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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재건축서 ‘기부채납’ 수용 여부가 사업 속도 결정

입력 2024-09-19 13:26 | 신문게재 2024-09-2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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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재건축 단지.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지난달 ‘8·8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통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주택 공급 의지를 밝힌 가운데 이를 위한 핵심 대응 방안으로 재건축·재개발 사업 활성화를 내세우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인복지시설을 비롯한 공공기여와 기부채납이 정비사업지의 사업추진 속도를 가르는 주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에 합류한 서울시내 주요 재건축 단지들이 기부채납 문제를 두고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1호 신통기획’으로 꼽혔던 여의도 시범아파트는 서울시와 공공기여 시설로 이른바 노(老)치원으로 불리는 데이케어센터(재가노인복지시설) 설립을 두고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서울시는 신통기획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는 여의도 시범아파트에 최고 층수 65층, 용적률 최대 400%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신 부지 297㎡(90평)에 데이케어센터를 마련하라는 조건을 붙인 바 있다.

그러나 데이케어센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소유주들의 반대가 이어지며 1년째 사업이 지체되자 최근 들어서야 설립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다만 반대하는 의견도 여전히 40%를 넘어 팽팽한 대립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신통기획을 통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압구정3구역 조합의 경우 서울시가 제시한 공공보행통로 조성을 두고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조합 측은 공공보행통로와 부대시설 설치 비용을 비롯해 주거 환경 악화를 이유로 서울시 요구를 반대하는 입장이다.

반면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교아파트’는 노인복지시설 설치를 수용하면서 지난달 조합 설립 7개월 만에 재건축 계획을 확정했다. 공공기여 인센티브로 용도지역은 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상향되고, 용적률은 469% 이하를 적용받는다.

대교아파트는 기부채납을 통해 데이케어센터를 공공기여 시설로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체육센터’도 기부채납 시설로 조성한다. 연면적 약 1만1000㎡규모로 실내 수영장, 골프연습장, 요가실, 클라이밍존 등 편의시설이 포함될 예정이다. 단지 가운데를 관통하는 공공보행통로도 조성한다.

노인복지시설 설치에 대한 조합원들의 반대로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초진흥’ 재건축 조합도 최근 설치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이 단지는 대지면적 1484㎡ 규모 사회복지시설(노유자시설)에 서초교육지원센터와 노인문화복지시설을 설립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지하 저류조 등도 공공기여 시설에 포함했다.

업계에서는 서울시가 “공공기여 없이는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자 데이케어센터 등 비선호 시설을 반대하던 여론이 공공기여를 수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신통기획을 통해 재건축 속도를 높이면서도, 공공성을 위한 의무를 외면하는 이기적인 행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재건축 단지가 몰린 영등포구와 양천구에 ‘문화·체육·공공청사 등 주민 선호시설과 함께 지역에 필요한 비선호시설을 골고루 반영하는 게 원칙’이란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서울시의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선종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인허가 패스트트랙이란 편리함만 강조했지 공공기여와 관련된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던 것이 결국 갈등 요소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소유주들과 조율을 통한 사업 추진이 주택공급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경란 기자 mgr@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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