중요한 일정을 당일 갑자기 취소했다.

미국 순방의 핵심은 ‘한·미 정상회담’과 ‘한·일 정상회담’이었다. 앞서 국가안보실은 지난 15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20~21일 이틀 동안 유엔총회에 참석하는 주요국 정상들과 양자회담을 추진 중”이라며 “일정이 유동적이지만 현재로서는 한미 정상회담,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합의하고 시간을 조율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당초 기대한 형태의 정상회담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는 ‘48초 스탠딩 대화’에 그쳤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는 일본 정부 측 표현대로라면 ‘30분 간담’에 그쳤다.

윤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과 48초 스탠딩 대화를 나눴던 행사의 퇴장 후 발언도 논란에 휩싸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 주최의 ‘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포럼을 마치고 퇴장하는 중 박진 외교부 장관 쪽을 향해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X 팔려서 어떻게 하나”라고 말하는 장면이 현장 기자들의 카메라에 포착이 됐다.

이 발언이 알려지자 야당 측에서는 즉각 비판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회의장을 나오면서 비속어로 미국 의회를 폄훼하는 발언이 고스란히 영상에 담겼다”며 “대형 외교 사고로 큰 물의를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정부의 빈손 외교, 비굴 외교에 이어 윤 대통령의 막말 사고 외교로 대한민국의 국격까지 크게 실추됐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허은아 의원은 지난 20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 출연해 ‘윤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은 못 했는데 준비 부족이었던 것이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조금 더 조율하고 조금 더 준비됐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김재경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잇따른 ‘외교참사 논란’과 관련해 “최근엔 언론에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 속속들이 보도되는 만큼 대통령실이 좀 더 보좌를 잘 했어야 되는 것 아닌가 생각된다”면서도 “결국 대통령이 경험이 부족도 사실인 만큼 그런 부분을 스스로 인정할 줄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 주변에 인재를 제대로 영입해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일을 처리해야 할 것 같다”며 “그런 측면에서 대통령실 축소가 반드시 옳은 건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의 ‘막말 논란’ 해명과 관련해선 “이번 대통령실 해명이 맞는다고 한들 대통령이 야당을 향해 그런 표현을 쓰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같은 당 홍일표 전 의원은 이번 ‘외교참사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도 좀 실수를 했지만 참모들이 좀 더 세밀하게 챙기지 못한 것 같다”며 “그런 복합적인 작용이 미숙한 부분을 노출시켰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미 정상 환담의 경우 여러 가지 외교, 경제적 문제들이 언급됐지만 모양이 좀 엉성하고 형식이나 절차적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외교적 문제들을 좀 더 치밀하고 전략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기강확립과 적극적 인재영입이 필요한 것 같다”며 “대통령실 인력이 부족하면 그런 부분을 더 보완을 해야지 국가적 차원에서 이런 부분을 계속 방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목희 전 의원은 이번 ‘외교참사 논란’과 관련해 “우선 국민들이 보기에 참 민망하고 답답한 상황”이라며 “외교에 대한 기본적 준비가 제대로 안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한미 정상 환담의 경우 한국의 고충을 고려한 외교, 경제적 메시지가 미국에서 나왔어야 함에도 아무런 성과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막말 논란’과 관련해선 “윤 대통령의 발언이 미국 의회든, 우리 국회를 향했든 공적인 일에 종사하는 사람 그리고 역할과 책임이 큰 지위에 있는 사람일수록 조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윤 대통령 자신의 준비부족으로 인해 결국 이런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참모들이 직을 걸고 직언할 수 있는 노력과 함께 대통령 스스로 상대를 대하는 태도나 자세를 바꿔야 한다”며 “윤 대통령은 상대를 존중하는 토대 위에 대화와 소통을 통해 일을 추진해야 할 것 같다”고 충고했다.

같은 당 김형주 전 의원은 이번 ‘외교참사 논란’과 관련해 “우선 대통령실에서 이번 순방에 대하여 너무 지나치게 확정되지도 않은 일정들을 확정된 것처럼 이야기를 해 국민들의 기대를 높이고 그것에 부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부분이 문제였던 것 같다”며 “시스템적으로 대통령실에 문제가 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내부적인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확정돼 있지 않고 너무 정무적인 판단 없이 외교 활동을 하는 것 같다”며 “추가적으로 영국 대사 등의 인사 부재도 이런 논란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막말 논란의 경우 미 의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었더라도 야당에 대하여 그렇게 표현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대통령실이 내부적 컨트롤 타워를 명확히 하고 국제무대에서 허둥대는 모습을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재호 기자 cjh8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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