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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 칼럼] 현세대 위해 그린벨트 풀어야

입력 2024-09-12 14:19 | 신문게재 2024-09-1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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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최근 그린벨트를 풀어서 청년과 서민들을 위해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계획에 일부 시민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그린벨트는 1971년 도입돼 그동안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방지와 자연환경 보전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1998년 헌법재판소에서 그린벨트에 대해 헌법 불합치 판결이 나왔으며, 2003년 서울지방법원에서는 토지개발권 사유제하에서 그린벨트 토지 보상제를 실시하지 않는 것은 모순이라는 판결이 나오는 등 사유재산권 침해논란도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토지를 활용할 수 없어 토지부족에 따른 부동산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토가 좁고, 산이 70%로 가용 토지가 적어 토지가격이 부동산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서울의 경우 택지고갈로 주택을 공급할 토지가 없기 때문에 주택가격은 매년 상승하고, 청년과 신혼부부 같은 젊은 세대들의 내 집 마련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그린벨트를 풀어서라도 젊은 세대들을 위한 공공주택을 대량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린벨트는 이미 김대중 정부에서 외환위기 극복의 일환으로 외국인 투자와 서민 주거안정을 이유로 역대 정부 중 가장 많은 면적을 해제했다. 노무현 정부에서도 두 번째로 많은 654㎢를 해제했으며,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에서도 각각 75.18㎢, 32.8㎢를 해제했다. 문재인 정부는 3기 신도시 건설을 위해 약 100㎢의 그린벨트를 풀었다.

그린벨트를 풀어 공공주택을 공급하겠다는 정부계획에 일부 시민단체가 반대하는 이유는 미래세대를 위해 그린벨트를 보존하자는 주장이다. 반대로 정부는 현재의 젊은 세대인 청년과 신혼부부들도 미래세대라는 주장이다. 현재의 청년과 신혼부부들도 미래세대로 본다면 그린벨트를 공익적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을 찾아야 한다.

미래에는 산업화 시대만큼 토지수요가 많지 않을 수도 있다. 먼저, 미래에는 인구감소로 주택수요가 감소하기 때문에 택지수요도 감소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도시에서 가장 많은 토지를 필요로 하는 곳이 주택공급을 위한 택지였다. 지금까지는 도시화로 인한 인구집중으로 주택공급을 위한 많은 택지가 필요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인구감소로 주택수요가 줄고, 택지수요도 감소할 것이다.

또한 미래에는 산업화와 고도성장 시대만큼 산업용 토지수요가 많지 않을 수 있다. 산업화의 퇴조와 저성장 시대에는 공단조성과 공장 같은 물리적 시설물의 감소로 이어져 토지수요는 감소할 것이다.

지나친 주택가격 급등으로 청년과 신혼부부 등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세대의 내 집 마련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전월세 부담은 증가하고 있다. 주택가격의 급등 원인이 토지가격의 상승에 있는 만큼 저렴한 토지를 많이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특히, 주거비 부담으로 고통 속에 빠져있는 젊은 세대들을 위해 그린벨트를 풀어서라도 싼 주택을 대량 공급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그린벨트를 풀어 젊은 세대의 주거문제도 해결하고, 일자리 창출을 통한 국가경쟁력도 강화한다는 공익적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방안을 찾아야 한다.

 

최현일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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