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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아날로그의 힘 요시다 유니, 오리고 붙이고 끼우는 “과정 속에서의 또 다른 발견”

[人더컬처] 한국서 해외 첫 개인전 연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

입력 2023-05-29 20:02 | 신문게재 2023-05-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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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첫 개인전을 한국에서 여는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사진=허미선 기자)

 

“어려서부터 지극히 현실적인 아이였어요. 판타지 보다는 논픽션을 좋아하는 성향의 아이였죠. 현실에서 보지 못한 부분이 궁금해 했어요. 현미경으로 보는 세상, 그 안의 것을 육안으로 보는 걸 좋아했죠. 제 작품의 소재들은 알고 있지만 잘라보지 않으면 모르는 단면들이에요. 그 숨겨져 있던 것들을 끌어내 존재하고 있음을 새로운 관점으로 보여드리는 작품들이죠.” 

 

한국에서 해외 첫 개인전 ‘요시다 유니; 연금술’(Youshida Yuni; Alchemy, 9월 24일까지 석파정 서울미술관)을 개최 중인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는 스스로의 작업을 “현실 속 판타지 찾기”라고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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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첫 개인전을 한국에서 여는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사진=허미선 기자)
요시다 유니는 전세계를 무대로 패션브랜드, 잡지, 광고, 아티스트 등의 비주얼을 책임지는 아트 디렉터다. 과일, 꽃 등 일상의 소재들을 일일이 손으로 자르고 붙이고 끼우는 아날로그 수작업을 고집하고 있는 그는 “완성된 작품 안에 따뜻함, 열정 등을 더 담을 수 있어서”라고 이유를 밝혔다.  

 

“물론 컴퓨터 그래픽으로 작업하는 게 쉽기는 하죠. 하지만 제가 상상했던 것들을 원하는 대로 표현할 수 있는 건 수작업이에요.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디테일하게 표현할 수 있거든요. 더불어 그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과정 안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또 다른 발견을 해나가기도 하거든요.”

 

그는 스스로를 아티스트가 아닌 ‘아트 디렉터’로 소개하곤 한다. 이에 대해 요시다 유니는 “개인작품도 하고 있지만 상업광고 작업을 많이 하고 있다. 자유로운 환경에서 작품을 하는 것도 가치가 있지만 클라이언트의 요구, 시간 등 어떤 제약 안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표현하는 것도 흥미롭다”고 털어놓았다.

 

“어떤 전제가 있는 상황 안에서 저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데 굉장히 자부심을 가지고 있고 보람을 느껴요. 그래서 앞으로도 아티스트 보다는 아트 디렉터로서 일을 해 나갈 예정입니다.”

 

이번 전시는 15여년간 작업했던 230여점이 ‘프리즈 댄스’(Freeze Dance), ‘히든 픽처스’(Hidden Pictures), ‘플레잉 카드’(Playing Cards) 3개 파트로 나뉘어 담긴다. ‘프리즈 댄스’에서는 과일, 꽃 등을 해체해 재구성하는 자연물 시리즈를, ‘히든 픽처스’에서는 브랜드와 아티스트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재해석한 작업들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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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유니의 해외 첫 개인전 '연금술'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첫 번째 파트에는 제가 많이 활용하는, 자연에서 얻은 소재로 한 작품들이 있습니다. 자연이 주는 순간의 아름다움을 작품화하고 영원히 공유할 수 있도록 사진으로 완성한 것들을 한 공간에 모았죠. ‘히든 픽처스’에서는 제가 했던 상업적인 광고 이미지 중 그 결과물이나 소재, 과정들이 유난히 재미있었던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자연물 시리즈는 꽃, 과일 등을 오리고 붙이고 끼우거나 모자이크처럼 표현하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작품들이다. 이에 대해 요시다 유니는 “유사한 듯하면서도 이질적인 소재들을 만나게 하고 섞어가는 과정에서 다음 단계에 대한 새로운 도전을 또 생각하게 된다”며 “더불어 자연이 주는 그라데이션을 작품에 반영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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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유니의 해외 첫 개인전 '연금술'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예를 들어 사과는 시간이 지나면 갈변하잖아요. 그 변색과정에서 자연이 주는 그라데이션을 작품에 담아 보고 싶었어요. 제 작품은 수명이 굉장히 짧아요. 그걸 관람객들에게 리얼하게 보여드리기 위해 그리고 그 순간을 영원히 남기기 위해 작품을 사진으로 남기는 것으로 마감하고 있죠.”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공개되는 신작 ‘플레잉 카드’는 5년여의 구상기간을 거쳐 3개월 동안 수작업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꽃, 과일, 음식, 인물, 사물 등 15년간 그가 천착해온 소재들을 트럼프 카드에 구현한 ‘플레잉 카드’에 대해 요시다 유니는 “어려서부터 혼자서도, 여럿이도 즐길 수 있는 트럼프 카드를 좋아했다”며 “언젠가는 나만의 트럼프 카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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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유니의 해외 첫 개인전 '연금술'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지금까지 해온 제 작품에서의 경험들을 최대한 녹인 작품입니다. 일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들을 모티프로 구성했어요. 조금만 관점을 바꿔도 주변의 사물들을 완전히 다르게 볼 수 있죠.”

 

해외에서의 첫 개인전을 한국에서 연 것에 대해 “영광”이고 “감동”이라고 표현한 요시다 유니는 “24일 전시가 오픈하고부터 제 작품을 보는 많은 관람객들의 모습을 보고 있다. 말이 통하진 않지만 제 작품을 통해 공감하는 느낌을 받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한국분들은 감성이 풍부하고 자기표현에 굉장히 능숙하다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한국을 여행하면서 많은 미술관을 방문했어요. 작품을 보는 것도 좋지만 그 작품들을 바라보는 관객들을 보는 게 너무 재밌거든요. 작품들을 보면서 감동받는 모습들에서 제가 굉장히 감동을 받습니다. 한국에서의 영감이 아직은 구체적이지 않지만 언젠가는 한국을 소재로 한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글·사진=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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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유니의 해외 첫 개인전 '연금술'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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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유니의 해외 첫 개인전 '연금술'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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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유니의 해외 첫 개인전 '연금술'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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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유니의 해외 첫 개인전 '연금술'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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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유니의 해외 첫 개인전 '연금술'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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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유니의 해외 첫 개인전 '연금술'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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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유니의 해외 첫 개인전 '연금술'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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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유니의 해외 첫 개인전 '연금술'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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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유니의 해외 첫 개인전 '연금술'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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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 유니의 해외 첫 개인전 '연금술' 전경(사진=허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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