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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發' 공사비 대란… 정비사업 갈등 격화

입력 2023-06-06 15:24 | 신문게재 2023-06-0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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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공사비 증액을 놓고 정비사업 현장 곳곳에서 파열음이 터져나오고 있는 가운데, 내달 시멘트 가격 추가 인상이 이어질 경우 시장 혼란이 증폭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업계 1위 쌍용C&E가 시멘트 가격을 지난해 33% 인상한데 이어 오는 7월에도 14.1% 추가인상하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건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공사비 인상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데 시멘트 가격이 추가 인상되면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과거에 건설사와 조합이 낮은 금액에 시공 계약을 체결한 곳은 최근 공사비 인상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양천구 신목동 파라곤 아파트의 시공사인 동양건설산업은 조합으로 부터 공사비 증액 요구가 받아 들여지지 않자, 입주 예정일이었던 지난 3월 1일 입구 정문과 주차장을 컨테이너로 막아 원천봉쇄 했다.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으로 입주 예정자들은 50여일 동안 입주난민 신세로 지내야 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조합도 시공사인 삼성물산과 공사비 증액 문제로 갈등이 장기화 되다 최근 8월 말로 입주일이 정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공사비 증액에 대한 협상이 진행되지 않아 입주지연 우려에 대한 입주예정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올해 7월 서울 은평구에입주를 앞둔 ‘DMC파인시티자이‘ 조합도 시공사 GS건설과 공사비 증액 요구 문제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입주 지연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자재비와 인건비 급등으로 공사비가 30% 가까이 올라 시공사도 어쩔수 없이 공사비 인상을 요구할 수 밖에 없다”면서 “현재 수도권과 지방의 신규 공사비 계약 단가가 3.3㎡당 500만∼600만원대에 책정되는 반면, 서울은 이미 3.3㎡당 700만원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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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갈등으로 시공사가 교체되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산성구역 주택재개발 조합은 시공사업단(대우건설·GS건설·SK에코플랜트)과 공사비 문제로 갈등을 빚다가 결국 시공사 교체를 추진하기로 했다. 경기도 양주시 삼숭지구 주택사업조합도 공사비 갈등으로 지난달 현대건설과의 계약을 해지하고 쌍용건설과 시공 계약을 맺었다.

분양 지연도 잦아지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 이문3구역 ‘이문 아이파크 자이’는 4월 예정됐던 분양을 오는 7월로 늦췄고, 서울 서초구 신동아 아파트도 시공사와 조합 간 공사비 갈등으로 사업이 답보 상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멘트 같은 자재가격이 오르면 다른 관련 자재들과 인건비도 오르게 된다”면서 “전반적인 건축비 상승이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 정비구역 지정안을 고시한 강남구 대치동 은마 아파트도 재건축 공사비를 3.3㎡당 700만원으로 책정해 일반분양가 추정액을 3.3㎡당 7700만원으로 산정했다.

시멘트 업계는 올해 전기요금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제조 원가 부담이 커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멘트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멘트 제조원가에서 20%를 차지하는 전기료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44%나 올랐다”며 “최근 유연탄 가격은 하락했지만 환율이 올라 가격 하락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공사비 인상으로 곳곳에서 사업 차질을 빚고 있는데 시멘트 가격 인상으로 레미콘 가격이 오르면 공사비 갈등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며 “공사비 갈등이 커지면 분양가가 오르고 공급이 줄면서 시공사뿐만 아니라 조합, 수분양자까지 모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채현주 기자 1835@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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