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위치 : > 비바100 > Leisure(여가) > 영화연극

[비바100] 유해진, '왕이 될 상'인 이유!

[人더컬처] 유해진, 영화 '올뺴미' 통해 히스테리컬한 인조 변신
"앞으로 왕왕 들어올 역할"

입력 2022-11-21 18:30 | 신문게재 2022-11-22 11면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
  • 밴드
  • 프린트

SHAO2022112001010010994
인터뷰 시작 정확히 1분 전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인터뷰 장소인 삼청동 카페에 나타난 유해진. (사진제공=NEW)

 

17년 전 영화 ‘왕의 남자’ 촬영이 한창이던 부안영상센터에서 배우 유해진은 ‘육갑이’였다. 야외 촬영 당시 밖에 서 있기만해도 땀에 분장이 지워지는 8월의 한 여름. 감히 왕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는 존재라 연기할 때 땅에 머리를 조아리면 타는 듯한 열기에 얼굴이 익을 지경이었다. 

 

이후 ‘왕의 남자’ ‘베테랑’ ‘택시운전사’를 통해  트리플 1000만 배우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더니 오는 23일 개봉을 앞둔 ‘올빼미’에서는 조선의 16대 왕 인조로 관객들 앞에 선다. 광대에서 왕이 되기까지 17년이 걸린 셈이다. 

유해진11
인터뷰 시작 정확히 1분 전 할리 데이비슨을 타고 인터뷰 장소인 삼청동 카페에 나타난 유해진. (사진제공=NEW)

역사적으로 삼전도 굴욕으로 대표되는 유약함의 표본이었지만 정통성 문제로 평생을 트라우마에 시달린 남자이자 볼모로 잡혀간 자식이 청의 후광을 입고 왕위에 오를까 불안에 시달린 아비였다.


영화는 밤에만 앞이 보이는 맹인 침술사가 세자의 죽음을 목격한 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벌이는 하룻밤의 사투를 그린 스릴러다. 류준열이 주맹증에 걸린 침술사 경수 역을 맡았고 유해진이 인조 역할을 맡아 호흡을 맞췄다.

 

“관객들이 ‘유해진이 왕이야?’란 생각에 행여나 웃을까 걱정이 많았어요. ‘공조 2’로 만난 지 얼마 안됐는데 사극에서 곤룡포를 입고 등장하니 실소라도 나올까봐 조마조마하더라고요. 친근하거나 서민적 제 이미지가 사라진 캐릭터를 받아 들이실 수 있을까, 부작용이 있으면 어쩌나 걱정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마음의 준비를 하게끔 아이디어를 많이 냈죠.” 

시나리오상에서 인조는 가려진 궁 뒤에서 갑자기 툭 등장한다. 몇 년 만에 살아 돌아온 세자를 혈육의 정보다 경쟁자로 여긴 인물을 표현하기 위해 유해진은 웃음기 사라진 광기의 표정을 얼굴 가득 드러낸다. 동시에 그는 표정보다 발 뒤에 가려진 실루엣으로 관객들에게 스며들 듯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다.

 

“연극할 때 무거운 역할을 많이 해서인지 어색하진 않았어요. 주변에서 ‘올빼미’를 보고 언제 연극할거냐고 묻는 거 보니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아요.(웃음) 왕이 될 상인 걸 알았냐고요?  무슨 자신감인지 한번쯤 왕을 해볼 것 같긴 했어요. 이제는 ‘왕왕’ 들어오겠죠?”

movie_image
오는 23일 개봉을 앞준 영화 ‘올빼미’의 캐릭터 포스터. 연극 무대 위의 유해진이 보고픈 이유기도 하다. (사진제공=NEW)

특유의 아재개그는 여전했지만 ‘올빼미’에서 인조는 ‘유해진의 재발견’이다. 총애하던 후궁의 뺨을 후려칠 때는 충만한 폭력성이, 충성한 어의를 협박하며 “네 늙은 어미와 자식들을 찢어죽이겠다”고 일갈하는 모습에는 이죽거림이 가득하다. 격식을 갖춰야 하는 궁중의상을 입을 때는 대우받는 느낌을 만끽했지만 촬영 중에는 일부러 상의 대부분을 풀어헤치고 트라우마에 찌든 왕의 느낌을 발산했다.

 

유해진은 “외모적으로 왕의 포스가 나는 배우들이라면 모르겠지만 저는 뭔가 다른 느낌을 내야했다” 웃으면서 남다른 고민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인조를 통해 명령에 익숙한 군주로서의 카리스마보다 불안함에 찌든 인간의 고뇌를 표현하고자 했다. 

SHAO2022112001010010988
그는 여러 예능을 통해 보여준 격의없고 소탈한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연기’로 관객들을 만난다. (사진제공=NEW)
아들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서가 아니라 자신의 사주가 드러날까 불안하기에 온 구안와사 연기도 근육 하나까지도 연기하는 모습이다. 긴 침묵 끝에 그는 ‘올빼미’의 엔딩을 보면서 돌아가신 아버지가 많이 생각났다고 미소지었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목소리가 안나오는 그 고통을 연기하며 아이러니하게도 공감과 그리움이 더 큰 거예요. ‘아버지도 이랬을까’ 싶어서 눈물도 살짝 났고요.”

 

그는 절친한 후배이자 예능 ‘텐트 밖은 유럽’을 함께 한 진선규가 “형이 왕 역할을 해서 너무 좋다. 나도 이제 갈 수 있는 길”이라고 한 에피소드를 밝히면서 자신만의 연기 철칙을 밝혔다. 

그는 “확실히 선을 그어야 할 때는 말을 아끼지 않는 편이다. 일을 하다 보면 거절을 해야 하는데 두루뭉실한 표현을 절대 쓰지 않고 안되는 이유를 일부러 더 적나라하게 한다. 그래야 나중에 만나도 성장이 돼 있더라”면서 “멋진 후배들의 성장을 보는 재미가 자극이 된다”고 고백했다.

“영화를 보는데 아들인 소현세자로 나온 김성철을 보고 ‘어쩌면 저렇게 대사를 잘하지’ 싶은 생각이 드는 거예요. 평범한 대사를 잘 살려서 표현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랐죠. 서 상궁으로 나온 김예은의 존재는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너무 유명한 친구더라고요. 좋은 배우들과 한판 즐겁게 놀았습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이 기사에 댓글달기

  • 퍼가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
  • 밴드
  • 프린트

기획시리즈

  • 많이본뉴스
  • 최신뉴스

산청군청

진주시청

사천시청

장흥군청

순천농협

거창군청

국민연금공단

합천군청

세종특별자치시청

한국철도공사

산청군청

광주광역시청

신천지예수교회

청심플란트치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