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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더컬처] 제17회 딤프 폐막작 ‘로자 바글라노바’ 자리나 마키나 “사람을 살리는 예술, 계속 노래하고 싶어요”

입력 2023-06-0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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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로자 바글라노바 자리나 마키나
제17회 딤프 폐막작인 ‘로자 바글라노바’의 자리나 마키나(사진=허미선 기자)

 

“극 중 폭발로 중상을 입고 스스로의 생에 이미 작별을 고한 한 군사가 로자 바글라노바(자리나 마키나·아크마랄 아야쇼바)에게 노래를 불러 달라고 하는 장면이 있어요. 그때 로자가 당신은 죽지 않을 거라면서 노래를 불러줘요. 그 노래를 듣고 군사는 살아남아 다시 삶을 이어 가게 됐죠. 그게 노래의 힘인 것 같아요. 노래가 사람들에게 삶을 불어넣어 줄 수 있다는 걸 깨달았던, 우리 작품의 메시지가 담긴 장면이죠.”

제17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DIMF, 이하 딤프) 폐막작인 카자흐스탄의 뮤지컬 ‘로자 바글라노바’에서 로자 바글라노바로 무대에 올랐던 자리나 마키나(Zarina Makina)는 “사람을 살리는” 예술의 힘에 대해 언급했다.  

 

로자 바글라노바
제17회 딤프 폐막작 ‘로자 바글라노바’ 공연장(사진제공=딤프 사무국)

 

‘로자 바글라노바’는 천상의 목소리를 가진 카자흐스탄의 국민 가수 로자 바글라노바의 삶을 통해 예술의 힘, 평화와 가족애 등을 다룬 뮤지컬이다. 극의 타이틀롤인 로자 바글라노바는 “국민적 영웅”으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던 열여섯에 전선에 나아가 뮤직 앙상블의 일원으로 노래로 위안을 주는 일을 하셨고 실제로 국민훈장 수훈자이기도 하다.”

“극 중에서처럼 실제로 14살에 참전한 동생을 찾으러 전쟁터로 향했어요. ‘절대 노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아빠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동생을 잃은 슬픔에도 노래했죠. 로자가 갔던 나라 모두에서 인정받을 만큼 재능이 뛰어나고 위대한, 존경받는 아티스트였어요. 무대와 관중들에 대해 사려 깊고 생각을 많이 하는, 책임감이 투철한 아티스트죠.“ 

 

제17회 딤프 폐막작인 '로자 바글라노바'의 자리나 마키나(사진
제17회 딤프 폐막작인 ‘로자 바글라노바’의 자리나 마키나(사진=허미선 기자)
뮤지컬보다 먼저 만들어졌던 영화의 주인공이기도 했던 자리나 마키나는 “상황들마다 이럴 때 로자 바글라노바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등을 연구하면서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음악적으로는 카자흐스탄 전통음악과 아카데믹한 보걸 기술들을 잘 섞어 조화롭게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부연한 그 역시 가수이자 배우로 어쩌면 극 중 로자 바글라노바를 닮았다.

“3살부터 노래를 시작했는데 저 역시 로자처럼 할머니께서 가르쳐 주셨어요. 3살부터 지금까지 온 세월을 노래했죠. 노래가 없는 인생은 상상도 할 수 없어요. 극장 뿐 아니라 극장 밖에서도, 친구·가족들과 있을 때도 노래는 제 인생이죠.”

노래는 “제 스스로를 표현하고 제 영혼을 관중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라 밝힌 자리나 마키나는 “딤프 무대에 서면서 제 모든 에너지를 분출했는데 커튼콜에서 관중들의 박수를 받으면서 분출했던 것의 3, 4배에 달하는 에너지를 다시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완전히 충전됐어요. 무대에서 남편을 만나기도 했으니 무대는 제 운명이죠. 언어가 다른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실지 걱정했는데 다들 잘 봐주신 것 같아 매우 즐겁습니다.”

극 중에는 예술을 잘 가꾼 정원에 비유하며 “예술은 일상 속에서 관중들의 관심을 먹고 꽃을 피운다”고 정의한다. 이에 대해 자리나 마키나는 “사람들은 힘든 상황에서도 예술을 통해 밝게 빛나는 것들을 희망한다”고 전했다. 전쟁과도 같았던 코로나 팬데믹 중에도 예술의 힘은 여지없이 발휘되곤 했다.

제17회 딤프 폐막작인 '로자 바글라노바'의 자리나 마키나(사진
제17회 딤프 폐막작인 ‘로자 바글라노바’의 자리나 마키나(사진=허미선 기자)

 

“실제 전쟁은 아니었지만 우리는 전쟁과도 같은 팬데믹을 지나왔죠. 저희 작품에는 전쟁이 얼마나 처참한지를 보여주는 장면들이 현실적으로 묘사돼 있어요. 마치 실제 전선에 있는 기분을 느꼈죠.

 

이어 그는 코로나 팬데믹은 정말 우리의 손발을 묶어 버렸다”며 무대에 설 수도, 관객들을 만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콘서트를 보러 간 적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음악을 들으면서 치유를 받았죠. 내 노래가 누군가를 치유할 수 있다면 단 한명의 관객을 위해서라도 노래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음악이고 예술의 의미죠. 인생 그 자체가 예술이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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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딤프 폐막작인 ‘로자 바글라노바’의 자리나 마키나(사진=허미선 기자)

 

‘로자 바글라노바’의 출연진들은 커튼콜 후 한국어로 ‘아리랑’을 불러 딤프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이 과정에 대해 자리나 마키나는 “한국의 ‘아리랑’도 전쟁의 아픔을 담고 있다고 들어서 우리 극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카니시라는 배우가 직접 번역을 해 한국어에 이어 2절은 카자흐스탄 언어로 불렀다”고 귀띔했다.

“음역대가 좀 높아 어렵기도 했지만 한국어는 소리나 발음 등이 카자흐스탄 언어와 비슷했어요. 저희가 ‘아리랑’을 부를 때 관객분들이 일어나 환호해주실 때는 애국의 마음을 공유할 수 있었죠. 배우로서, 가수로서, 아티스트로서 또 한 사람으로서 행복한 삶을 살고 싶어요. 그리고 역사에 제 이름을 남기고도 싶어요. 누군가 인터넷에 검색해 제 노래를 듣고 뮤지컬을 볼 수 있도록요. 한국의 모든 분들의 행운과 건강을 빕니다. 우리 즐겁게 살아요!”

대구=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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