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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리츠 1호 나왔지만… 미분양 해결되려면 '산 넘어 산'

입력 2024-10-01 10:56 | 신문게재 2024-10-0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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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리츠가 지방 미분양 주택을 매입한다. (사진=연합뉴스)

 

전남 광양에서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1호가 나와 첫단추를 꿰었지만 아직 넘어야 할 허들이 많다. 정부가 전국 1만5000가구가 넘는 미분양 문제 해결을 위해 리츠 활성화 방안을 내 놓은 가운데 첫번쨰 성과가 나온 것이지만 전문가들은 전국적으로 리츠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지방 부동산 수요 진작 등의 과제가 남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방 미분양 주택을 사들이는 CR리츠 1호가 나왔다. 지난달 2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이 이날 CR리츠를 설립하고 국토부에 영업 등록을 신청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 3월 CR리츠를 10년 만에 다시 도입하겠다고 밝힌 이후 설립이 이뤄진 첫 사례다. CR리츠는 여러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미분양 주택을 사들여 임대로 운영하다가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 매각해 수익을 낸다. CR리츠를 활용하면 팔리지 않아 떠안고 있는 아파트를 유동화해 건설사가 현금을 마련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KB부동산신탁이 이번에 만든 CR리츠(케이비광양펠리시아기업구조조정부동산투자회사)의 총사업비는 약 550억원이다. 이 리츠는 지난 2022년 11월 준공 이후 계속해서 미분양으로 남아있던 전남 광양의 아파트 497가구를 매입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리츠 활성화를 위해 올해 3월 28일부터 내년 12월 31일 사이 취득한 지방 미분양 주택에 대해 CR리프가 도입되면 세제 혜택을 준다고 발표했다. 취득세는 법인 취득세 중과세율(12%) 대신 기본세율(1∼3%)을 적용하고, 취득 후 5년 동안 종합부동산세 합산에서 배제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국에 확산돼 있는 미분양 문제 해결을 위해 CR리츠에 대한 공급을 확대하기에는 넘어야 할 허들이 많다고 지적한다. 우선 결국은 우량 사업장 중심으로 투자가 집중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는 CR리츠의 본래 목적이 사회공헌이 아닌 수익창출이라는 점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는 설명이다. 일부 리츠는 우리가 흔히 ’정책성 사업‘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겠지만 일반적으로는 민간사업의 최종 목표는 수익창출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최초 제도 도입 목적과 달리 수요가 적은 지방에서는 CR리츠 활성화가 쉽지 않다. 양도세 감면 등 좀 더 파격적인 보완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리츠의 도입이 미분양문제 또는 건설경기를 획기적으로 해결하는 수단이 아니다”라며 “시장참여자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넓혀주는 정도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때문에 리츠 활성화를 통한 미분양 문제 해결이라는 정부 정책이 일반 소비자의 리츠투자를 늘리거나 활성화할 것으로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원석 기자 one218@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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