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서비스 스타트업인 케어링의 김태성 대표 |
국내에서도 최근 요양 서비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 편집장 출신으로 30년 넘게 국내외 저명 인사들을 인터뷰해 온 ‘인물 스토리텔러’ 이필재 작가가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에 요양서비스 스타트업인 케어링의 김태성 대표를 인터뷰한 글을 올려 주목을 끈다. 국내 독보적 1위 기업을 이끄는 김 대표는 요양 서비스 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낙관하면서도, 요양보호사에 감사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 1대 1 요양 서비스… 독보적 국내 1위 기업
케어링은 국내 요양 서비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 1위 기업이다. 그런데도 점유율은 2%에도 못 미친다. 95%가 개인사업자들일 정도로 시장이 파편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의외로 긍정적이다. 물정도 모르고 뛰어들었다가 철수하는 기업들도 많지만, 그만큼 전국에서 좋은 방문요양·주간보호 센터장들이 일을 잘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김 대표는 “케어링은 IT(정보기술) 쪽에 종사했던 사람과 요양업을 10년 이상 한, 말하자면 ‘요양에 진심인’ 사람이 팀을 이뤄 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프랜차이즈나 중개만 하는 다른 요양 서비스 업체들과 달리 국내에서 유일하게 100% 직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전했다. 주간보호센터 21곳, 방문요양센터 19곳 등 전국에 모두 46개 기관을 직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직영으로 운영해야 어르신들에 대한 직접 관리가 가능하다”며 “직영이 아니면 서비스 퀄리티 컨트롤이 어렵다”고 말했다. 현재 소속 요양보호사 수는 약 1만 명이며, 누적으로는 1만 5000명에 이른다고 한다. 요양 서비스 이용자 수는 약 1만 2000명이라고 전했다. 거의 1 대 1로 요양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 “요양업 종사자에 감사하는 사회 분위기 필요”
‘대한민국에 요양 인프라를 구축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돌봄을 받을 수 있게 한다.’ 케어링의 슬로건이다. 전국적으로 차별 없는 노인 돌봄을 통합요양 서비스 방식으로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요양 인프라’는 주간보호·방문요양 외에 복지용구, 레지던스(스테이), 요양보호사 교육 등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그리고 시니어 산업의 인프라 구축은 케어링의 원대한 비전이다.
김 대표는 최근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요양보호사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면, 요양보호사에 대한 경제적 처우개선과 함께 심리적 처우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우리 사회에는 요양보호사를 ‘하대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꼬집으면서 “요양업 종사자들에게 감사하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했다. 이분들이 감사한 존재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또 IT에 기반한 헬스 케어를 잘 발전시키면 우리 요양 서비스도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 흔한 ‘앱’ 하나 없는 회사면서도 ‘시니어 테크 스타트 업’을 표방하는 이유다. 어르신 관리의 솔루션 고도화를 목표로 삼는 그는 “어르신과 요양보호사 관리를 시스템화해 관리 시스템을 효율화하는 것이, 우리처럼 고령사회화하는 나라에는 절대적‘이라고 강조했다.
◇ 요양보호사, 공급 부족 불 보듯…
2019년에 설립된 케어링은 2년 반 만에 350억 원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1000억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달성해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예비 유니콘 기업이 됐다. 2월에는 400억 원 투자를 추가로 유치했다. 올해 매출액 목표는 1200억 원이다. 설립 이래 매년 두 배 수준으로 매출이 성장 중이다.
케어링은 ‘어시스턴트 리빙 유닛’이라는 주거 서비스도 제공한다. 실버 타운과 요양원의 중간 성격이다. 케어가 필요하지만 요양원에 들어가고 싶지는 않은 어르신을 위한 주거 형태다. 비용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1·2인 실 중심의 ‘케어링 스테이’와 건강이 더 안 좋은 어르신을 위한 1·2인 실 중심의 요양원 ‘케어링 빌리지’가 있다.
김 대표는 요양 종사자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을 묻는 질문에 “스킬 보다도, 이용자인 어르신과 보호자에 대한 애틋하고 진실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요양보호사 수가 양적으로 부족하지는 않느냐는 질문에는 “앞으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점점 부족해질 것”이라며 “베이비 붐 세대가 이제 케어 받아야 할 대상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그래서 일본처럼 우리도 이제 요양보호사를 구하지 못해 방치되거나 요양원에 들어가야 할 수도 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외국 요양보호사가 국내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3년 이상 요양보호사로 종사하면 영주권을 준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한민국 국민이 최대한 늦게 방문요양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것’이 기업가로서의 비전이라고 밝혔다.
이의현 기자 yhlee@viva208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