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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 무주공산 로봇 시장서 '맞대결'

삼성전자, 올해 로봇 사업화 원년으로 삼아…연내 신제품 출시
2018년부터 로봇 투자한 LG전자, 로봇 매출 확대될 듯

입력 2023-03-22 13:43 | 신문게재 2023-03-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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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 영역에서 경쟁하던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업계가 무주공산인 로봇시장에서 맞붙었다.


2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로봇’을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들어갔다. 기존 공장의 라인 등 현장에서 사용되는 산업용 로봇이 아닌 헬스케어, 서빙 등 서비스용 로봇으로의 영역 확장으로, 자사 내 연구·개발팀 신설, 로봇업체 투자 등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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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로보틱스의 인간형 로봇 플랫폼 휴보2.(사진=레인보우로보틱스)

 

지난 15일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 4.8%를 277억8365만원에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앞서 1월에도 589억8208만원을 투자해 해당 업체의 지분을 취득한 바 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14.99%의 지분율을 보유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콜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행사할 시 지분을 약 60% 확보해 최대 주주에도 오를 수 있다고 분석 중이다. 이 기업을 인수할 수 있는 셈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다족 보행 로봇 플랫폼 기업으로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점에 주목해 기업의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삼성의 행보는 올해를 로봇 사업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난 2021년 이재용 삼성 회장은 AI·로봇 산업에 3년간 24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그룹 내 ‘로봇 사업화 태스크포스(TF)’는 지난해 ‘로봇사업팀’으로 탈바꿈했다.

전날인 21일에는 자율주행로봇 스타트업 뉴빌리티에 30억원을 투자했다. 뉴빌리티는 2021년 삼성전자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C랩 아웃사이드’에 선정된 바 있으며 이번 투자를 계기로 사업협력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삼성전자가 집중하는 사업은 로봇을 활용한 ‘헬스케어’다.

지난 1월 열린 CES 2023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내로 헬스케어 보조로봇 ‘EX1’의 출시를 예고했다. 삼성전자가 정식 판매용 로봇 제품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그 동안 돌봄 로봇, 지능형 로봇, 주행보조 로봇 등 다양한 시제품만 선보여왔다.

한 부회장은 21일 진행된 비스포크 라이프에서 “로봇은 또 하나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라며 “로봇으로 많은 부분이 대체되고 있으며, 로봇 분야에서 우리가 가진 역량을 집중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고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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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클로이 서브봇(서랍형).(사진=LG전자)

 

최근 로봇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삼성과 달리 LG전자는 몇 년 전부터 내실을 다져오고 있다.

지난 2018년 구광모 회장은 취임한 첫해 산업용 로봇 기업 로보스타를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같은 해 로보스타 외에도 △아크릴 20억원 △미국 보사노바 로보틱스 39억원 △로보스타 881억원 등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다만 그동안 실질적인 성과는 보지 못했다. 자회사로 편입한 로보스타 외 다른 기업은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보사노바 로보틱스는 사업이 악화돼 투자금 39억원을 모두 잃었으며 웨어러블 로봇 전문 기업 엔젤로보틱스는 지난해 말 순손실만 76억원으로 확대됐다. 로보티즈와 아크릴의 상황도 비슷하다. 로보스타는 LG전자 인수 이후 2019년과 2020년에는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2021년부터 흑자로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LG전자 로봇 사업의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LG전자가 로봇 브랜드 ‘클로이’를 앞세워 서비스용 로봇 시장을 공략한다는 분석이다. 클로이는 가이드봇, 서브봇, 바리스타봇 등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 맞춰 제작된 로봇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서비스 로봇 중 서빙로봇 시장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국내 서빙 로봇 시장을 4000대에서 5000대 규모로 예상하고 있다. 이 중 LG전자가 의미있는 점유율을 가져가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전화평 기자 peace201@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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