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투자협회장을 비롯해 10개 자산운용사 CEO들과 간담회를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자산운용업계가 자본시장 밸류업을 위해 자산관리자이자 자본시장의 주요한 투자자로서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 달라”고 당부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
자산운용업계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활동에 나서며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의결권 행사 지침) 도입을 통해 기업의 경영에 적극 참여하고, 투자자에게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것이 목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하고, 의결권 행사를 통해 경영 참여를 강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8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수탁자 책임 활동을 수행해왔다. 스튜어드십팀을 통해 주주환원 정책과 자본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한 활동을 확대하고 있으며, 올해 정기주총 기준 약 185개 국내 투자 기업에 의결권을 행사했다. 반대율은 약 12.1%로, 배당 정책과 자본 조달, 영업 자산 효율 등 주주권익 관점의 관여활동 주제를 지속 확대하고 있다. 비재무적 리스크 전반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도 실시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도 스튜어드십 코드의 이행을 통해 고객과 수익자의 중장기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정성과 투명성에 기반한 의결권 행사를 통해 투자대상 기업의 장기적인 기업가치 제고를 도모하고 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22년에 상장한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와 2007년에 설정한 ‘한국투자중소밸류펀드’ 등 주주환원 관련 상품을 보유하고 있다.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지목되는 불투명한 지배구조, 그 중에서도 낮은 주주환원에 주목해 이익과 자본의 질이 모두 좋은 중견 및 중소기업(코스피 상장사 위주)을 선별해 투자한다. 한국투자중소밸류펀드는 이익과 자본의 질이 좋은 기업을 추려 중소형주 비중을 80% 이상으로 높게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KB자산운용은 ‘KB 주주가치포커스 펀드’와 ‘KB액티브배당펀드’를 통해 기업들에게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 펀드는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주주정책을 중점적으로 평가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며, 최근 펀드 성과가 크게 개선됐다. KB자산운용은 리서치 역량을 강화해 펀드 수익률을 높이고 있으며, 투자 대상 기업들의 배당과 자사주 정책, 지배구조 개선 의지 등 적극적인 주주정책 시행 여부를 분석해 전략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올해 2월 스튜어드십 코드를 개정해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투자대상회사의 중장기 계획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이를 투자판단에 활용하고 있다. 또한, 밸류업 관련 상품으로 ‘SOL 금융지주 플러스 고배당 ETF’를 출시해 자사주 매입과 배당 확대 등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앞장서며 저평가됐던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는 국내 금융지주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주식시장에 상장한 리츠들의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 상장리츠인 ‘이지스밸류리츠’는 최근 기초자산인 태평로빌딩에 자본재구조화를 실시해 주당 600원의 특별배당을 추진했다. ‘선(先) 배당 후(後) 투자’ 방식을 도입해 주주 권익을 보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산운용업계가 밸류업을 강화하는 것이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과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스튜어드십코드가 채택돼 있어도 자산운용사들이 적극적으로 이를 행사하는 것에는 주주안건에 대한 분석과 의결권 자문기관의 지원 등으로 비용부담이 발생하게 된다”며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을 추종하는 방식이 종종 관찰되는데 그보다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고,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잘 보호될 수 있는 방향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현재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정부정책 방향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환 기자 ksh@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