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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강남불패' 신화의 이유

입력 2024-07-09 14:08 | 신문게재 2024-07-1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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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훈식 건설부동산부장

‘강남불패신화’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자고로 ‘신화’란 보편적 상징으로 인류의 공통된 심층의식에서 발로된 원형상징의 이야기이다.


강남의 아파트값은 절대로 하락하지 않는다는 믿음이 하나의 신화가 되어 국민들에게 거의 보편적 사실로서 받아들여지면서 강남불패신화라는 참신한 단어가 생겨났다.

강남은 언제부터 부동산 시장에서 홀로 우뚝 서 사람들에게 굳건한 믿음을 주게 된 것일까?

1990년대 초, 1기 신도시가 개발되던 무렵에 강남은 한 차례 세대교체를 겪었다. 강남에서 자녀 교육을 끝낸 부모들이 낡고 비싼 강남 아파트를 팔고 신도시의 신축아파트로 옮겨갔다. 그 사이 젊은 세대들이 자녀교육을 위해 강남에 입성했다. 당시에는 강남과 신도시의 아파트 값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당시 신축이었던 신도시 아파트는 세월이 흘러 어느새 낡은 아파트가 됐고, 강남의 아파트는 그보다 더 낡았지만, 아파트의 나이는 입지 앞에서 그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즉, 강남불패신화는 입지불변의 법칙과 비슷한 맥락이다.

정부는 강남 집값을 잡고자 여러 신도시를 세웠고, 많은 인구가 신도시로 이동했으나 결과적으로 몇십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강남의 집값은 여전히 건재하며, 집값 오르는 속도가 빨라 한 번 팔면 다시 사기 힘든 곳이 됐다.

무엇보다도 강남은 그 자체가 프리미엄으로 여겨진다.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가격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이런 과거의 경험은 사람들에게 강남 아파트 가격이 결국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심어줬다.

‘강남중의 강남’으로 불리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는 최고가를 써 내려가고 있다.

압구정 한양 8차 전용 210㎡는 지난달 83억5000만원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해당 평형 매물은 부동산 시장이 급등했던 2020년만 해도 47억원 대에 거래됐다. 4년 만에 36억원이 상승한 것이다. 지난 3월 강남구 압구정동의 구현대 6·7차(전용 245㎡)는 115억원에 거래되며 압구정동 100억 시대를 열었다.

결론적으로, 강남불패신화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복합적인 요인들이 만들어낸 필연적인 결과이다. 교육, 교통, 인프라, 경제 중심지로서의 강남은 앞으로도 그 가치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특성들을 고려할 때, 강남불패신화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정부의 규제에도 불구하고 강남의 집값이 오르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강남의 입지와 가치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불변의 법칙과 같기 때문이다.

투기세력을 때려잡겠다는 선포는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더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자 하는 다수의 욕구를 제한하겠다는 것이며, 더 부유한 삶을 꿈꾸며 노력하는 이들의 의지를 꺾는 일이다. 이는 국가가 국민을 상대로 실행하기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행위다.

 

채훈식 건설부동산부장 cha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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