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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바100] 10년만에 '첫경험' 상대를 다시 만난다면… 당신의 반응은?

[19금] 줄듯말듯...첫경험에 대한 고찰

입력 2015-11-0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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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라 그렇지 하다 보면 좋아할 거예요.”
여자가 숫처녀임을 알고 남자는 감격한다. 잠자리를 극구 사양하던 여자는 남자와의 호텔 재회를 앞두고 거리를 배회하며 고민한다.

 

뭔가 ‘사기성’이 짙은 남자의 말과는 달리 여자는 새된 목소리로 “아파요~”를 외치며 남자를 더욱 안달나게 한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오! 수정’에서 여자의 처녀성에 대한 고찰은 적나라했고 영리했으며 지질했다. 첫경험이 뭐라고 여자는 저리 고민을 거듭하고 남자는 안절부절하며 감격하는가.


남자의 동정은 어떤가. 영화 ‘40살까지 못해 본 남자’ 속 앤디(스티브 카렐)는 포커판에서 숫총각임이 들통 나 웃음거리가 되고 만다. ‘더럽혀지지 않아 깨끗한’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숫’을 섹스 경험 유무로 분류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하지만 남녀 사이에 첫 경험은 꽤 중요한 요소처럼 보인다. 섹스 뿐 아니다. 어떤 것이든 첫경험은 누구에게나 의미가 깊다. 

 

◇첫경험 상대를 만난다면? 성인남녀 149명이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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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슬리핑 위드 아더 피플'은 12년 전 첫 섹스파트너를 우연히 만나게 되면서 시작한다.(사진제공=IFC 필름스)

 

10월 22일 개봉한 영화 ‘슬리핑 위드 아더 피플’은 그 의미 깊은 첫 경험 상대가 12년이 흘러 우연히 다시 만나 벌이는 좌충우돌 섹스 코미디다. 하물며 그들이 만난 곳은 섹스중독증 환자들이 모인 클리닉이다.

 

12년 전 서로에게 동정과 순결을 바친 남녀가 섹스중독자로 다시 만났다. 영화 속 설정이니 흥미롭지 생각만 해도 민망한 순간이 아닐 수 없으며 첫 경험만큼이나 신기한 우연이다. 그 장소가 클리닉은 아니지만 실제로 없지 않은 우연이기도 하다.


브릿지경제는 홍보대행사 미디컴과 함께 11월 2~3일 149명(남:67명 여: 82명)의 성인남녀에게 ‘첫 경험 상대를 우연히 만났을 때’에 대한 간단한 설문을 실시했다. 눈여겨 볼 점은 나이 제한을 둔 것도 아닌데 40대는 단 1명이 설문에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성에 대한 질문이 여전히 불편하고 민망한 40대다.

 

설문으로 듣지 못해 얼굴을 마주보고 단도직입적으로 던진 질문에 남성들에게서는 “뭘 그런 걸 묻냐”는 타박이 돌아오고 여성들의 대답은 흥미로우면서도 그럴 듯하다.
“저는 매일 보고 있어요. 같이 살고 있거든요. 남편이 첫 상대예요.”

 

성적으로 다소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시대를 살던 40대와는 달리 2030세대는 보다 자연스럽다. ‘자연스럽게 인사 정도를 한다’가 44%(66명)로 가장 많았고 ‘못본 척 지나간다’가 40%(60명), ‘당황스러워 자리를 피할 것 같다’가 9.3%(14명)로 조사됐으며 ‘매우 반갑게 인사한다’고 답한 이도 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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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경험담 중 눈에 띄는 것은 20대 여성 참가자의 “남남으로 지내는 사이가 아니라 친구로 지내는 사이라 ㅠㅠ”는 답도 있었다. 아예 경험이 없는 20대 남성 설문 참가자는 “섹파가 없어요”라는 말로 안타까움을 더하기도 했다.  


첫 경험 당시는 여자들이 수동적이지만 세월이 흘러 조우하는 자리에서는 여성들이 보다 자연스러운 것으로 나타난 결과도 흥미롭다. ‘자연스럽게 인사 정도를 한다’(남:30%, 여:49%)고 대답한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고 당황해서 자리를 피하는 경우(남:12%, 여:7%)도 남성이 많았다. 

 


◇아무나 줘버리라고? 요즘은 상대 찾기도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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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40살까지 못해본 남자'는 동정을 지켜온 남자의 좌충우돌 마음 맞는 첫경험 상대 찾기다.

 

“단체 엠티 가서 다들 취해 널브러진 사이에서 후배랑 했는데 금방 끝났고 굉장히 아팠고…그거 말고는 기억이 잘 안나.”


만취해 게슴츠레한 눈으로 신기한 선배의 첫 경험담을 경청하다 느닷없이 튀어나온 말이 좀 황당했다. 

 

“여자들은 순결을 지키는 게 되게 자랑스러운가 봐? 그거 달린 놈 아무나 줘버리면 되는걸.”
그 자리에 있던, 딱히 지키려 움켜쥐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단지 잘 몰랐을 뿐인 아직 어린 여자애들은 졸지에 고루한 反페미니스트가 돼 있었다. 그리고 “아무나 줘버린다”라는 오히려 ‘반 페미니스트’적인 표현이 이상하게 거슬렸다. 그래서 발끈해 외쳤다.


“요즘은 할 놈 찾기도 힘들어요! 하물며 술도 마음 맞는 사람이랑 마셔야 좋은데….”
그렇게 한때는 ‘처녀성’이 페미니스트를 가늠하는 맹목적인 기준이 되기도 했다. 첫 경험에 대한 강박은 남자나 여자나 마찬가지다. 딱지는 떼야겠는데 그렇다고 선배처럼 아무한테나 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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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의 영화 ‘오! 수정’에서 여자의 처녀성에 대한 고찰은 적나라했고 영리했으며 지질했다. (사진=미라신코리아)

‘오! 수정’ 얘기로 다시 돌아가보자. 수정과 재환, 재환의 시선에선 수동적이기만해 안달나게 하던 수정이었다.

 

하지만 사실 수정은 돈 많은 재환에게 의도된 행동으로 스스로와 자신의 처녀성의 가치를 높였다.

 

상황이 이러니 남자들 중에는 “처음인 여자는 좀 부담스러운데…”라고 손사래를 치는 이들도 있다. 한 40대 남성은 결혼 전 한 여자와 깊게 사귀었다가 상대의 첫 남자라는 이유로 스토킹을 당하기도 했다.

 

‘할 놈’과 ‘할 여자’를 물색하는 것도 어려운데다 서로 좋자고 하는 거사(?)에 남자는 한껏 달아올랐는데 여자는 심드렁한 경우도 적지 않다. “어차피 수그러들 걸 왜 그리 열을 내는지 모르겠다”고 호소하는 갓 결혼한 여자도 있다.


“공이 하나야?”
아주 오래전 “축구가 무슨 재미인지 모르겠다”던 남자 후배는 그 이유를 이렇게 들었다. “공이 하나도 아닌데 왜 그렇게 열을 내?”

 

그렇다. 무엇이든 과정이 중요하다. 스포츠용품점에 가면 넘쳐나는 축구공 하나를 요리조리 돌리고 밀고 당기며 골을 넣기 위해 애를 쓰는지를 납득시켜야만 축구가 재밌는 것처럼 세상에 넘쳐나는 이성 중 만족스러운 섹스 상대를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오죽하면 “여고 다닐 때 호기심에 동성친구랑 했을 때가 첫 경험이다. 그때가 제일 좋았던 것도 같다”고 말한 여성도 있다. 이후에 경험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남편도 있건만 ‘첫 경험이어서’든 혹은 ‘아직 만족할만한 경험이 없어서’든 그녀의 말은 의미심장했다.

 

그리고 또 누군가 말한다. “이제 처녀성·동정은 지켜야 할 것도, 떼버리지 못해 부끄러워 할 것도 아닌 시대예요. 그렇다고 아무나 줘버릴 건 더더욱 아니에요. 서로 좋아야 할 일이죠.”


허미선 기자 hurlkie@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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