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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MB에게 ‘중동 특사’ 역할론 당부…제안 배경은

김대기, 지난 12월 UAE 방문 당시 이명박 친서도 전달...UAE 역할론 강조
민주 "특사는 나라의 얼굴...부패혐의 수감됐던 전직 대통령 특사 거론은 국민 무시"

입력 2023-01-30 15:47 | 신문게재 2023-01-3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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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예방한 안철수<YONHAP NO-4088>
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이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이명박 전 대통령 사저를 찾아 이 전 대통령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대통령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아랍에미리트(UAE)국빈 방문 성과를 설명하며 이 전 대통령의 역할과 관심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에게 ‘중동 특사’를 제안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윤 대통령의 제안 배경에 이목에 쏠리고 있다.

지난 29일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과 통화했고 UAE·스위스 순방 성과를 설명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통화에서 이 전 대통령과 UAE와의 인연을 이야기 하면서 이 전 대통령에게 관심과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 역시 통화에서 이명박 정부의 바라카 원전 수출 노력을 언급하며 이 전 대통령에게 역할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이 전 대통령 측은 “건강이 좋아지면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로 답해, 당장 특사 파견을 비롯한 구체적인 실무에 대한 논의가 오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 역시 이 전 대통령 ‘특사 파견’에 대해 “구체적으로 양국 협력의 진전상황을 진행한 뒤 나중에 생각해볼 일”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 전 대통령을 각별하게 예우하며 이 전 대통령의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27일 횡령과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17년을 받고 복역 중인 이 전 대통령을 사면했고, 김대기 비서실장 또한 지난해 12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했을때 윤 대통령의 친서뿐만 아니라 이 전 대통령의 친서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지난 26일 “이 전 대통령이 중동 특사로 가는 것이 맞다”며 지원 사격에 나섰다.

대통령실이 이 전 대통령을 특사로 추대하는 배경은 최근 윤 대통령이 UAE 순방에서 300억 달러를 유치하고 13개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제2의 중동붐’을 조성하고 있는데 UAE와 인연이 깊은 이 전 대통령의 역할이 적격이라는 판단에서다. UAE에 세워진 바라카 원전은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 때 계약이 체결된 한국 원전 수출 1호로, 당시 이 전 대통령은 바라카 원전 수출에 각별한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야당은 일제히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에게 중동 특사를 제안한 것을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30일 국회 기자간담회를 통해 “현재 정부 안팎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 공동 특사론’이 거론되고 있다”며 “특사는 나라의 얼굴이다. 부패 혐의로 수감됐던 전직 대통령을 특사로 거론하는 것은 국민 무시일 뿐만 아니라 상대국에 대한 모욕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앞서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도 “이 전 대통령을 사면·복권해 준 것도 어처구니가 없는데 대통령 특사를 맡기겠다는 윤석열 정권은 지금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직격했고, 오영환 민주당 원내대변인 역시 “8조원 가량의 혈세를 날려버린 것으로 평가받는 엠비(MB)표 자원외교의 대국민 사기극을 되풀이하겠다는 것인지 우려스럽다”며 특사 제안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또 김병욱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는 결과적으로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공사 등 해외 유전 및 광물 투자의 실패로 국부의 심각한 손해를 끼쳤다”며 “윤 대통령의 중동 외교가 실패한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시즌 2가 될까 두렵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도 “자원외교의 성과가 사실상 전무한 상황에서 이 전 대통령의 조언을 구하는 것은 결국 그 전철을 밟겠다는 것”이라며 특사 임명 반대를 촉구했다.

권규홍 기자 spikekwon@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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