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사진=연합뉴스) |
9월 둘째 주(9~13일) 국내 증시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높아진 변동성으로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짙어질 가능성이 크다. 추석 연휴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 대형 이벤트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추석 연휴 기간 후 미국은 오는 17일(현지시각) 산업생산과 소매판매가 발표되며, 19일 새벽에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이 있다. 20일에는 일본은행(BOJ)이 금융정책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9월 2~6일) 코스피 지수는 한 주 동안 4.86%(130.03포인트)내린 2544.28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지수도 61.07포인트(7.96%) 하락한 706.59에 마감했다. 이번 주 코스피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과 낮아진 밸류에이션이 상승 요인으로, 경기침체 재우려와 인공지능(AI) 모멘텀 둔화, 추석 연휴 대기 관망심리 등이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주간 코스피 예상밴드로 2500~2630을 제시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가 단행되기 이전에 미국의 경기 둔화 조짐이 먼저 커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주식시장이 금리 인하를 호재로 받아들이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로 금리 인하의 경기부양 효과가 나타나게 되면 주식시장에 긍정적일 수 있으나, 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연구원은 “특히 한국 주식시장은 외국인 수급이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FOMC 등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추석 연휴가 예정돼 있다는 점이 불안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외국인 보유 비중이 적은 업종·종목들 중심으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 그는 헬스케어, 이차전지, 금융 업종에 관심을 둘 것을 조언했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2차 미 대선토론에 대한 사전투표 표심 향방을 변수로 꼽으며, 농심, 삼양식품, CJ제일제당,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에코프로머티리얼즈를 관심 종목으로 제시했다. 아울러 “9월 중 밸류업 지수가 공개되기에 변동성 방어 가능 기업 선별해야 한다”며 관련 종목으로는 현대차, 신한지주, 메리츠금융지주, DB하이텍, 콜마홀딩스를 꼽았다.
지난 주 시장에서는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지난달 초 나타난 ‘R의 공포’(경기침체 대한 공포)가 재현되는 조짐을 보였다. 발표된 8월 ISM 제조업 지수는 47.2로 예상치(47.5)를 밑돌았으며, 5개월 연속으로 기준인 50에 미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지난 4일 하루에만 외국인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1조원에 가까운 순매도를 기록했다.
미국 기술주와 한국 반도체 업종 투자심리 위축에는 미국 엔비디아 주가가 경기침체 우려에 9.5% 급락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주가 밸류에이션 부담, AI 투자 사이클 지속 등에 대한 의문이 있는 상황에서 침체 우려가 다시 나타난 점이 엔비디아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엔비디아에 대한 미국 법무부의 독점 금지법 위반 관련 조사가 공식적인 절차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주가에 악재였다.
투자자들의 눈은 연준의 정책 대응 여력을 판단하는 경제 지표와 미국 대선 향방에 쏠린다. 오는 11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 컨센서스는 헤드라인 2.6%, 근원 물가 3.2%가 예상된다. 한국 시간 기준 10일 저녁에는 미국 대선후보의 TV 토론회가 진행된다. 박빙 양상인 해리스-트럼프 지지율이 이후 눈에 띄는 변화를 보일 수 있을지 관건이다.
이번 주 이벤트로는 △6일 유로존 2분기 국내총생산(GDP), 미국 고용보고서 △9일 일본 2분기 GDP, 중국 8월 소비자물가, 미국 애플 아이폰16 공개 △10일 미국 대선후보 TV 토론회 △11일 미국 8월 소비자물가 △12일 유로존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미국 8월 생산자물가 △13일 유로존 7월 산업생산, 미국 9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14일 중국 8월 산업생산·소매판매·고정자산투자 발표 등이 예정돼 있다.
이원동 기자 21cu@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