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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의 한 골목에서 배달 대행업체 라이더들이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사진=연합) |
배달 중개 수수료 인상에 따른 프랜차이즈 업계와 배달 플랫폼 간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배달의민족이 직접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화를 요청하고, 프랜차이즈 업계는 공정위 신고를 연기하며 갈등 봉합을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수수료 인하·요금제 선택 등 프랜차이즈 업계가 원하는 해결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협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19일 배달앱들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이달 말로 잠정 연기한다고 이날 밝혔다.
협회 측은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요금제 정책에 대한 전향적 개선안을 제안하겠다고 했다”며 “배민이 개선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시간을 갖고 간담회도 이달 말로 미뤘다”고 전했다.
앞서 협회는 지난 6일 ‘프랜차이즈 배달앱 사태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배달앱 3사(배민, 쿠팡이츠, 요기요)을 공정위에 신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협회측이 가장 문제 삼는 것은 주요 배달앱의 수수료 부담이다. 배달앱 1위 업체인 배민은 지난달 중개수수료를 기존 6.8%에서 9.8%로 인상했다. 이외에도 2위 업체인 쿠팡이츠는 9.8%, 요기요는 9.7%의 중개 수수료를 받고 있다.
프랜차이즈 점주들은 배달 주문이 많지 않더라도 광고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라도 배달앱 등록을 해야 하는데, 매출의 10%를 수수료로 내라는 것은 너무 과하다고 주장한다.
게다가 배달앱들이 일제히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며 회원들에게 무료 배달을 제공하는데, 무료 배달에 따른 부담도 점주들이 지게 됐다고 협회는 주장한다.
일례로 배민에는 정액제·정률제 등 두 가지 형태의 점주 전용 요금제가 있다. 정액제는 주문 건수와 상관없이 월 8만원만 내면 된다. 그러나 배민이 구독서비스인 ‘배민클럽’을 출범하면서 정액제를 없애, 기존 정액제 요금만 이용하던 프랜차이즈 점주는 ‘건당 수수료’와 ‘배달비’라는 이중 부담을 지게 됐다.
이에 따라 정액제 요금제만 이용하던 롯데리아, 써브웨이 등 프랜차이즈 점주들의 매출에 타격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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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클럽 공식 오픈. (사진=우아한형제들) |
현재까지 배민은 협회에 구체적인 개선안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협회 측은 수수료 인하와 정률제 강제 전환 등의 차별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다만 배민 측에서 협회 측에서 요구하는 안을 모두 수용한 개선안을 내놓을 지는 미지수다. 업계 2위인 쿠팡이츠가 배민의 ‘배민클럽’ 유료화 이후 마케팅을 강화하며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기 때문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배민의 점유율은 60% 아래로 떨어졌다. 이 기간 쿠팡이츠 점유율은 22.7%를 기록하며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배민은 올해 안에 구독서비스를 시장에 안착시켜야 하는 상황이라, 수수료 인하 등 파격적인 상생안을 내놓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배민이 배민클럽을 시작하면서 정액제를 사용하던 점주들은 반강제적으로 정률제로 변경해야한다”면서 “기존처럼 정액제와 정률제를 선택해서 쓸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자연 기자 naturepark127@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