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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매수세에 힘입어 1% 가까이 상승해 2470대로 올라선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이번 주(3~7일) 증시는 미 실리콘밸리은행(SVB) 등 은행권 충격이 진정됐지만, 경제지표와 기업실적에 대한 민감도가 커진 상황이다. 대장주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미국 3월 고용지표 등이 시장 방향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인플레이션감축법(IRA)세부지침을 발표함에 따라 전기차, 2차전지 관련주들의 흐름이 특히 주목되는 시점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27일~31일) 코스피는 일주일 전보다 61.90포인트(2.56%) 오른 2476.86에 마감했다. 코스닥은 한 주간 23.41포인트(2.84%) 오른 847.52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일주일 동안 7.60원 하락한 1301.90원에 마감했다.
박광남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초반 글로벌 은행권 우려가 불거지면서 변동성을 확대하는 모습이 보였으나 은행시스템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이 주후반 증시에 훈풍을 불게 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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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한국거래소) |
NH투자증권은 이번 주 코스피 예상 밴드로 2380~2530포인트를 제시했다.
글로벌 은행권 불안이 진정됐지만 불확실성은 남아있는 상태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 SVB 사태가 안심할 수준으로 완전히 안정화되었다고 판단하기엔 이른 시점”이라며 “특히 중소형 은행들에 대한 예금자들의 손상된 신뢰가 회복되기까지는 상당히 시일이 소요될 것인데, 다만 도이체방크 이후 추가로 거론되는 주요 은행의 이름이 아직 없다는 점에 안도하는 소위 ‘무소식이 희소식’ 국면으로 판단된다”고 짚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때 시장에서는 골디락스(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상황), 노랜딩(무착륙)에 대한 베팅을 강화했으나, SVB 사태로 상황이 반전됐다”며 “경제지표,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지는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3월 수출액은 551억3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3.6% 감소했다.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세다. 수출 주력품목인 반도체 업황 악화의 영향이 컸다. 3월 반도체 수출액은 8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4.5%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46억2000만 달러 적자로 지난해 3월부터 13개월째 적자를 기록했다.
3월도 한국의 수출부진이 이어진 가운데, 오는 3일에는 중국·유로존·미국의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된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요 국가의 제조업 PMI에서 부진을 이어간 제조업의 반등 여부와 인플레 원인인 서비스업 수요 둔화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말했다.
삼성전자는 7일 오전에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실적발표를 시작으로 1분기 어닝시즌이 개막한다”며 “메모리 부문 실적 악화로 인한 큰 폭의 이익감소는 이미 기정사실이나, 투자축소 및 감산을 통해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을 막겠다는 삼성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면 주가는 향후 업황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말보다 4조7000억 원 하향된 1조2300억 원, 2분기 순익은 같은 기간 5조원 하향된 1조원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가 1분기에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하면 주식시장 참가자들은 메모리 사이클의 바닥을 확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7일 밤에는 미국의 3월 고용보고서 발표가 대기하고 있다. 임금 상승률이 둔화된다면 연준의 긴축속도 조절 기대감이 커질 수 있다. 허진욱 연구원은 “3월 비농업 신규고용이 전월 대비 24만 명 증가해 1월(50만4000명)과 2월(31만1000명) 보다 둔화될 전망”이라며 “특히 시간당 임금이 전월 대비 0.3%로 전년 대비 4.3%까지 둔화되면서 연준이 목표하는 명목임금 4.0%에 보다 근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 연구원은 “이는 미국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고한 완전고용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누적된 금리인상의 긴축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면서 노동시장이 냉각되고 있음을 확인시켜줄 것”이라며 “5월 금리인상 종료와 함께 미국 경기연착륙 기대를 높여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앞서 주말 사이 발표된 미국의 2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0%, 전월대비 0.3% 각각 올라 시장예상을 밑돌았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