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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6년만의 내한 안토니오 파파노 경 “욕심많은 지휘자와 런던심포니의 환상 케미, 지켜봐주세요!”

[人더컬처] 안토니오 파파노&런던심포니, 내달 1일 내한 순회공연

입력 2024-09-25 18:00 | 신문게재 2024-09-2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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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파파노 경
안토니오 파파노 경ⓒ Musacchio & Ianniello licensed to EMI Classics(사진제공=빈체로)

 

“런던심포니는 특별한 동력(Motor)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이 연주하는 모든 음악에는 에너지와 격정(Excitement) 그리고 순수한 소통능력(Sheer Communicativity)이 깃들어 있죠. 그 표현력은 가히 폭발적입니다.”


안토니오 파파노(Sir. Antonio Pappano) 경이 6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런던심포니(London Symphony)와 함께 꾸릴 이번 내한공연(10월 1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10월 3일 롯데콘서트홀, 10월 4일 경기광주 남한산성아트홀, 5일 대전예술의전당)에 대해 그는 “우리만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매력(Flair) 그리고 저와 오케스트라의 케미스트리를 전할 수 있는 멋진 기회”라고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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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오 파파노 경이 이끄는 런던심포니 내한공연 세종문화회관 포스터(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2024/2025 시즌부터 런던심포니의 상임지휘자로 취임 예정인 안토니오 파파노 경은 벨기에 브뤠실 왕립 극장,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 관현악단, 코번트가든 로열 오페라 하우스(ROH). 로열 오페라 및 로열 발레단,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빈과 베를린 국립오페라 등 다양한 글로벌 악단을 이끌었던 지휘자다.  

 

“상임 지휘자로서 오케스트라와 함께 놀라운 순간들을 만들어 갈 특별한 기회와 설레는 가능성에 큰 기대를 품고 있습니다. 교향곡이든, 오페라든 다양한 레퍼토리로 오케스트라를 이끌며 함께 한 단계 더 성장하고 싶어요. 더불어 오케스트라의 역사가 레코딩을 통해 영원히 기록될 수 있도록 하고자 합니다.”

 

스로를 “욕심이 아주 많은 지휘자”라며 “가능한 모든 음악을 다루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안토니오 파파노 경은 이번 내한공연을 위해 “다양한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는 세개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그에 따르면 1일 공연에는 “폴란드 음악과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가 결합돼 있다.” 

 

“이 둘이 어떤 관계성을 갖고 있을지 상상이 되시나요? 첫 번째 곡은 카롤 시마노프스키(Karol Szymanowski)의 ‘콘서트 서곡’(Concert Overture, Op.12)입니다. 시마노프스키는 말러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작곡가죠. 콘서트 서곡은 시마노프스키의 젊은 시절 작곡된, 말러에게 지대한 영향을 받은 곡입니다. 활기차고 화려한 곡이지만 자주 연주되지는 않아요. 이번 시즌 런던심포니에서 (투어 프로그램으로) 소개한 곡이기도 하죠.”

 

이어 피아니스트 유자 왕(Yuja Wang)과 협연하는 폴란드 음악가 프레데리크 쇼팽(Frederic Francois Chopin)의 ‘피아노 협주곡 2번’(Piano Concerto No.2 in f minor Op.21), 말러 ‘교향곡 1번-거인’(Symphony No. 1 in D major ‘Titan’)이 연주된다.

 

유자왕
피아니스트 유자 왕ⓒJulia Wesely(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쇼팽의 음악은 항상 민속적인 요소를 품고 있어요. 그런 요소들은 말러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죠. 소박한 시골사람들, 그들의 춤 그리고 자연을 표현하고자 했고 리듬에 독특한 생동감을 부여했죠. 쇼팽과 말러가 생각보다 굉장히 잘 어울려 만족스럽습니다.”

3일 롯데콘서트홀 무대는 루이 베를리오즈(Louis Hector Berlioz) ‘로마의 사육제’ 서곡(Le Carnaval Romain-Overture Op.9),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Sergei Rachmaninoff)의 ‘피아노 협주곡 1번’(Piano Concerto No.1 in F# minor, Op. 1), 카미유 생상스(Camille Saint Saens)의 ‘교향곡 3번-오르간’(Symphony No. 3 in C Minor, Op. 78)으로 꾸린다.

그는 “특히 2부에서 연주될 생상스의 ‘교향곡 3번-오르간’은 제가 매우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라며 “자주 연주되진 않지만 저는 이 곡을 지휘하는 걸 특히나 좋아한다”고 털어놓았다.

 

[빈체로] 포스터_안토니오 파파노 경, 런던 심포니
안토니오 파파노 경이 이끄는 런던심포니 내한공연 롯데콘서트홀 포스터(사진제공=빈체로)

“여러 건반악기들이 등장하는데 오르간뿐 아니라 피아노도 포핸즈로 연주됩니다. 라흐마니노프, 쇼팽의 협주곡들과도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선곡이죠. 이 곡은 피날레가 아주 유명해요. 현장에서 직접 들었을 때의 감동은, 그 어떠한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경험이 될 겁니다.”


4일과 5일 공연에서는 유자 왕과 협연하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제1번’과 말러 ‘교향곡 1번-거인’이 연주된다.

 

그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1번’에 대해 “라흐마니노프다운 감성적이고 장엄한 멜로디와 어두운 색채, 아름다운 느린 악장. 엄청난 에너지와 함께하는 흥미진진한 피날레 악장까지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좋아하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화려한 기교가 돋보이지만 동시에 서정적인 면이 강조되는 작품이죠. 이곡이 말러의 곡과 잇달아 연주됩니다. 라흐마니노프와 말러 모두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를 대표하는 작곡가들이잖아요. 세기 말 격변기 속에서 그들의 음악이 탄생했습니다.” 

 

모든 공연에서 협연하는 유자 왕에 대해 안토니오 파파노 경은 “굉장히 특별한 아우라와 개성을 갖고 있는, 현재 가장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피아니스트 중 하나”라며 “화려한 의상과 구두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유자 왕을 단순히 외적인 모습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극찬했다.

“음악에 헌신적이고 그만큼 철저히 준비하거든요. 아주 풍부한 감정을 갖고 있는 음악가입니다. 타고난 음악적 재능과 뛰어난 테크닉을 겸비한, 몇 안 되는 피아니스트죠. 호기심이 많아 다양한 레퍼토리를 시도하기도 하는데 안전한 길 보다는 끊임없이 도전하며 스스로를 시험한다는 점에서 매우 존경하고 있습니다.”

 

그는 한국 클래식 시장에 대한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모든 음악 및 공연 단체가 젊은 관객층을 끌어오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흔히들 클래식 공연은 흰 머리 관객들이 많다고 생각하지만 제가 마지막으로 한국을 방문했을 때는 그렇지 않았다”고 전했다.

 

런던심포니
런던심포니ⓒJohn Davis(사진제공=세종문화회관)

 

“젊은 관객들이 주는 에너지는 정말 다릅니다. 연주자들은 그 에너지를 바로바로 느낄 수 있어요. 관객의 소리와 긴장감 그리고 젊은 관객들이 뿜어내는 활기찬 열기가 무대로 고스란히 전달되거든요. 관객층이 젊으면 성공적인 공연을 마쳤을 때의 반응도 좀 달라요. 더 활기차고 자유롭고 열정적이며 얽매이지 않은 축제분위기죠.”

이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연주자 모두가 갈망하는 반응”이라며 2018년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 함께 한 내한공연을 언급했다.

“정말 특별했습니다. 당시 피아니스트가 조성진이었는데 공연장을 꽉 채운 젊은 관객들이 인상적이었어요. 한시간 반이나 이어진 사인회에서 조성진은 록스타처럼 대우 받았어요. 정말 믿기지 않는 경험이었죠. 런던심포니가 한국 아티스트들과 협연할 때도 런던에 거주하는 젊은 한국 분들께서 엄청난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세요. 정말 환상적이죠. 마치 축구 경기를 보러 오는 것처럼 아티스트를 응원하러 옵니다. 우리 모두가 꿈꾸는 관객이죠. 솔직히 한국이 많이 부럽습니다.”
 

그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선생님과의 작업 역시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정말 위대한 예술가”라며 “최근에는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함께 작업을 시작했는데 그 역시 정말 대단한 재능을 가진 아티스트”라고 털어놓았다.

 

안토니오 파파노 경
안토니오 파파노 경ⓒ Musacchio & Ianniello licensed to EMI Classics(사진제공=빈체로)

 

“앞으로도 임윤찬과 계속 협업할 계획입니다. 조성진과도 다시 함께할 기회가 있어 무척 기대가 됩니다. 제가 가까이에서 접했던 두 아티스트는 어린 나이에도 서양 음악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어요, 단순히 기술적으로만이 아니라 감정적으로까지 완벽히 이해하며 연주하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에요.” 

 

이제 막 런던심포니 상임 지휘자로서 출발선에 선 안토니오 파파노 경은 “앞으로 영국음악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며 “더불어 과거 영국음악과 영향을 주고받았던 다른 나라 작품들도 함께 다루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에서 태어나 이탈리아로, 다시 영국으로, 미국으로 이주했고 독일 바이로이트와 프랑크푸르트,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스라엘, 이탈리아, 영국, 미국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영국계 이탈리아인 지휘자로서 "다양한 국가적 배경을 살려 영국음악은 물론 미국과 이탈리아 음악도 지휘할 계획"을 털어놓았다.  


“저는 가능한 모든 것을 탐구하고 싶은 욕심 많은 지휘자입니다. 특히 음악감독이자 상임 지휘자로서 다양한 레퍼토리를 다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오페라의 콘서트 버전 지휘도 이어갈 예정이죠. 푸치니. 베르디 등 이탈리아 오페라는 물론 슈트라우스와 바그너 등 독일 오페라도 중요하게 다룰 겁니다.”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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