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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영화 '범죄도시3' 마동석 "비록 연골은 사라졌지만 '액션=마동석'은 얻었잖아요."

군더더기 없는 액션과 통쾌한 웃음 영화 '범죄도시3'에 쏠린 눈
"이미 4편까지 찍어 편집중, 관객들이 느낄 카타르시스 자신"

입력 2023-05-29 18:26 | 신문게재 2023-05-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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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3’는 오는 31일 극장에서 공개되지만 사전 시사회에서 박스오피스 상위를 장악하며 두터운 팬층을 자랑했다. (사진제공=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팔이 뒤로 젖혀지지 않아 시구 제안이 들어와도 하지 못한다. 과거 부상으로 인해 척추가 골절된 탓에 지금도 일년 중 300일은 약을 먹어야 버틴다. 후유증으로 공황장애가 오고 한 작품당 기본 80번은 고치는 시나리오 탓에 탈모도 일상이다. 하지만 마블 ‘이터널스’ 계약만 3편. 향후 10년 간 길가메시로 살아야 한다.

그 사이에 촬영이 확정된 영화만 6편이 넘는다. 할리우드에서 러브콜이 온 영화 ‘Ashes’(가제)와 ‘악인전’ 리메이크 제작과 주연을 소화해야 하고 웃음기와 액션을 모두 제거한 휴먼 드라마 장르도 곧 선보인다. 31일 개봉을 앞둔 ‘범죄도시3’의 마동석을 만나 “도대체 언제 쉬고, 왜 이렇게 열심히 하는거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범죄도시 메인포스터
영화 ‘범죄도시3’ 포스터(사진제공=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다들 힘들지 않냐고 되물어보시는데 저는 이게 일상인 걸요.(웃음) 미국에서 ‘이터널스’를 촬영하면서도 숙소에 오면 매일 ‘범죄도시3’를 고쳤어요. 늘 형사들을 내세운 영화를 찍고 싶었고 그게 현실화됐는데 쉬고 싶겠어요? 그 분들에게 직접 들은 크고 생생한 사건 중 액션영화에 적합한 50개의 에피소드를 추렸고 그 중 8편을 뽑았으니까요. 매일 매일이 기대됩니다.”


중국동포 출신 조직폭력배를 응징하고(범죄도시1), 베트남 교민을 납치·살해한 악당을 처단했던(범죄도시2) 이 시리즈는 이제 ‘마동석 유니버스’로 불리고 있다. 3편과 동시에 촬영한 4편은 불법 온라인 카지노와 관련한 디지털 범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로 한창 편집 중이다. 3편은 마석도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한 후 신종 마약 범죄 사건의 배후인 주성철(이준혁)과 마약 사건에 연루된 또 다른 빌런 리키(아오키 무네타카)를 잡기 위해 펼치는 통쾌한 범죄 소탕 작전을 그린다.

새로운 악의 축으로 등장하는 이준혁에 대해 그는 “체격이 크다고 싸움을 잘 하는 건 아니다. 특히 갑자기 찌우는 살은 유지하기가 힘든데 늘 90kg대를 오갔다. 촬영하는 동안 단 한 순간도 ‘범죄도시’ 안에서 안 빠져나왔다. 너무 고마웠다”고 후배를 추켜세웠다. 정식 개봉도 전에 박스오피스 상위로 올라선 ‘범죄도시3’에 대해 마동석은 “카타르시스가 흥행을 이끈 것 뿐, 흥행은 신의 영역”이라고 잘라 말했다.

“사실 마석도처럼 범인을 때리고 응징하는 형사는 거의 드물다고 해요. 되려 검거과정에서 맞는 경우도 허다하죠. 일단 이 영화는 액션과 캐릭터를 빌드업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게 먼저였고 다행히 그게 통했던 거죠.”

마동석은 어릴 때부터 평생을 해온, 사랑해 마지 않는 복싱을 이 작품에 ‘갈아넣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사람들은 그냥 주먹으로 싸우는 게 복싱인줄 안다”면서 “흉내만 내려다가는 다치는 게 복싱이다. 정말 액션으로 쓰고 싶어도 너무 어렵거나 막상 영화로 찍으면 별로인 게 이 운동의 핵심이다. 그런 한계를 깨는 작업을 늘 ‘범죄도시’를 통해 하고 있다”며 남다른 고충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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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도시3'에서 복싱 액션 선보이는 마동석 (사진=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누적관객 2000만명에 육박하며 어느 덧 믿고 보는 작품이 됐지만 마동석은 “준비한 8편이 모두 다 잘 될 거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는 말로 겸손함을 잃지않았다.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들을 각색하면서 희화되거나 영화로 소비되는 걸 늘 경계한다고 했다. 인기가 있어도 익숙한 캐릭터를 과감히 빼고 밀도있는 영화를 위해 다양한 액션과 군더더기 없는 상황을 제시하는 것도 제작자로서의 고민이다.

“주변에서 관객수만 보고 성공이냐 실패를 정의할 때 저는 우선적으로 도전과 경험을 먼저 봅니다. 배우로서 100편이 넘는 영화를 찍으면서 단역도 했고 수없이 많은 조연도 해봤어요. 저예산 영화도 제법 출연했고요. 제작비 5억 미만인 영화를 본 관객이 1만명이라는 걸 안타까워하는데 사실 그건 말도 안돼요. 지난해 영화 ‘압꾸정’도 아픈 손가락이라고 하는데 그런 소재의 영화를 좋은 사람들과 완성했다는 것만으로 저는 이미 성공이라고 봅니다. 색다른 톤의 연기를 해봤고 VOD 반응도 나쁘지 않았기에 그저 속으로만 웃을 뿐이죠.”

그가 제작한 영화를 보고 할리우드 굴지의 스튜디오가 여러 차례 미팅을 요청해 왔다는 후문에 마동석은 “할리우드에서 ‘범죄도시’를 미국판으로 만들자고 제안이 와서 조율 중”이라고 귀띔했다.

‘범죄도시’ 시리즈로 한국 대표 액션 배우로 자리매김 했지만 ‘앞으로 길어야 10년?’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는 그는 최근 실베스터 스텔론의 범죄시리즈 ‘털사 킹’을 보고 마음을 다잡았다. 10대에 미국으로 이민을 갔던 마동석을 복싱으로 이끈 것도 젊은 실베스터 스탤론이 실패를 모르고 도전하는 고군분투기를 다룬 고전 ‘록키’였다. 외로운 타지에서 의외로 병약했던 마동석은 이 영화를 보며 꿈을 키웠다고 고백했다.

“70대가 돼도 여전히 액션이 되는 걸 보고 다시금 존경하게 됐어요. 저 역시 제가 할 수 있을 때까지 지금처럼 달려볼까 합니다. ‘왜 그렇게 다치면서까지 하냐?’고 하는데 그게 제 인생이고 일상인데 어쩌겠어요. 운명이고 삶이라고 생각하며 뼈와 영혼을 갈아넣는 거죠. 그렇게 만든 영화를 보고 웃고 울고 기쁘게 극장문을 나서는 관객들을 볼 때가 제일 행복합니다.”


이희승 기자 press512@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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