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편의점 CU의 즉석 원두커피 머신에서 ‘GET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내리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
먹거리 물가가 줄줄이 치솟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제품 가격을 인하하는 ‘거꾸로 마케팅’을 펼치는 업체들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 제품의 가격을 인하하거나 펀딩 형태를 통해 저렴한 가격의 신제품을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다.
오뚜기는 이달 1일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진짜쫄면’ 봉지면 가격을 10.5% 인하했다. 이에 따라 진짜쫄면 편의점 판매가격은 1900원에서 1700원으로, 4입 제품은 7600원에서 6800원으로 조정됐다.
오뚜기 측은 여름 성수기를 맞아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식품 업계에서는 오뚜기가 비빔면 시장 후발주자인 만큼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가겠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편의점 CU도 이달부터 자체 즉석원두커피 제품인 ‘겟(GET) 아이스아메리카노(XL)’ 가격을 2100원에서 2000원으로 인하했다. 최근 저가형 커피 브랜드가 가격을 인상하는 추세와 반대의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오뚜기 진짜쫄면(왼), 신세계푸드 경제적 케이크 2종(오). (사진=각사) |
신세계푸드는 지속되는 빵값 인상에 대한 고객들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며 시중 가격보다 베이커리류 제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경제적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월 시리즈 제품 1탄으로 한 개당 748원인 ‘경제적 크루아상’을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0입 기준 5980원인 ‘경제적 약과파이’를 내놓았다.
크루아상은 출시 두 달 만에 10만 세트(8개입)가 팔렸고, 약과파이도 10일 만에 2만 세트(10개입)가 판매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세번째 제품으로 9980원인 ‘경제적 케이크’ 2종을 출시했다. 특별한 날에 주로 구입하는 케이크 가격에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맛과 품질은 유지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는 케이크를 개발했다는 설명이다.
CJ프레시웨이는 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신제품 ‘ASC 인증 훈제 연어 슬라이스’를 시중가격보다 저렴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4팩, 8팩, 10팩 단위로 구성되었으며 와디즈에 접속해 오픈 알림을 신청하면 내달 13일부터 구매할 수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여름 성수기 시즌에 제품 판매율을 높이기 위해 한시적으로 가격을 낮출 순 있지만 계속 가격 인하를 이어가긴 힘들 것”이라면서도 “고물가 상황에서 가격 인하 마케팅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으면 다른 기업들도 동참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