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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수산물도 대체시대, 가치쇼핑 하실래요?"

[열정으로 사는 사람들] 박성재 풀무원식품 지구식단FRM 사업부 CM
풀무원, 지난 8월 지속가능식품 ‘지구식단’ 론칭...미래 먹거리 사업 드라이브
“콩고기는 물론, ‘두부’ 활용한 대체육 구현...가장 큰 강점”

입력 2022-11-07 07:00 | 신문게재 2022-11-07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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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재CM
박성재 풀무원식품 지구식단FRM 사업부 CM이 지속가능식품 ‘지구식단’을 제품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PD)

 

현재 국내 식품기업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바로 ‘대체육’ 시장이다. MZ세대 사이에서 건강한 먹거리와 동물 복지,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기업들도 대체육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풀무원은 지난해 ‘식물성 지향 식품 선도기업’을 공식 선언하고 지난 8월 지속가능식품 브랜드 ‘지구식단’을 신규 론칭해 미래 먹거리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구식단’은 식물성 식품과 동물복지 식품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식문화를 제안하는 풀무원의 지속가능식품 전문 브랜드로, ‘식물성 지구식단’과 ‘동물복지 지구식단’의 2개 하위 브랜드로 구성돼 있다. ‘식물성 지구식단’은 식물성 원료만으로 맛과 식감을 살린 제품, ‘동물복지 지구식단’은 엄격한 동물복지 기준을 준수한 제품이다. 

 

풀무원이 기존 제품들을 ‘지구식단’으로 통합한 이후 매출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실제 지구식단의 8월 매출은 전년 대비 38% 상승했고, 9월 매출 역시 전년 대비 약 72% 상승했다. 특히 지구식단 중 식물성 FRM((Fresh Ready Meal·신선간편식)의 8월 매출은 전년 대비 7배 이상 상승했다. 대체육은 물론 지속가능식품을 선도하겠다는 풀무원의 ‘지구식단’은 최대한 많은 소비자에게 식물성 제품을 쉽게 다가가도록 하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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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재 CM이 지구식단 브랜드 탄생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PD)

 

박성재 풀무원식품 지구식단FRM 사업부 CM(Category Manager)은 “풀무원은 ‘지속 가능한 미래 먹거리’를 향후 풀무원 성장의 큰 축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된 가치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식물성·동물복지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브랜드 탄생 배경을 설명했다.

’지구식단‘ 브랜드명 역시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표현하면 소비자에게 가장 쉽고 빠르게 각인시킬 수 있을지 수많은 고민 뒤에 탄생됐다.

박 CM은 “브랜드명 선정 당시 소비자의 작은 식습관 변화로도 지구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의미가 담기길 원했다”며 “평상시 소비자들은 환경 친화적인 모습을 본인과 연결시키기 어려워하지만, 일반 볶음밥을 식물성 볶음밥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종이컵 대신 머그컵을 사용하는 것보다 50배 정도 탄소 배출을 저감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비자들이 지구의 지속가능성에 일조하는 행동에 크게 어려움이 없도록 하는 전략을 회사 내부적으로는 ‘Easy Swap(이지 스왑)’이라는 용어로 사용하는데, 이를 지구식단 제품군의 중요한 전술로 삼고 있다”며 “늦어도 내년 초에는 제품마다 얼마나 탄소 저감 실천을 하고 있는지 소비자들이 알 수 있도록 각인을 넣은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식물성 식품들은 여전히 일반 식습관을 가진 소비자들이 선뜻 먼저 다가가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특유의 대체육 향과 고기가 들어가지 않아 다소 맛이 떨어질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기 때문이다. 박 CM 역시 이러한 부분을 해결하기까지 시간이 꽤 오려 걸렸다고 말했다.

박 CM은 “대체육·두부 등으로 기존의 육가공 품목을 대체했을 때 구현되는 관능·식감·향 부분이 기존 제품과 다소 괴리감이 존재했다”며 “경쟁사들은 특유의 콩향을 덮어버리기 위해 조미료, 첨가물들을 많이 사용하는데, 풀무원은 내부 기준에 따라 화학적 첨가물에 대한 사용이 매우 제한적이라 원료 자체의 재료의 맛을 구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연재료의 맛을 구현하다 보니 재료에 대한 가격 부담이 높아졌지만, 원재료 자체의 배합비율이나 자체 설비 공정을 통해 가격 부담을 많이 낮추려고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지구식단 소비를 통해 사회적 기여와 해당 집단에 속해 있다는 자부심으로 가격 부담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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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지구식단' 팝업스토어.(사진제공=풀무원)


풀무원이 지구식단 중 ‘식물성 지구식단’에 더 힘을 주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소비자들이 처음부터 스테이크 대신 콩고기를 먹는 것보다 만두·볶음밥·떡볶이 등 간편식 대체가 훨씬 쉽고 빠르게 일어난다는 설명이다.

콩 외에도 두부를 사용한 식물성 제품 구현을 ‘지구식단’의 큰 경쟁력으로 꼽았다.

박 CM은 “다른 회사들은 대부분 대체육을 단순히 콩고기로만 구현하지만, 풀무원은 계육 같은 경우 대체육 이외에도 ‘결두부’와 같이 두부로 육가공 제품을 대체할 수 있다”며 “식감도 대체육으로 구현할 때보다 훨씬 좋아서 현재 결두부로 만든 ‘텐더’가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구식단은 해외 시장으로도 발을 넓힐 예정이다. 특히 식물성 지구식단은 론칭 이전부터 글로벌 진출을 염두하고 설계했다.

박 CM은 “국내에서는 출시하지 않고 있지만 식물성 불고기가 미국 해외 수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현재 식물성 고기는 국내에서 덮밥이나 볶음밥에 넣는 형태지만, 미국에는 숯불향을 입힌 한국식 식물성 불고기를 따로 판매하고 있는데 수요가 너무 높아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국가 중 일본은 식물성 지향 식품 브랜드 ‘토푸 프로틴(Toffu Protein)’ 사업에 집중해 편의점 채널에서 ‘두부바’ 히트 상품 기록을 연일 갱신하고 있다. 이에 일본 내 물류센터 이전과 자동화 라인을 도입해 생산성을 높였고 B2B 사업도 확장중이다. 중국 역시 현지 트렌드에 맞춘 식물성 단백질 밀키트 브랜드 ‘푸추팡’과 식물성 단백질 간식 브랜드인 ‘푸시우시엔’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박 CM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숯불 식물성 불고기는 내년 국내에도 선보일 계획이며 중국에서 판매되는 식물성 밀키트 역시 오는 12월 ‘마트볼 파스타’로 곧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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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재 CM이 ‘지구식단’의 큰 경쟁력인 콩 외에도 두부를 사용한 식물성 제품 구현성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이철준 PD)

 

이처럼 풀무원의 지구식단은 모든 카테고리에 대한 식물성 제품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간편식 뿐 만 아니라 소스류에도 식물성 제품 개발을 투자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 영역에서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로 확장할 방침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뿐 아니라 식자재 산업체, 학교, 어린이집 등에 식물성 식품을 납품하고 필요시 메뉴 개발도 함께 제안할 예정이다.

박 CM은 “이미 인천에 있는 학교들은 월 1회나 주 1회 정도 식물성 식단을 학교 자체에서 권장하고 있다”며 “성장기 아이들에게 채식을 강요하는 건 안 되지만 건강한 식단을 추구하는 학교의 움직임에 발 맞춰 지구식단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구식단은 대체육의 제품을 현재는 ‘축육’과 ‘계육’을 대체육으로 대체하고 있지만, 향후 ‘수산물’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수산 가공 제품까지도 대체할 수 있는 식물성 식품을 만들어 탄소 저감 등 지구와 인간이 모두 지속할 수 있는 식품을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박 CM은 “수산물 대체육으로 가장 현실 구현이 빠른 제품군은 어묵, 참치 등이다. 특히 어묵은 어포나 안주류에도 수산물 대체육 적용이 가능해 범주도 다양하다”며 “축산의 부산물인 치즈나 계란에도 대체육을 검토하고 있어, 빠르면 내년에 수산물 대체육 식품을 1~2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풀무원은 향후 지속가능식품의 비중으로 획기적으로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이미 내부적으로도 이를 반영한 사업계획 및 중기 사업계획을 수립 중이다. 풀무원의 식품 사업 전체 매출에서 지속가능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올해 54%에서 2025년까지 62%로 늘릴 계획이다.

박 CM은 “두부나 나물 등 원래부터 식물성인 제품군은 제외하고, 현재 ‘지구식단’과 같은 동물성을 식물성을 변경하는 혁신군 제품의 매출 비중은 올해 7~8% 수준에서 2025년까지 27%까지 높이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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