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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바리톤과 바리톤, ‘도플갱어’로 무대에 오르다! 사무엘 윤과 김기훈 “절망 속에서도 희망은 있어요”

입력 2022-09-26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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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플갱어-프로필] 사무엘윤X김기훈_2
듀오 콘서트 ‘도플갱어’를 선보일 바리톤 김기훈(왼쪽)과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사진제공=마포아트센터)

 

“바리톤과 베이스 바리톤이 한 무대에 설 일이 없었어요. 듀엣으로 할 수 있는 작품들도 많지 않죠. ‘돈 조반니’나 ‘아틸라’ 정도예요. 그럼에도 둘이 같이 할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하셨으니 어떻게 꾸며볼까를 고민하다 ‘도플갱어’ 콘셉트를 선보이기로 했습니다.”

유럽을 주무대로 활동하며 지난 3월부터 서울대학교 성악과 전임교수로 부임한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은 마포문화재단에서 주최하는 제7회 M클래식축제(11월 24일까지 마포아트센터) 기간에 선보일 사무엘 윤X김기훈 듀오 콘서트 ‘도플갱어’(doppelganger, 9월 27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 대해 이렇게 소개했다. 

 

[도플갱어-프로필] 사무엘윤_1
듀오 콘서트 ‘도플갱어’를 선보일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사진제공=마포아트센터)

사무엘 윤은 서울대 성악과, 이태리 밀라노 베르디 음악원, 독일 쾰른 음악원 등에서 수학했고 2012년 바이로이트 바그너 페스티벌 개막작인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주역을 비롯해 세계 유수의 극장 작품에 출연했다.

 

최근 독일 주정부로부터 독일어권 최고 영예인 ‘궁중가수’(Kammersanger) 칭호를 수여 받기도 한 그는 쾰른 오페라 극장의 종신 성악가 솔리스트기도 하다.

“바리톤과 베이스 바리톤, 저음성부 성악가들이 함께 무대에 서는 건 처음 시도하는 프로젝트예요.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도 시도되지 않는 형식이죠. 저도 설레고 김기훈 후배도 부담이 되겠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준비 중입니다.”

사무엘 윤의 말에 김기훈은 “이 공연 제안이 왔을 때 다른 사람과 함께 라면 별로 기쁘지 않았을 것 같고 흔쾌히 허락하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김기훈은 지난해 ‘성악 콩쿠르의 끝판왕’으로 평가받는 ‘영국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하며 전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성악가다.

“저희 두 사람이 한곡을 두고 감정을 공유하고 서로를 통해 내면도 바라보는 ‘도플갱어’라는 콘셉트가 와닿았어요. 단순히 성악가로서 본인만 부를 수 있는 아리아나 가곡으로 꾸리면 편하고 전형적인 성악 무대가 됐겠죠. 외국에서 도플갱어는 만나면 죽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두려운 존재예요. 저희가 선보일 ‘도플갱어’는 그런 도플갱어를 만났지만 죽지 않고 극복해낸다는 이야기죠.”


◇고전 레퍼토리로 충분히 새롭게!

[도플갱어-프로필] 사무엘윤X김기훈_3
듀오 콘서트 ‘도플갱어’를 선보일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왼쪽)과 바리톤 김기훈(사진제공=마포아트센터)

 

“사실 이렇게 안 할 수도 있었어요. 실제로 ‘너무 힘들다. 그냥 아리아로만 꾸리자’고 한 적도 있었죠. 하지만 원래의 콘셉트로 돌아왔어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지금까지 어디서도 시도된 적 없는 콘서트, 누군가는 해야할 일을 저희들이 꼭 해야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클래식을 전공하는 많은 후배들, 음악가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을 줄 수 있었으면 했죠.”

사무엘 윤의 설명처럼 제7회 M클래식축제를 앞두고 진행한 회의에서 무심코 던져진 아이디어가 실제 무대로 이어지기까지는 수차례의 번복과 깊은 고민이 있었다. ‘도플갱어’ 1부는 정통 독일 가곡으로, 2부는 유명 오페라의 아리아로 꾸린다.  

 

[도플갱어-프로필] 김기훈_1
듀오 콘서트 ‘도플갱어’를 선보일 바리톤 김기훈(사진제공=마포아트센터)

1부는 가곡에서는 시도된 적 없는 함께 부르기, 연극 형식까지 동원되며 2부는 각자의 색을 살린 바리톤 아리아들을 선보인다.

 

퇴장 없이 두 성악가가 무대에 머무르는 1부에서는 공연 동명인 슈베르트(F. Schubert)의 ‘도플갱어’(Der Doppelganger)를 시작으로 슈트라우스(R. Strauss)의 ‘내일’(Morgen)까지를 선보인다.

 

“절망적인 상황에 처한 한 남자 이야기”라고 소개한 사무엘 윤의 설명에 따르면 스무살 차이의 두 사람은 “한곡을 나눠 부르기도 하고 같이 부르기도 한다.”

‘도플갱어’와 ‘내일’을 비롯해 따로 혹은 같이 부르는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Der Tod und das Madchen), 베토벤(L. v. Beethoven)의 ‘이 어두운 무덤에’(In questa tomba oscura), 브람스(J. Brahms) ‘죽음은 차디찬 밤’(Der Tod das ist die kuhle Nacht), ‘다시 네게 가지 않으리’(Nicht mehr zu dir zu gehen), 슈베르트의 ‘까마귀’(Die Krahe), 슈만(C. Schumann)의 ‘나는 어두운 꿈속에 서 있었네’(Ich stand in dunklen traumen) 등은 사무엘 윤도, 김기훈도 불러본 적이 없는 곡들이다.

‘까마귀’와 ‘나는 어두운 꿈속에 서 있었네’ 사이에는 두 사람과 함께 무대에 오를 피아니스트 정태양이 솔로로 말러(G. Mahler)의 ‘교향곡 5번 4악장 아다지에토’(Symphony No. 5 Ⅳ. Adagietto)를 선보인다. 

 

이는 제75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 박해일·탕웨이 주연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 삽입돼 잘 알려진 곡이다. 이곡은 절망적인 상황에서 희망으로 전환되는 브릿지 역할을 하다는 사무엘 윤의 전언이다. 

 

[도플갱어-프로필] 사무엘윤X김기훈_5
듀오 콘서트 ‘도플갱어’를 선보일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왼쪽)과 바리톤 김기훈(사진제공=마포아트센터)

 

“여자로부터 실연을 당하고 방황하고 계속 악몽을 꾸던 남자가 ‘내일’이라는 희망을 가지기 전까지의 모든 과정이 젊은 시절의, 공부하면서 혹은 오페라 가수로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때를 떠올리게 합니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코로나19로 음악하는 분들 중에는 생계를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많아요.”

이에 사무엘 윤은 “그래서 새운 시도를 해야 하는데 그 돌파구를 클래식이 아닌 다른 것에서만 찾아야 하나 싶었다”며 “고전 레퍼토리로 시도할 수 있는 새로움을 찾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클래식이 좀더 대중화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한 것 같아요. 기존의 것을 버리는 게 아니라 기존의 것을 가지고도 충분히 새롭게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 이번 공연의 목표죠. 고전 레퍼토리에 연극적 요소를 가미해 관객들에게 감정을 호소하고 전달할 수 있다면 이 공연의 취지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도플갱어-프로필] 사무엘윤X김기훈_1
듀오 콘서트 ‘도플갱어’를 선보일 바리톤 김기훈(왼쪽)과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사진제공=마포아트센터)

이어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공연이고 특별한 시도”라며 “저희가 고전 레퍼토리로 새로운 시도의 아이디어를 제시했으니 후배 음악가들도 저희와 같은 시도를 하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2부에는 1부와 달리 정통 클래식 공연 형식을 따른다. 두 사람은 레온카발로(R. Leoncavallo) 오페라 ‘팔라아치’(Pagliacci) 중 ‘신사 숙녀 여러분’(Si puo?), 도제니티(G. Donizetti) ‘사랑의 묘약’(L‘elisir d’amore)의 ‘여러분 들어보세요’(Udite, Udite o rustici), 모차르트(W.A. Mozart) ‘코지판투테’(Cosi fan tutte) 중 ‘당신의 시선을 나에게 돌려주세요’(Rivolgete a lui lo sguardo), 로시니(G. Rossini) ‘세비야의 이발사’(Il Barbiere di Siviglia) 중 ‘나는 이 거리의 만물박사’(Largo al factotum dell citta)와 ‘험담은 산들바람처럼’(La calunnia e un venticello), 구노(C. Gounod) ‘파우스트’(Faust)의 ‘이 곳을 떠나기 전에’(Avant de quitter ces lie0 중 ux), ‘내 사랑 들리지 않는가’(V’ous qui faites l‘endormie), 베르디(G. Verdi) ‘아틸라’(Atiila) 중 ‘영원한 영광의 정상에서’(Tregua e cogl’Unni…Dagli immortali vertici)와 ‘동방의 지도자여, 자만심에 넘치는 당신’(Uldino… Tardo per gli anni…Vanitos!), ‘오텔로’(Otello)의 ‘나는 잔인한 신을 믿는다’(Vanne! la tua meta gia vedo… Credo in un Dio crudel!)를 선사한다.


◇절망, 그럼에도 ‘내일’은 있다

[도플갱어-프로필] 사무엘윤X김기훈_4
듀오 콘서트 ‘도플갱어’를 선보일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왼쪽)과 바리톤 김기훈(사진제공=마포아트센터)

 

“김기훈 후배는 한국에서 잘하는 바리톤이 아니에요. 전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바리톤이죠. 이번에 함께 공연을 준비하면서 다시 한번 좋은 성악가라는 걸 느꼈어요, 김기훈 후배의 앞으로 20년은 어떤 바리톤도 하지 못한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15년 마스터클래스에서 처음 만난 후 7년만에 함께 무대에 오르는 김기훈에 대해 사무엘 윤은 “좋은 성악가”라고 평했다. 김기훈은 “연습을 하면서 (사무엘 윤) 선생님을 통해 미래의 저를 투영한다”고 털어놓았다.

“내가 10년, 20년 뒤에도 저런 모습일까, 나도 저렇게 될 수 있을까…피아노를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연습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음악, 오페라를 대하는 태도가 20년 뒤에도 선생님처럼 진지하고 열정적일 수 있을까 싶어요.”

사무엘 윤은 ‘도플갱어’에 대해 “자살까지 꿈꾸는 시인들이 빠져버린, 헤어날 수 없는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는 과정”이라며 “저도, 김기훈 후배도 그럴 때가 있었다. 노력한 바에 대한 결과물이 마땅히 나한테 와야하는데 그렇질 않아서 답답함을 느끼던 때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저희처럼 음악하는 사람 뿐 아니에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젊은이들이 가진 공통주제죠. 노력에 비해 결과가 빨리 오지 않을 때의 답답함, 늦게야 무언가를 이룬 사람의 고통, 기다림의 힘듦을 저희 역시 알고 있죠. 그래도 내일은 있어요. 우리에게 기회가 분명 찾아올 겁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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