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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지휘자 아지즈 쇼하키모프와 알렉상드르 캉토로프 “어떤 비극과 위기 속에서도 예술!”

[단톡심화: 짧지만 깊은]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투어 지휘자 아지즈 쇼하키모프와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 “어떤 비극과 위기에도 예슬로 성장하고 이야기하고”

입력 2022-12-14 18:30 | 신문게재 2022-12-1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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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olas Roses 1
지난 8일 스트라스부르에서 연주한 아지즈 쇼하키모프와 알렉상드르 캉토로프ⓒNicolas Roses(사진제공=라보라 예술기획, 영앤잎섬)

 

“우크라이나 전쟁은 인류에 영향을 미치는 참극입니다. 극소수의 사람들이 내린 결정으로 많은 이들이 끔찍한 대가를 치러야 했죠. 예술은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든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생존할 수 있게 도와왔어요. 우리는 저마다가 이야기를 표현하는 방법을 찾아야만 합니다. 예술은 이를 위한 완벽한 수단이죠.”

16일 성남을 시작으로 20일 서울 예술의전당까지 내한투어에 나서는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Orchestre Philarmonique de Strasbourg)를 2019년부터 이끌고 있는 음악감독·예술감독이자 지휘자인 아지즈 쇼하키모프(Aziz Shokhakimov)는 어떤 상황 속에서도 예술이 존재해야하는 가치에 대해 이렇게 의견을 밝혔다. 

 

포스터_스트라스부르필하모닉오케스트라내한공연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투어 포스터(사진제공=라보라 예술기획, 영앤잎섬)
아지즈 쇼하키모프는 13세에 모국인 우즈베키스탄 국립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데뷔했고 같은 해 부지휘자, 18세가 되던 2006년에는 상임지휘자로 임명됐다.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 선정하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젊은 지휘자상’(2016) 수상자이자 터키 테크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이기도 하다.

더불어 빈 심포니·런던 필하모닉·프랑스 국립·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바이에른 라디오 심포니·스위스 로망드·이탈리아 RAI 국립 심포니·바르샤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세계 유수의 연주단체를 지휘했던 그가 이끄는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 알퐁스 도데 소설 ‘마지막 수업’의 배경인 지역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국립 연주단체다.

첫 내한공연 당시의 지휘자였던 마르코 레토냐(Marko Letonja) 현 브레멘 필 음악감독의 말처럼 “독일 오케스트라의 명료함, 절제, 풍요로움과 프랑스 오케스트라의 유연함, 기교, 정교함이 결합된 오케스트라”다.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높은 정확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악보에 충실한 연주 안에 뛰어난 유연성을 가지고 있죠. 그래서 독일과 프랑스의 강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 오케스트라이고 이것이 저희의 아주 큰 강점이죠.”

아지즈 쇼하키모프의 표현처럼 “독일과 프랑스의 강점을 지닌”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이번 내한투어에는 프랑스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Alexandre Kantorow)가 협연자로 나서 조르쥬 비제(Georges Bizet)의 ‘카르멘 모음곡 1번’(Carmen Suit No. 1, circa 1885년 편곡), 표트르 일리치 차이콥스키(Pyotr Il‘yich Tchaikovsky)의 ‘피아노 협주곡 2번’(Piano Concerto No. 2 G Major Op. 44). 10점의 하르트만 작품을 소재로 한 모데스트 무소륵스키(Modest Petrovich Mussorgsky) ‘전람회의 그림’(Pictures at an Exhibition)을 연주한다.

아지즈 쇼하키모프
아지즈 쇼하키모프ⓒNicolas Roses(사진제공=라보라 예술기획, 영앤잎섬)

 

이 프로그램에 대해 아지즈 쇼하키모프는 “러시아 음악과 프랑스 음악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차이콥스키, 스트라빈스키, 무소륵스키 같은 러시아 작곡가들이 프랑스 작곡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다”며 비제의 ‘카르멘’과 차이콥스키의 일화를 예로 들었다.

 

그는 “차이콥스키가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을 보고 ‘앞으로 유명해질 걸작’이라고 극찬한 바 있다. 그렇게 ‘카르멘’은 (차이콥스키의 극찬처럼) 프랑스의 유명 오페라이자 프랑스 오케스트라의 시그니처 같은 작품이 됐다”며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은 라벨 편곡으로 연주할 예정이라 연결 고리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내한투어의 협연자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 역시 러시아와 프랑스의 연결고리다. 2019년 러시아의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그랑프리(대상)를 수상하며 급부상한 피아니스트다. 프랑스 최초의 차이콥스키 콩쿠르 금메달리스트이자 소프라노 히블라 게즈르마바(1994년),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2011년), 바리톤 아리운바타 간바타(2015년)에 이은 역대 네 번째 그랑프리 수상자다. 이번 내한투어에서 선보이는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2번’은 콩쿠르 결선 당시 모두가 1번을 선택할 때 유일하게 캉토로프가 연주한 곡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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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스트라스부르에서 연주한 아지즈 쇼하키모프와 알렉상드르 캉토로프 그리고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Nicolas Roses(사진제공=라보라 예술기획, 영앤잎섬)

 

아지즈 쇼하키모프의 말처럼 지난 3년여를 신음하게 했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전세계를 아우르는 고난 속에서도 예술은 다양한 형태로 힘을 발휘했고 지친 이들을 위로하며 희망을 불어넣곤 했다.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위기 속에서도 예술은 그랬다.

“차이콥스키 콩쿠르는 변화의 시작점이었고 또 다른 시작이었으며 음악적 가능성을 열어주는 기회였어요. 그래서 콩쿠르가 끝난 후에는 휴시시간이 전혀 없었어요. 다양한 선택의 기회가 열리면서 비로소 새로운 삶이 시작됐거든요. 더불어 아주 유명한 피아니스트들이 거쳐 간 콩쿠르에 걸맞는 수준을 유지해야한다는 생각에 그만큼의 책임감과 압박감을 느끼곤 했죠.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으로 여러 연주회, 크고작은 프로젝트들이 취소되거나 연기됐어요.” 

 

알렉상드르 캉토로프 ⓒ Nicolas Roses
지난 8일 스트라스부르에서 연주한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Nicolas Roses(사진제공=라보라 예술기획, 영앤잎섬)

 

그렇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발목이 묶인 상황에서도 피아니스트 강토로프는 “새로운 프로그램과 레퍼토리를 훨씬 더 충실하게 준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코로나로 인해 많은 뮤지션들이 무대에 오를 수 없었고 레퍼토리를 선보일 기회를 잃었어요. 소수의 음악가들과 (새로운 프로그램, 레퍼토리를 보다 충실하게 준비하는 등) 다른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죠. 이번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투어를 위해 선택한 러시아와 프랑스 레퍼토리는 향후 투어에도 매우 적합해 보입니다. 프랑스와 러시아 작곡의 다양성을 생각하면 의심할 여지없이 한국 음악팬들을 사로잡을 거라고 생각해요.”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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