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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파업 장기화하면 내년 1%대 성장도 어렵다

입력 2022-11-24 14:11 | 신문게재 2022-11-2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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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4일 내년도 우리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7%로 제시했다. 기존 전망치 2.1%에서 0.4%포인트나 대폭 내렸다. 우리 경제 잠재성장률로 여겨지는 2%를 밑도는 목표치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이 전망한 1.8%보다 낮은, 이제까지 발표된 국내외 경제예측기관 전망치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이라 충격이 크다.

한국은행은 예상대로 이날 기준금리를 3.25%로 0.25%포인트만 올리는 ‘베이비스텝’을 단행했다. 그러면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대 중반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예측했다. 지난 8월의 전망치 3.7%에서 소폭 내린 것이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4.7%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그만큼 내년 경제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란 선제 경고다.

대부분 전문가들이 내년 우리 경제가 올해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데 공감한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내년 세계경제 바닥 가능성을 점쳤지만 와 닿지 않는다. 더딘 경기 회복세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에 수출 부진이 지속될 수 밖에 없는데다 소비와 투자 역시 완연한 회복세를 기대하기엔 무리다.

당장 이달 1∼20일 수출액은 331억 6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7% 가량이나 모자란다.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6.5로 전달(88.8)보다 더 떨어졌다. 기업 체감 경기는 최악이다. 이달 모든 산업의 업황 BSI는 10월의 76 보다 1포인트 더 내려 75를 찍었다. 2020년 12월(75) 이후 1년 11개월 만의 최저치다.

금리인상이 지속될 수 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태세다. 가까스로 1%포인트 이내로 좁혀놓은 한미 금리 차도 곧 더 벌어지게 된다. 원화 가치는 더 떨어져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수 밖에 없다. 환율이 그나마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시장의 자금·신용 경색은 더욱 강화될 조짐이다.

이런 상황에서 화물연대를 비롯한 노동계의 총파업 동투(冬鬪)는 우리 경제를 끝 없는 나락으로 떨어트릴 것이다. 당장도 큰 타격이지만, 파업이 자칫 장기화하면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극심한 경기 한파가 몰아 닥칠 가능성이 높다.

누구 하나 어렵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로 총체적인 난국이다. 모두 한 마음으로 똘똘 뭉쳐도 헤쳐나가기 힘든 ‘혹한의 2023년’이 다가온다. 정말로 국민과 경제를 생각한다면 상생의 길부터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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