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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진정 인근에서 함안낙화놀이를 구경하려는 인파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제보자 제공) |
사흘간의 황금연휴를 맞은 지난 27일 오후 6시경 함안낙화놀이를 구경하기 위해 3시간여에 걸쳐 2km 남짓 정체된 남해고속도로 함안 IC를 빠져나온 관광객들은 이구동성으로 이 같은 혹평을 쏟아냈다.
함안군이 민생안정을 위한 내수활성화 대책으로 지역축제 활성화를 꾀하는 가운데 지난 27일 오후 7시부터 진행된 함안낙화놀이에 대한 미흡한 교통대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실상 함안낙화놀이에 대한 군의 교통대책은 함주공원주차장을 비롯한 8곳으로 주차대수는 1800여대에 불과한 실정이었다.
하지만 주차장 진입은커녕 함안IC를 통과하는 것조차도 불가능한 실정이었고,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한 상태라 긴급 재난상황 및 대형사고 발생 시 인명피해는 피해나갈 수 없는 상태임에도 군은 손을 놓은 채 수수방관으로 일관했다.
함안IC를 빠져나와서야 인근 파출소에서 경찰차량 2대를 배치하고 통제를 하고는 있었으나 질서유지 수준 외 근본적인 해결책은커녕 미봉책조차도 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경찰 관계자 또한 “명절을 비롯해 역대 함안에서 이런 교통대란을 겪은 적이 없다”며 “군이 행사와 관련해 유관기관과의 협업으로 교통대책을 수립해야 하는데 본청과는 협의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일선에서는 전달받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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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IC를 빠져나와 무진정으로 향하는 도로가 주자창으로 변해 있으나 통제 또는 상황을 전파하는 공무원은 눈씻고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사진= 정도정 기자) |
이날 함안군 홈페이지 투어리뷰에는 “주차장 안내 믿으면 피봄. 버스온대서 기다렸더니 무진정까지 불법차량들로 인해 버스운행불가. 방송 및 공지도 아닌 수백 명의 버스 대기 줄에 진행요원 4~5명의 판단·상황대응·전파·인프라 모든 게 부적격”이라며 “무진정 입구도 못가보고 안내문자랑 블로그 보고 돌아갑니다. 제대로 공지도 없이 이건 관광객 기만 아닌가요? 도로에서만 8시간 째 입니다, 진짜 짜증나네요, 무슨 대책도 없고 제대로 된 체계도 없이 홍보만 해대더니 멀리서 온 사람들은 뭔 낭비입니까”라는 등의 혹평이 쏟아졌다.
별점 5개를 준 도 모씨는 리뷰에서는 “정보공개청구 하고 싶네요. 홍보대비 너무나도 준비가 안 된 축제였습니다. 첫 회도 아니고 30회째 축제에서 어떤 계획을 수립했고 어떤 문제를 예상해서 대책을 세웠기에 관광객뿐만 아니라 주최 측도 힘든 악몽 같은 하루를 보내게 하는지 궁금하네요”라고 꼬집었다.
오후 3시경부터 도시 전체의 교통이 마비된 함안군은 상황에 대한 즉각적인 대처는커녕 5시가 넘어서야 “차량과 인파로 행사장 입장을 통제한다”는 내용의 안전안내문자 2회를 보내는 것으로 책임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이태원 사건 이후 안전대책이 강화돼 수용인원 외 안전상 조치를 한 점을 이해해 달라”며 “예상보다 인원이 많이 방문해 그렇다”는 뜬금없는 답변만 내놓았다.
3~4시간을 주차장으로 변해버린 함안읍이 셔틀버스에 비상구급차 등의 통로마저 막혀버린 상태에서 군 관계자의 이 같은 답변은 행정조차도 속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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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도에서 함안읍으로 진입하는 차량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다.(정도정 기자) |
이에 매주 월요일이면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며 군의 당면과제를 토론해 온 조근제 군수의 행정이 탁상공론 외 현실성이 있었는지를 되짚어 볼 문제라는 여론이 비등한 실정이다.
또한 상급기관인 경남도가 각 지역의 축제안전대책 수립여부를 면밀히 점검해 만일의 하나 중대사고의 우려가 제기되는 지역축제에 대해서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폐지 또는 중단시켜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한편 함안낙화놀이는 군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뜻에서 매년 석가탄신일에 무진정 일대에서 열리는 함안 고유의 민속놀이로 연등과 연등 사이에 참나무 숯가루로 만든 낙화를 매달아 이 낙화에 불을 붙여 꽃가루처럼 물위에 날리는 불꽃놀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민족정기 말살정책에 따라 중단됐다가 1985년 복원돼 매년 행사를 실시해 군민의 안녕을 기원하고 있다.
경남=정도정 기자 sos6831@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