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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BL웹소설, OTT 타고 음지에서 양지로! ‘시맨틱에러’

[#OTT] 왓챠 '시맨틱에러', BL장르 대중화 이끈 수작
영화 버전 CGV단독 개봉으로 5만 명 관객몰이 '화제'

입력 2022-09-28 18:30 | 신문게재 2022-09-29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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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로 먼저 본 관객이라면 웹소설, 웹툰까지 찾아 볼 만큼 매력적인 ‘시맨틱에러’의 한 장면. (사진제공= ㈜왓챠)

 

보는 내내 조용히 막을 내린 드라마 ‘선배 그 립스틱 바르지 마요’가 생각나는 건 순전히 ‘그 자식’의 입술 때문이다. 타고난 악동기질이 밉지 않을 훈훈한 외모를 지닌 디자인과 장재영(박서함)은 곧 졸업을 앞두고 있다. 대학생활 내내 인기를 독차지했던 그는 세계적인 디자인 그룹에서 러브콜을 보낼 정도로 실력을 남달라 곧 유학길에 오를 예정이다. 

살고있던 집의 가구까지 모두 넘기고 이제 비행기만 타면 되는데 조별 과제를 했던 얼굴도 모르는 후배의 ‘양심선언’으로 제동이 걸린다. 취업, 건강상의 이유, 집안의 문제 등으로 팀원들 누구도 동참하지 않았지만 모범생 한 사람이 결과물을 제출하면 되는 거였다. 이름만 올리면 학점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 ‘이 후배’는 너무도 정직하게 불참한 사람들의 이름을 모두 빼버린다. 한편으로는 통쾌하지만 누군가에겐 ‘하극상’급의 대사건이다.

졸업에 제동이 걸린 장재영은 3년 내내 컴퓨터 공학과의 과 톱이자 아무도 얼굴을 모른다는 아웃사이더 추상우(박재찬)를 찾아 나선다. 그에게 읍소한 뒤 적당히 달래서 함께 교수님께 머리를 조아리면 순조롭게 유학을 떠날 수 있을 줄 알았건만 오산이었다. 전화는 거부하고 문자는 확인하지 않는 후배 덕분에(?) 그는 코스모스졸업에 당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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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맨틱에러’는 드라마의 인기를 등에 없고 극장버전으로도 절찬 상영중이다. (사진제공= ㈜왓챠)

 

국내 OTT 오리지널 콘텐트로서는 이례적으로 ‘BL’(Boy’s Love의 준말로 남성 동성애 코드의 로맨스물) 장르를 전면에 드러낸 ‘시맨틱에러’가 인기에 힘입어 현재 극장 버전도 절찬 상영중이다. 2018년 리디북스 BL 소설 부분 대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일각에서 ‘음지의 장르’로 불린  BL 웹소설 최초로 대중적인 인기를 이끈 작품으로 평가된다. 지난 2월 왓챠 오리지널로 공개되고 8주 연속 왓챠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웹소설 거래액은 576% , 웹툰은 전월 동기대비 312%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스토리는 간단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서로 으르렁거리던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 ‘연상킬러’였던 장재영은 이상하게도 여자들과는 긴 연애를 할 수 없는 성격이었지만 ‘연애는 결혼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며 모태솔로로 살았던 추상우를 보고 자신의 성향을 빠르게 인정한다.

 

모든 건 계획을 토대로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어야 했던 추상우는 생애 최초로 자신에게 나타난 ‘에러 같은 선배’ 때문에 하루가 고달프다. 빨간색을 싫어한다고 했더니 몸에 걸치는 모든 것을 ‘붉은 악마’처럼 깔맞춤해 눈 앞에 나타나고 좋아하는 자판기 블랙커피를 모조리 매진시키는 치사한 놈이다. 심지어 자신의 옆집으로 이사와 묘하게 신경을 거스른다. 총 8화로 구성된 ‘시맨틱에러’는 각 에피소드마다 20분 내외의 짧은 시간 안에 캠퍼스를 배경으로 한 두 남자의 밀당을 아슬아슬하게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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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여자들 사이에서 “멋지고 잘생긴 남자는 다 게이혹은 유부남 ”이라던 옛말은 틀린 게 아니라는 사실을 ‘시맨틱에러’로 증명한 박서함. (사진제공= ㈜왓챠)

 

사실 전혀 반대의 성격이 끌리는 로맨스물은 지구상에서 백만번은 변주됐을 뻔한 상황인데 ‘시맨틱에러’는 사뭇 다르다. 서로의 인생에 에러처럼 등장한 두 사람이 점점 가까워지는 과정이 설레기까지 하다. 그 과정에는 몰라서 더 빠져드는 추상우의 컴퓨터공학적인 접근방식과 전혀 다른 상대에게 디자인과 특유의 타고난 자유영혼을 갈아넣는 장재영의 어른스러움이 묘하게 뒤섞인다. 흡사 향기 좋은 얼그레이 차에 우유를 넣으니 풍미 있는 밀크티가 완성되는 느낌이랄까. 

 

2월 공개된 시리즈를 재편집해 개봉한 영화의 경우 ‘N차 관람’(반복 관람)에 힘입어 누적관객 5만명을 모았다. 올해 개봉한 CGV 단독 개봉작 중 최고 성적이다. 독립영화 수준의 작은 상여횟수에서 1만명은 상업영화에서 100만명에 맞먹는 수치로 해석된다.  27일 기준으로 좌석판매율은 96.4%로 현재 상영하고 있는 영화 중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대만과 베트남에서도 각각 8일과 16일 개봉해 박스오피스 상위에 오르며 이례적인 인기를 구가 중이다. 미국 유명 경제지 포브스는 “‘시맨틱에러’의 성공이 LGBTQ(성소수자)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관점까지 서서히 바꿨다. 콘텐츠의 소프트 파워를 입증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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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찬이 연기하는 아웃사이더의 모습을 캠퍼스 어딘가에서 흔히 볼 법한 캐릭터라 더욱 시선이 간다. 개인적이면서 벽치는 모습조차 귀여운 추상우 그 자체였던 배우의 연기력을 보노라면 차기작이 기대된다. (사진제공= ㈜왓챠)

 

신예 박서함과 박재찬이 보여주는 비주얼적인 쇼크도 인기에 한몫 했다. 기골이 장대한 박서함과 그에 비해 가녀린 소년미를 탑재한 박재찬의 투 샷은 성별을 떠나 ‘꽃미남’이라는 공통분모로 훈훈하기 그지없다. 앞서 밝힌 박서함의 입술은 도대체 어느 브랜드의 어떤 색깔인지 알아서 사재기 하고 싶을 정도로 농염한 붉은 색이다. 너무 빨가면 천박해보이고 그저 촉촉한 레드빛이면 진부한 데 오묘하다. 그 입술에 먼저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건 박재찬이 연기한 추상우다. 

 

‘시맨틱에러’에는 여성캐릭터가 보여주는 조력자 이상의 든든한 우정과 사랑도 ‘멋짐’을 한 수저 추가했다. 게이성향의 남자사람친구를 든든하게 지원하는 레즈비언 친구 최유나(송지오)와 추상우를 ‘상추오빠’라 부르다가 마음을 접고 쿨하게 ‘추씨’라고 하는 여자후배 류지혜(김노진)의 깜찍함은 한국 대중문화가 지닌 ‘꼰대’스러움을 탈피한 증거가 아닐까.

 

‘시맨틱에러’에서 가장 여러 번 돌려보며 웃었던 장면은 두  남자의 깍지 낀 손도, 진하게 겹쳐지는 입술도 아니다. 추상우를 사이에 두고 학교식당에서 서로 자기 옆자리에 앉으라고 초등학생 수준으로 신경전을 벌이는 장재영과 류지혜의 장면이었다. 이들의 2차전은 자판기 앞에서도 이어지는 데 한 남자를 두고 두 남녀가 싸우는 장면은 여자들이 머리채 잡고 싸우는 것 이상으로 재미있으니 기대해도 좋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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