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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업계, 불황 탈출 ‘안간힘’…제품 가격 올리고 몸집 줄인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적자 늘어…ERP 포함한 쇄신안도 등장

입력 2023-06-01 06:19 | 신문게재 2023-06-02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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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들이 ‘불황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약사들이 ‘불황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유통·물류비 인상, R&D 비용 확대 등으로 적자의 늪에 빠질 위기에 처하자 자구책 마련에 나선 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수의 제약사가 일반의약품·의약외품 가격 인상과 구조조정 진행 등을 결정했다. 올해 1분기 수익성이 전년 대비 감소하거나 적자 상태가 지속된 제약·바이오 기업이 늘어난 데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분석과 향후 이러한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동화약품은 오는 7월부터 대표 제품인 ‘까스활명수’ 가격을 인상하기로 했다. 정확한 인상 금액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공급가 기준 15% 수준의 인상이 예상된다. 이 회사는 앞서 3월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까스활명액’의 공급 가격을 20%가량 올린 바 있다.

일양약품 역시 7월 1일자로 ‘노루모’, ‘위제로’ 등 대표 소화 위장약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 정제의 가격은 인상하지 않고 드링크류만 인상할 계획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인상률은 아직 정확하게 정해지진 않았다”며 “지난 몇 년 간 최대한 가격 인상 자제해왔는데, 원·부자재 가격과 유통·물류비 등이 인상되면서 어쩔 수 없이 제품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웅제약도 소화제 ‘베아제’와 ‘닥터베아제’ 공급가를 각각 11%와 17% 올린데 이어 진통제 ‘이지엔6 이브’와 ‘이지엔 프로’ 공급가를 10%가량 인상했다.

의약외품 가격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동아제약은 3월 구강 청결제 ‘가그린’ 공급가를 10% 인상했으며, 유한양행도 최근 살충제 ‘해피홈’ 공급가를 15%가량 올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문의약품은 가격을 올리는 것이 제한적이다 보니 제약사들이 일반의약품이나 의약외품 등을 위주로 가격을 인상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구조조정을 포함한 강력한 방식으로 허리띠를 졸라메는 기업도 있다.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을 포함한 일동제약그룹은 최근 연구 비용 효율화, 파이프라인 조기 라이선스 아웃 추진, 품목 구조조정, 임직원 ERP(Early Retirement Program) 등을 포함한 쇄신안을 내부 구성원들에게 공표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건 ERP 가동이다. 다국적 제약사의 국내 법인이 구조조정을 위한 ERP를 진행하는 건 흔히 있는 일이지만, 국내 제약사가 ERP에 나서는 건 드문 일이기 때문이다.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은 임원의 20% 이상을 감원하고 남아있는 임원의 급여 20%를 반납하기로 합의했다. 차장 이상 간부급 직원을 대상으로는 ERP를 가동해 희망퇴직 신청도 받을 예정이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조직 통합과 인원 재배치 등을 통해 합리적인 조직으로 재정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MSD 역시 GM(General Medicine) 사업부의 국내 철수와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 특허 만료로 인한 사업 폐지 등을 이유로 직원 100여명에 대해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회사 측은 오는 7월 말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동시에 퇴직 직원을 대상으로 한 진로 컨설팅 프로그램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안상준 기자 ansang@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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