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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몸값’ 장률 “들끓고 있는 가마솥 같은 극렬, 선한 마음을 잃지 않도록!”

[人더컬처] '마이 네임' '금수저'에 이어 티빙 '몸값'으로 주목받는 장률

입력 2022-11-14 19:00 | 신문게재 2022-11-1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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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장률
‘몸값’ 장률(사진제공=티빙)

 

“데클란은 가정형편이 어려운데다 폭력에도 노출되면서 자신이 가진 감정이나 표현들을 쉽게 꺼내놓지 못하는 아이였어요. 그러다 자신의 얘기를 꺼내놓는, 그러면서 큰 에너지가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 부분이 극렬과 맞닿아 있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넷플릭스 ‘마이 네임’의 도강재, MBC ‘금수저’의 서준태에 이어 티빙 오리지널 ‘몸값’의 고극렬로 주목받고 있는 장률은 “(전우성) 감독님이 ‘마우스피스’라는 공연을 보러 와주셨고 (제가 연기한) 데클란이라는 캐릭터와 극렬이 맞닿아있다고 느끼신 것 같다”고 캐스팅 과정을 밝혔다.  

 

장률
‘몸값’ 고극렬 역의 장률(사진제공=티빙)

그렇게 ‘몸값’의 극렬은 ‘마우스피스’의 데클란 그리고 또 다른 그의 출연작인 ‘킬롤로지’, 그 무대에서 보여지지 않았지만 데이비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겪었을 공포의 순간들을 떠올리게도 한다.

2017년 연극 ‘프라이드’로 관객들의 눈에 띄기 시작해 ‘엠 버터플라이이’ 송릴링, ‘킬롤로지’ 데이비, ‘마우스피스’ 데클란으로 무대에 올랐던 장률은 극 중 상대역들이 한결같이 입을 모으는 것처럼 “고민을 많이 하고 스스로를 그 역할에 투영하기 위해 시간을 굉장히 많이 들이는, 정말 열심히 ‘왜’라고 묻고 집요하게 쫓는” 배우다.

 

‘몸값’의 전우성 감독이 인터뷰에서 “디테일하고 성실하며 메소드 연기를 했다”고 극찬한 이유 역시 그래서다.

“연기를 할 때 스스로 질문을 계속 해나가는 타입이에요. 끊임없이 계속, 집요하게 스스로에게 질문하는데 그게 저를 괴롭힐 때도 있죠. 그렇게 안하면 더 노력을 안했다는 느낌 들어서 끝까지 그 인물이 가진 심정들, 원념들 등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는 편이에요. 제가 생각하는 건 한계가 있어서 감독님, 배우들과 이 인물에 대해 끊임없이 얘기 나누면서 만들어갔죠.”

그는 “매순간 열심히 하는 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는 생각”으로 스스로에게 묻는 것은 물론 함께 호흡을 맞춘 노형수 역의 배우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선배인 진선규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하다 하다 ‘극렬이가 코로 숨을 쉴까요? 입으로 숨을 쉴까요?’까지 묻기도 했어요. 숨이 꺾여가는, 마지막 숨을 붙들고 있는 느낌의 신이었거든요. 그날 진선규 선배님이 촬영이 끝나고 국밥을 사주시면서 ‘률아 그건 좀 심했다’고 하실 정도였죠.”


◇‘들끓고 있는 가마솥’ 같은 고극렬, 생각 많은 장률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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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의 한 장면(사진제공=티빙)

 

“극렬에 대해 감독님께서 ‘들끓고 있는 가마솥’ 같은 느낌이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안에 뭐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뜨겁게 불타오르는, 답답해 보이기도 하면서 열어보고 싶지만 두렵기도 한, 그런 뜨거움을 상상했죠.”

‘몸값’은 이충현 감독의 14분짜리 동명 단편영화를 6부작으로 변주한 작품으로 여고생, 처녀성 등을 고려하며 몸값을 흥정하던 노형수(진선규)와 박주영(전종서) 그리고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장기 경매에 참여한 고극렬(장률) 등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갇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장률이 연기한 극렬은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형수의 콩팥에 집착하는, 맹목적이고 강렬한 목표를 가진 인물이다.  

 

장률
‘몸값’ 고극렬 역의 장률(사진제공=티빙)
“효심, 선한 마음이 베이스여서 그 마음에 다가가고 인물을 표현하면서 좋았던 것 같아요. 억지스럽지 않게, 옆집 사는 청년처럼 친숙한 느낌으로 다가가고 싶었어요.”

모두가 자기만 살겠다고 아우성인 재난 상황 속에서 극렬은 장률의 전언처럼 “유일하게 자기 생명보다는 아버지의 생명을 얘기하는, 아버지의 생존이 곧 나의 생존이라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더불어 장률은 “사람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할 때 더 강한 에너지와 의지가 나온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런 선한 마음을 잊지 않는 것에 집중했어요. 극한 상황이다 보니 인물들이 각자도생하느라 악에 받치거나 본능적인 순간들이 나올 수밖에 없어요. 하지만 그럴 때도 이 인물이 가진, 아버지를 살리겠다는 굳은 의지와 사명감, 선한 마음을 잊지 않는 데 초점을 뒀죠.”

서로를 믿지 못하면서도 믿을 수밖에 없는 극한 상황에서도 극렬은 아버지를 살릴 콩팥을 달라며 “책임지라” 형수를 다그치는 인물이다. 자신의 장기를 담보로 잡히면서까지 아버지 살리기에 몰두하는 극렬에 대해 장률은 “사실 극렬이란 인물이 운동을 했다는 전사”를 털어놓았다.

“유도선수로 운동을 포기하는 순간들도 있었을 거고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아버지를 원망하기도 했을 것 같아요. 한번도 메달을 따보지 못했고 아버지를 기쁘게 해드리지 못한 인물이라고 설정했죠. 그러다 보니 현재 (병든 아버지에 대한) 죄책감이 밀려 왔을 것 같다는 상상도 해봤어요. 결국 신장을 구해 살려드리는 게 아버지 목에 금메달을 걸어드리는 것처럼 느껴지지 않았을까 싶어요.”

극렬은 원작에는 없는 인물로 “운동선수로서의 집요한 면을 잊고 살다가 극한 상황에 몰리면서 다시 발현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는 장률은 “아버지의 신장을 구하기 위한 집요함이 어디서 나왔을까 생각했을 때 재난 상황에 대한 두려움, 그 마음을 이겨내려는 데서 집요함이 생성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고 전했다.


◇원테이크, 처절한 액션신…‘찰떡 호흡’으로 만들어낸 아름다운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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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의 한 장면(사진제공=티빙)

 

“극 초반 (장기매매) 경매장 장면, 그 안에 처음 들어서는 순간은 극렬의 감정적이고 절실한 심정이 표현돼야 해서 집중력이 필요한 장면이었어요. 많은 배우들이 처음으로 합을 맞추는 순간이기도 했죠. 15분짜리 테이크였는데 가능할까 부담도 많이 됐었는데 스태프, 배우들이 다 같이 집중하면서 신기하게도 모든 호흡들이 거짓됨 없이 합이 딱 맞아떨어지는 순간이 있었어요.”

장률은 “너무 아름다운 순간”이라 표현하며 “하나의 목표 가지고 다 같이 힘을 가지고 가고 있다는 게 잊혀지질 않는다”고 털어놓았다. ‘몸값’은 원테이크 기법을 택한 데다 처절한 액션신이 적지 않은 작품으로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들은 물론 출연진들에게도 “굉장히 큰 도전”이었다. 장률은 “리허설 과정을 많이 거치면서 콘티, 아이디어 회의 등을 통해 장면이 중점적으로 담고 있는 것, 어디를 보고 있어야 하는지 등을 생각하면서 작업했다”고 부연했다. 

 

몸값 장률
‘몸값’의 한 장면(사진제공=티빙)

 

“연습 자체는 연극을 준비하는 것과 비슷했어요. 다만 촬영하는 현장은 카메라와 함께 호흡해야해서 촬영팀, 조명팀, 배우들 등 모든 스태프들과 모든 것들을 공유해야 했죠. 어떤 문제가 있고 인물이 어디를 봐야 설득력이 생기는지 등을 충분히 공유했어요.”

그 과정 속에서 스태프들과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졌고 장률이 ‘몸값’의 재미라고 꼽은 “세 인물의 관계 변화”가 극대화되기도 했다.

“단순히 재난 상황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인물들이 어떤 과정을 겪으면서 어떻게 변화되는지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에요. 세 인물이 극한 상황에 놓이면서 의지할 데가 없어지고 결과적으로 서로를 믿게 되고 얘기를 듣게 되고 같이 무언가를 도모하게 되고 의심도 하는 등 여러 가지 감정들과 기류들을 나누면서 미운정 고운정을 쌓아가는 그 과정이 ‘몸값’의 재미죠.”


◇버팀목 진선규, 극렬로 존재하게 해준 전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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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의 한 장면(사진제공=티빙)

 

“제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는 순간들, 인물 연기를 준비할 때 선배님께 정말 많은 질문들을 했어요. 나중에는 아주 디테일한 질문들을 하기도 했는데 다 받아주셨죠. 극렬이라는 인물을 찾아갈 수 있게 길잡이가 돼 주신, 현장의 버팀목 같은 존재였어요.”

원테이크 촬영이다 보니 “진선규 선배님과 함께 충분히 시간을 보냈다”는 장률은 진선규가 해준 격려 중 “지금 흐름대로 잘 가고 있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확신을 잃거나 어려워하고 있을 때면 선배님이 항상 흐름을 말씀해주셨어요. 자연스럽게 시간이 흐르고 이어지는 느낌들, 작품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등 전체 흐름을 다 보고 계시더라고요. 어려운 순간마다 선배님과 호흡하는 데 집중했죠.” 

 

장률
‘몸값’ 고극렬 역의 장률(사진제공=티빙)

이어 전종서에 대해서는 “워낙 동물적이어서 현장에서 즉각적인 해석들이나 느낌들을 표현하면서 제가 생각해온 것과는 전혀 다른 장면으로 느끼게 해줬다”며 “많은 에너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전종서 배우가 표현하는 주영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극렬이라는 인물에 집중할 수 있어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극렬로 존재할 수 있었죠.”


◇아쉬운 순간들, 내 성장의 원동력

“제 눈에는 아쉬운 순간들이 더 많이 보여요. 하지만 그런 점들이 제 연기 생활의 원동력이기도 해요. 스스로 채찍질하고 성실하게 작품에 임할 수 있게 하거든요.”

만족도에 대해 이렇게 전한 장률은 ‘몸값’ 시즌2에 대한 질문에 “아직까지는 상상이 안된다”고 털어놓았다.

“일단 아버지를 살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달렸던 인물이라 그 이야기가 어떻게 풀릴지, 형수와의 관계는 어떻게 발전될지 궁금하기는 해요. 우선은 아버지의 안위가 가장 걱정될 것 같아요.”

이어 연신 “책임질 수 있냐” 다그치는 극렬을 ‘시대상에 일갈하는 인물’로 분석하는 시청자들의 평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순간들은 있었지만 인물을 연기할 때는 (시대상에 일갈하는) 거기까지는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가끔은 저도 그런 생각을 해요. 항상 책임지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무책임하게 사람을 대하지는 말아야 겠다, 모든 일이나 관계에서 아주 작은 순간마저도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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